[헤럴드POP=최현호 기자]배우 김우빈이 세 번째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바로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을 통해서다.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이 작품에서 김우빈은 인기만 많은 놈 치호 역을 맡았다. 그는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분),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분)와 스무 살의 시절을 함께 보내는 혈기왕성한 청춘을 그려냈다.
치호는 19금 개그도 서슴지 않는 친구다. 그는 여자친구 소민(정소민 분)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연기자 지망생 은혜(정주연 분)에게 빠져든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 때를 쓰거나 혼자 멍하니 앉아 숨만 쉬는 치호. 묘한 매력이 있는지 클럽에서는 여자들을 쉽게 사로잡는다.
강렬한 눈빛으로 ‘친구2’와 날렵한 몸놀림으로 ‘기술자들’을 소화한 김우빈이 ‘스물’의 치호를 통해 거침없이 망가졌다. 스무 살의 삶을 살게 된 김우빈과 그가 맡은 치호에게 헤럴드POP이 스무(20)가지 질문을 던졌다.
〈김우빈이 답하다〉
1. 김우빈은 안 해 본 알바가 없다.
- 안 해본 게 없진 않다. 서빙 위주로 했다. 호프집 등 종류별로 했고 전단지를 돌리기도 했다. 레스토랑 바에서 칵테일도 만들었는데 몇 달만 했다. 스물에서 스물셋의 나이에 모델 일을 하면서 했다.
2. 김우빈은 아무 옷이나 걸쳐도 잘 어울린다.
- 편견과 오해다. 입기 힘들다. 모든지 입어도 될 거 같지만 맞춤옷은 누구나 잘 어울리는데 모델은 체형이 마르고 팔다리가 길어 기성복은 예쁘게 안 나온다. 수선해야한다.
3. 김우빈은 광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한다.
- 가린다. 제가 가리기보다 사무실에서 가려준다.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이 뭔지에 대해, 그리고 콘티가 잘 어울리는지를 따지시지 않나 싶다.
4. 김우빈은 해외 팬미팅에서 팬들을 완벽 만족시킨다. - 완벽하게 만족 못 시킨다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다. 물론 통역해주시는 분이 잘 해주시지만 우리도 영화를 볼 때 외국영화를 자막으로 보는 것과 한국영화를 보는게 다르지 않나. 그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야기 하는게 더디긴 하다. 한번 거치기 때문에 속도도 느리다. 일단 그런 문제 있어 최대한 눈을 마주치려하고 한다. 제가 약간 눈매가 매서운 데가 있는데 모델을 할 때는 더 심했다. 특히 모델은 개성을 중요시해서 더 강하게 부각시키기도 했다. 지금은 부드러워진 편이다. 사실 눈도 나쁘다. 마이너스 4~5 정도다.
5. 김우빈은 항상 밝고 예의바르다. - 선배들이 귀엽고 봐주는 것 같다. 항상 밝을 수는 없다. 밝으려고 하는데 제가 배운 게 선배를 하늘같이 모시라고 배워 선배들에 최선을 다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한다. 선배들은 제가 어리고 신인이니까 예쁘고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다.
6. 김우빈은 ‘스물’로 이제 흥행배우다. - 흥행까지는 아니고 이번 영화는 늘 손익분기점을 넘었으면 했다. 손해보시는 분이 있으면 그분들에게 안 좋은 추억이 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했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려했다. 사실 흥행은 신의 영역이다. 흥행이 안 된다고 안 좋은 작품은 아니지 않나. 시기나 여러 상황이 있다. 이번에 운이 좋았다. 다음에 또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 때문도 아니고 모든 상황이 맞았다고 본다.
7. 김우빈의 통장은 어머니가 아직도 관리 중이다.
- 관리를 제 나름대로 할 수 있지만 부모님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예전에는 용돈으로 받아썼다. 물론 지금도 용돈을 받아 쓰는데 최근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8. 김우빈은 노래를 잘해서 앨범을 내고 싶다.
- 안하고 싶다. 노래는 친한 친구가 있어도 안한다. 비슷한 게 볼링이다. 볼링도 못 친다. 민망하다. 바로 옆 라인에서 바라보지 않나. 노래는 혼자 있어도 진지하게 부르지 않고 콧노래만 가끔 부른다. 해외 팬미팅은 토크에 한계가 있어 노래를 준비하는데 그것도 겨우 그 곡만 계속 연습해서 들려드린다. 그때도 힘들다.
