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배우 엄정화가 19번째 영화로 관객 마음 훔치기에 나선다.

엄정화는 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미쓰 와이프’(감독 강효진·제작 영화사 아이비전) 라운딩 인터뷰에서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밝혔다. “개봉일이 다가오니 정말 긴장된다. 시간이 지나니 다 내려놓게 됐다. 이제 모든 것을 하늘에 맡겼다”라고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숱한 작품을 통해 내공을 다져온 엄정화는 ‘미쓰 와이프’ 시사회에서 연기 호평을 받았다. 코미디 영화임에도 엄정화의 날선 연기가 도드라진다는 평가다. ‘다작’보다 소신을 갖고 작품을 선택해 온 엄정화에게는 단비 같은 칭찬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반응이 좋아서 정말 기뻐요. 이번 작품에서는 진심이 통하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제 진심을 많이 녹여냈으니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안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가 들뜨지 않고 좋았다는 말도 듣고 싶네요(웃음).” 지난해 4월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를 통해 시청자와 호흡했던 엄정화는 시간을 갖고 좋은 작품을 기다렸다. 갈증 끝에 목을 축이고 싶었던 시나리오가 ‘미쓰 와이프’였다. 2년 6개월 만의 영화 공백도 깨게 됐다.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혔어요. 특히 한 여자의 성장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물들인다는 게 좋았어요. 제가 결혼을 안 했지만 가정에 대해서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설정들도 마음에 들었죠. 약자의 편에서 뭔가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요. 음…. 한마디로 재밌으니까 출연 안 할 이유가 없었죠(웃음).”

엄정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쓰 와이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러한 자신감이 영화가 지닌 힘으로 대변되며 고스란히 와닿았다.

‘미쓰 와이프’는 시사회 이후 쏟아지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은 편이다. 700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인 블록버스터 영화 ‘암살’과 친절한 톰 아저씨를 내세운 할리우드 막강 파워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이라는 양대 인기 산맥이 놓여 있다. 상영관 독점 및 막강 물량 공세가 아직 시작도 안 한 ‘미쓰 와이프’에게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럼에도 엄정화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만큼 ‘미쓰 와이프’가 가진 작품의 힘과 진정성을 믿고 있었다.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암살’ ‘미션’ 다들 잘 되고 있잖아요. 이렇게 붐빌 때 더 좋은 것 같아요. ‘미쓰 와이프’는 현재 개봉한 작품들 중 감동과 코미디가 같이 담긴 유일한 가족 영화예요. 부모와 자식이 함께 볼 수 있죠. 코믹하면서도 눈물 나는 감동이 있어요. 작품성 하나는 자부합니다. 아마 올 여름 최대의 복병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미쓰 와이프’는 잘 나가던 대형 로펌 변호사인 주인공 연우(엄정화)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뒤 다른 사람과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여섯 살 때 부친을 잃었던 엄정화에게는 부성애를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라고.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라며 “애들하고 장난도 치면서 잠깐씩 드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싱글즈’ ‘오로라공주’ ‘마마’ ‘몽타주’ 등 파격적인 캐릭터를 통해 안팎으로 변화를 꾀했던 엄정화에게 ‘미쓰 와이프’ 속 연우는 상대적으로 변신의 폭이 좁아 보인다.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인물이기에 더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에 임한 각오를 들어보면 착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우가 갖고 있는 캐릭터에 치중해서 연기했어요. 이번 작품은 제가 정말 연우가 되지 않으면 안 됐거든요. 빠져들지 않으면 힘든 캐릭터라서 굉장히 신경 써서 연기했어요.”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엄정화가 집중한 부분은 모성애가 강조된 장면들이다. “아주 조금씩 변해야 했어요. 엄마한테 비타민을 내미는 꼬맹이 아들에게 마음의 벽에 금을 내야 했거든요. 아역 배우들과 촬영하면서 정이 들어서 냉정하게 대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매일 반복된 생활도 특별하게 다가가도록 연기했습니다.” 엄정화의 연기에 날개를 달아준 인물은 극중에서 구청 공무원인 애처가 남편 성환 역을 맡은 송승헌이었다. 엄정화와 송승헌의 조합에 의구심을 표하던 대중도 시사회 직후 반응이 바뀌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좋았다는 평가다.

“저도 처음에 송승헌 씨랑 호흡을 맞춘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어요. ‘안 어울리면 어쩌나’ 걱정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든든했어요. 어디에서나 볼 법한 푸근한 인상이 아닌 굉장히 잘생긴 남편이잖아요(웃음). 반색했죠. 시사회 이후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엄정화. 사진=송재원 기자]

‘미쓰 와이프’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여자 주인공의 몫이 큰 작품이다. 막중한 역할이 충무로를 빛내는 여배우로 앞서 나가는 엄정화에게 주어진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하지만 날이 갈수록 ‘여배우 기근’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여배우들의 티켓 파워가 약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이 성공해야 한다. “여자 주인공이 이야기의 지점이 돼 끌고 가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정말 많이 기다려야 해요. 다행히 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지 않아서 꾸준히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그만큼 부담감도 커요. 이번 영화가 잘 되어야 하니까요(웃음). 남자 배우들은 1년에 좋은 작품 몇 개씩 하잖아요. 앞으로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자주 다뤄졌으면 합니다.”

‘미쓰 와이프’ 이후 차기작을 정하지 않은 엄정화는 좋은 작품이 찾아오면 어떤 채널이든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모든 작품이 반가워요. 제가 해낼 수 있는 이야기면 해야죠. 그동안 센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요. 한 인물의 심리를 파고들 수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액션물도 한 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엄정화의 자부심이 담긴 ‘미쓰 와이프’는 지난 2001년 ‘조폭마누라’ 각본과 단역으로 시작해 ‘맨손으로 죽여라?’ ‘펀치레이디’, ‘육혈포강도단’ ‘나쁜 피’ 등을 집필하고 연출했던 강효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엄정화를 비롯해 송승헌, 김상호, 라미란, 서신애 등을 내세워 13일 관객을 찾아간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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