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인턴기자]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이 촬영 종료 2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관객을 향해 묻는다. '국가란, 법과 정의란 무엇인가?'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과 관련해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100원짜리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 공방을 그린 법정 드라마다. 손아람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지난 2009년 서울 용산 재개발 당시 사상자가 발생했던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사진=영화 '소수의견' 스틸
사진=영화 '소수의견' 스틸

영화는 강제철거 현장에서 철거민 박재호(이경영 분)가 열여섯 살 아들을 보호하려다 스무 살 의경을 죽이게 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박재호의 변호를 맡은 윤진원(윤계상 분)은 사건을 파헤칠수록 검찰이 진실을 숨기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고, 선배 장대석(유해진 분)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상대로 100원 소송을 제기한다. 여기에 열혈 기자 공수경(김옥빈 분)이 가세하며 사건의 화제성을 키워 진실을 알리는데 일조한다.

영화 시작 전 '이 사건은 실화가 아니며 인물은 실존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삽입한 '소수의견'은 철저히 허구 속 사건과 인물을 다뤘다. 하지만 영화는 '용산 참사', '부녀자 살인', '강호순 살인' 등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실제 사건을 다루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특히 이러한 현실감은 '용산 참사', '세월호', '메르스'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국가란, 그리고 법과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영화는 우발적인 상황에 의도치 않은 비극을 더하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별하는 것보다 그 너머의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가'에 집중한다. 그리고 배심원 아홉 명의 평결이 판사 한 명의 판결보다 효력이 없는 국민 참여 재판의 현실을 지적한다.

사진=영화 '소수의견' 스틸
사진=영화 '소수의견' 스틸

그러나 법정 드라마를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법정신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극 중반 별다른 이유 없이 변호인을 바꾸는 박재호의 모습, 뜬금없이 살인 교사 사건을 변호하는 윤진원의 모습, 살인 교사 사건의 의뢰인이 알고보니 강제철거 용역업체의 큰손이었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 등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2시간 동안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 배우들의 호연은 단연 돋보인다. 주인공 윤계상은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갔다. 스스로 '윤진원은 마치 나 같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그는 사건을 알아갈수록 국가에 실망하고 좌절하는 윤진원의 감정을 마치 자신의 모습인 양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여기에 특유의 유쾌한 모습을 잃지 않으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 유해진의 연기는 본인의 바람처럼 영화의 '쉼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또 이경영은 아들을 잃은 슬픔과 살인으로 인한 죄책감이라는 두 가지 감정을 투박하면서도 진실된 모습으로 연기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옥빈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프로 기자의 모습을 충실하게 소화했고, 악역 홍재덕 역을 맡은 김의성도 비열한 모습과 함께 극 후반 코믹한 반전 모습을 보여줘 여러 장면에서 웃음을 선사했다. 오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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