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어머니들을 불러 모아 기쁨을 드리고 물건을 파는 약장수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이들의 삶을 집중 조명한 영화 ‘약장수’(감독 조치언)에서 홍보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점장으로 배우 박철민이 나섰다.
박철민을 비롯해 김인권, 이주실 등이 출연한 ‘약장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아들을 연기하는 일범(김인권 분)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그렸다. 극중 박철민은 홍보관의 점장 철중 역을 맡았다.
코믹한 연기로 관객과 안방극장 시청자들에 얼굴을 알린 그가 조금은 달려졌다. 사회가 만든 현실적인 악인을 연기한 박철민의 연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에 헤럴드POP이 박철민과 만나 ‘약장수’와 그의 연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약장수’의 박철민은 철저히 대본을 보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철중이라는 캐릭터는 그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
“절대악이고 더럽고 잔인하죠. 하지만 인간적인 면이 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활하는,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인데 실제 제 안에도 있을 것 같은 나쁜 생각을 하고 나쁜 행동을 하죠. 인간적인 매력이 존재하는 악이에요.”
이야기 속에서 철중의 모습은 우리의 실제 현실과 닮았다. 누구는 수금을 하고, 누군가는 납품업체에 돈을 받아야한다. 이런 과정에서 악한 성격과 잔인함이 나온다는 게 박철민의 생각이다. 돈이 최고인 세상이라는 것.
박철민은 철중으로 살아가면서 극중 잔인한 느낌도 드러내야했다. 일범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이러한 모습을 표현해야 했던 것.
“욕을 하면서 잔인한 느낌을 보여줬어야 했어요. 그러다가 감독 앞에 있는 박하사탕을 발견하고 이걸 물고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게 찍어보니 사탕을 물고 이야기하는 게 반지르르하고 비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는 ‘혈의 누’에서 절대 악과 같은 역할을 소화한 바 있다. 하지만 비중이 작았고 단선적이었다. 하지만 철중은 자본주의를 겪으면서 기형화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JTBC 드라마 ‘하녀들’에서도 코믹과 함께 잔인함을 연기했다.
“오버하거나 익살스러운 것도 좋지만 요즘은 감추고 절제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그런 역할을 맡아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이런 역할이 또 들어오면 다시 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는 배우로서 한때는 위로 올라가고 싶었다는 고백을 했다. 박철민은 “더 사랑받고 더 박수를 받고 칭찬받고 싶었는데 높이 올라가지는 못했다. 이 생활을 겪으면서 연기자는 올라가는 게 아니라 평지를 걸어가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많이 갖는 게 아니라 그저 지나가는 거예요. 30대의 세상을 만났고 40대는 완숙하고 50대에 들어섰으니 여러 세상들을 다양하게 지나가면서 느끼는 나의 조그만 생각을 연기에 담아 드리면서 행복하면 될 것 같아요. 올라가서 까불거나 내려가서 힘들 필요 없어요. 무대에 올라가면서 걸어가는 것이죠. 그래야 오래 길게 가고 덜 상처받는 거예요. 덜 사랑받아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봐요.”
그는 ‘약장수’를 보러올 관객에게 “영화가 관객들에게 선택받는 게 쉽지 않겠지만 보시게 된다면 많은 고민을 갖고 반성하며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라는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와 함께 오는 23일 개봉하는 ‘약장수’. 박철민의 연기 변신과 그가 맡은 철중을 통해 비쳐지는 사회의 현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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