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17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 독립영화 제작과 배급에 앞장서온 인디스토리. 1998년 인디스토리를 설립한 곽용수 대표는 아직도 독립영화를 놓고 고민 중이다. 획일화된 극장가의 상업영화 개봉 판도와 독립영화에 대한 정책을 짚어보면서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다.

그는 지난해 다수의 독립영화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3월 19일 ‘그라운드의 이방인’을 극장에 걸었다. 꾸준히 독립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위해 달려온 곽용수 대표. 1998년 설립한 인디스토리를 통해 첫 장편 ‘대학로에서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감독 남기웅)를 시작으로 ‘송환’(감독 김동원), ‘워낭소리’(감독 이충렬), ‘에일리언 비키니’(감독 오영두), ‘혜화,동’(감독 민용근), ‘풍경’(감독 장률), ‘사랑해! 진영아’(감독 이성은), ‘힘내세요, 병헌씨’(감독 이병헌) 등 다양한 작품을 관객에 선사했다.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오랜 시간동안 어려운 독립영화의 세계에 발을 들려놓은 곽 대표. 그는 어떻게 독립영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됐을까.

“예전에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활동을 했어요. 지금은 많은 나라의 영화를 보지만 그때는 할리우드 상업영화만 봐서 획일화 돼있는 개봉시장이었어요. 당시 영화사에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서 새로운 영화 읽기가 이뤄졌고 상영하면서 토론도 했죠. 공부하다보니 한국영화가 더 발전하려면 작은 독립 단편영화들이 밑에서 잘 자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독립영화감독들과 교류를 하고 인디포럼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쉬운 게 배급시스템이더라고요. 이와 관련해 회의를 하다가 다들 안 되겠다고 했지만 결국 제가 맡게 됐어요.”

그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인디스토리를 만들었다. 이는 책임감이 반, 없었던 영역이라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반을 차지해 뛰어들게 된 것. 그렇게 시작해 인디스토리에서 가장 크게 주목을 받은 작품 중 하나가 ‘워낭소리’다. 이 작품의 성공 이후 다양성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렇다면 독립영화와 다양성영화의 차이는 뭘까.

“다양성영화가 독립영화보다 큰 개념이에요. 포괄적으로 보는 거죠. 다양성영화에는 외국영화, 저예산영화, 예술영화도 들어가서 어떻게 보면 독립영화보다 큰 개념이라고 할 수 있죠. 다양성이라는 개념은 상업적이지 않은 마이너한 영화들을 통칭하는 개념이고 해당 영화의 진흥을 위해서 만든 개념이기도 해요. 본래 육성하려고 만든 다양성영화인데 그게 지금은 거의 포화된 개념이죠.”

이러한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불분명해진 감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리했지만 8~9년 전에 만든 개념에서 새롭게 고민해야한다는 것이 곽 대표의 생각이다. 이러한 분류에 이어 다양성영화를 지원하는 방식 역시 정책적으로 이뤄졌지만 새로운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독립영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데 가이드라인은 필요했어요. 이를 가시화시키는 데는 영진위의 방식이 중요했죠. 한 영역만이 아닌 배급, 제작, 극장 등에서 다양하게 정책적으로 섞여 나갔어요. 그런 정책을 10년으로 잡는다면, 시작하는 5년 동안 간섭 없는 지원이 이뤄지고, 이어지는 나머지 5년은 빛을 내면서 성과들을 이뤄가야 할 때인데 정책이 녹아나지 못하고 강화되지 못한 것 같아요.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 변화가 생긴 거죠. 공든 탑이 무너진다고 이전 정권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것은 가려냈죠. 다양성영화라는 것이 성과가 있었냐고 한다면 중단된 거고, 정책적으로 연속성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가이드라인이 생겨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아러한 정책적인 새로운 방향의 모색과 함께 짚어봐야 할 다른 상황은 영화시장이다. 대기업의 장악으로 독립영화는 자연스럽게 시장논리에 따라 외면당하는 것이 이미 정해진 길처럼 보이고 있다. 독립영화계에서는 당연히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무조건적으로 이를 배척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독립영화 쪽을 걱정하고 활동하는 분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부정적이에요. 대기업의 수직계열화가 큰 영화, 작은 영화까지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이 있죠. 저희도 실제적으로 딱히 좋다거나 나쁘다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마냥 긍정적이라고 보기도 힘들고 부정도 힘들어요. 상생의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절충적인 제대로 된 해법이 잘 안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안에서 독립배급사는 힘들고 대기업은 성과가 있어도 비판을 받게 되는 거죠.”

곽용수 대표는 대기업에서 독립영화에 극장을 열어주는 것과 투자는 있을 수 있지만 배급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감독들도 ‘의리’가 아니라면 독립배급사보다 CGV아트하우스 같은 쪽에 줄을 서게 될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극장에서만의 승부가 답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창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다.

“독립영화 관객이 필요하고 상영관이 많이 생겨야하는데 예술영화나 독립영화 전용관이 몇 십 개씩 만들어질 구조가 아니잖아요. 기존의 멀티플렉스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죠. 멀티플렉스가 아닌 극장의 조건이 있고, 지역은 또 서울과 입장이 달라요. 각 지역에 따라 다른 지원이 필요해요.”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사진제공=인디스토리

그러한 가운데 독립영화는 2차 판권 시장인 IPTV나 VOD로 넘어가는 절차를 이해관계가 복잡했던 상업영화보다 빠르게 밟았다. 하지만 상업영화 역시 이러한 쪽으로 유입돼 독립영화의 위치는 흔들리게 됐다.

그런 가운데 독립영화에 도움이 된 플랫폼이 TV방송이다. KBS1 ‘독립영화관’이 유지된 것이 다행이라는 곽 대표는 “방송이라도 독립영화를 의무적으로 틀어준다면 독립영화 쪽의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다. 케이블도 독립영화 전문채널이 있지만 채널의 파워가 없고 불안정해서 힘들다”고 설명했다.

곽용수 대표는 우리나라가 영화나 문화에 있어서 그 기간을 바라봤을 때 독립영화가 몇십년도 안된 상황이라 욕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특히 분단이라는 국가적 상황에서 문화적 혜택을 받고 누리는 방식이 욕심일 수도 있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곽 대표는 과거 클레르몽페랑 국제 단편영화제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단편영화를 보러가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그런 시대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금의 독립영화 상황은 쉽지 않아요. 그게 두 가지 측면인데 시장과 시장을 커버하는 정책이죠. 정책은 우선 후퇴한 것 같아요. 시장으로 보면 오늘내일할 정도로 너무 힘들어요. 저희 뿐만 아니에요. 저희가 힘들면 작은 회사도 더 힘들 거에요.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는데 계속 고민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다가 한방을 노리는 상황이 된 거에요. 영화를 만들 때마다 힘들고 만들어도 힘들어져요.”

그야말로 독립영화의 현실이다. 걱정은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성영화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정책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디스토리를 비롯해 다른 여러 독립영화배급사의 고군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곽용수 대표가 뽑은 꼭 봐야할 한국 독립영화〉 # 송환

감독 김동원 / 출연 조창손, 김선명, 김영식, 류한욱 / 개봉 2004년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2004년 선댄스영화제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했다.

#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 출연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 개봉 2008년

# 한공주

감독 이수진 / 출연 천우희, 정인선, 김소영 / 개봉 2013년

# 우리는 액션배우다

감독 정병길 / 출연 권귀덕, 곽진석, 신성일, 전세진, 권혁 / 개봉 2008년

# 파닥파닥 감독 이대희 / 목소리출연 김현지, 안영미, 현경수, 이호산, 시영준 / 개봉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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