9. 김우빈은 19금 개그에 재능이 있다. - 재능보다 이번에는 호흡 때문에 좋았던 것 같다. 개그는 저도 잘 모르지만 하는 사람만큼 받아주는 사람도 중요하다. 이번에는 준호, 하늘, 소민까지 친해지게 돼서 연습을 안 해도 호흡이 잘 맞았다. 그래서 효과가 컸다. 또 김의성 선배님도 잘 리드해 주셨다. 리허설 안한 부분인데 즉흥적으로 하면서 주고받았다. 또 주변에서 잘 포장을 해줬다. 편집의 힘도 있다. 개그는 그 업종에 계신 분들에게 감각이 있는 것이고 저희는 노력과 호흡이다. 그나마 시트콤을 해봐서 보다 편한 것은 있었다.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촬영 현장에서 개그를 하는 것도 마음이 편해야 내뱉는데 이번에는 그게 편해졌다. 그 다음에는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10. 김우빈은 치호처럼 감독에 대한 꿈이 있다. - 전혀 없다. 아직 여유가 없고 시간이 지나면 모르지만, 앞에 놓인 것에 최선 다하고 싶다.
〈치호가 답하다〉
11. 치호는 숨만 쉬면서 정말 아무 생각도 안했다.
- 치호가 숨만 쉬는 게 목표라는 것은 남이 보는 치호다. 아무 생각을 안 하고 가만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만의 생각한다. 용돈 받는 것이나 여자를 만나는 것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남들 판단에는 그게 목표로 비쳐진다. 치호도 나름 생각하고 고민했다.
12. 치호는 경재, 동우보다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한다.
- 그런 것 같다. 낫다는 것은 다른 면이 아닌 이 중에서 내가 여자를 잘 안다는 것이다. 아직 풋풋하지만 내가 나름대로 잘 안다고 착각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13. 치호는 애초에 소민의 가슴에 손 댈 생각은 없었다. - 계산되지 않았나 싶다. 소민과의 만남이 대화 없이 시작돼서 나름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도 있고 어떤 간접 경험에 의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다. 소민 씨에게 미안했다.
14. 치호는 정말 소민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 치호로 지내면서 촬영장 밖에서 ‘사랑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참 헷갈리고 시간이 지나야 알 것 같다. 좋아하지만 특별함은 있다. 함께한 시간도 있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 은혜와 다르게 특별함은 있지만 사랑이라 정의 내릴 수는 없었다. 사랑의 아픔이 이건가 했다. 답을 내리기는 힘들었다.
15. 치호는 영화 중에서 ‘아비정전’을 제일 좋아한다.
- 감독님이 그 영화를 좋아해서 춤을 추기 위해 따라하면서 연습했다. 영화와 동선도 비슷했으면 했다. 준비하면서 ‘아비정전’의 춤 장면을 계속 봤다. 제가 한달 늦게 합류했다. 촬영 초반이라 낯설어 민망했다. 노래도 민망하지만 고르라면 춤을 고른다. 막춤이라도 추는 게 덜 민망하다.
16. 치호는 소소반점에서 계산을 한 적이 없다. - 치호는 정말 자연스럽게 그냥 먹었다. 술 먹을 때 안주 여러 개 먹을 때는 다 계산은 안하지만 만원씩은 걷어서 주인 형에게 드렸을 것이다. 사실 소소반점의 형도 안 받을 것 같다. 서로 가족같이 생각하고 그 공간이 집 같은 특별한 공간이라 애정이 있었다.
17. 치호는 클럽에서 여자를 10분 만에 사로잡는다.
- 10분만은 아니다. 스캔이 10분이다. 굉장히 뻔뻔하게 들이댈 것이다. 당황하지 않고 뻔뻔하게 다가간다. 클럽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친구에 갔을 것이다.
18. 치호는 ‘친구2’ 흥수, ‘기술자들’ 영도와도 충분히 친해질 수 있다.
- 치호는 그 형들과는 친해지기 힘들 것 같다. 업종이 다르다. 만나면 똑같아서 놀라기는 하겠다. 다른 세계의 분들이다. 건달과 금고털이도 전혀 다르다. 잘 모르지만 범죄자들이라 감옥에서도 서열 가은 게 있을 것 같고 그 안에서도 업종끼리 나뉠 것 같다.
19. 치호는 유명 감독이 됐다.
- 치호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한 달 두 달도 못 갈거라 생각한다. 과연 꾸준히 했을지에 대한 생각도 했다. 치호가 꾸준히 하나를 오래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동우를 따라 알바를 하거나 자유분방해서 다양한 경험을 더할 것 같다.
20. 치호는 김우빈이라는 배우를 감독으로서 캐스팅한다. - 치호는 많이 따진다. 그렇게 생활해서 유명감독이 되면 더 까다롭게 캐스팅하고 시나리오 작업하면서 한 배우를 염두하고 하지 않을까싶다. 치호가 유명감독이 되려면 한 20년은 걸릴 것 같고 오히려 젊은 배우를 캐스팅할 것같다. 여배우에 대한 사심도 있지 않을까.
연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캐릭터에 대한 자신만의 분석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우빈. 그는 치호와 함께 스무 살로 살아온 ‘스물’을 관람할 예비 관객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건넸다.
“‘스물’은 10~20대들에게는 공감이 많이 갈 영화 같아요. 그 시기가 지난 분들에게는 스무 살을 추억할 영화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해요. 힘든 삶에 조그만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또 지난 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게 하고요. 주변에 친한 친구나 가족과 함께 볼 영화입니다.”
사진=송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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