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선택과 믿음. 일견 웃고 즐기면 끝인 휘발성 코미디 영화로 느껴질 수 있는 '특종:량첸살인기'(이하 특종)를 보고 나서 떠올리게 되는 꽤나 묵직한 키워드 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종'은 가벼운 듯, 가볍지만은 않은 '역설적 매력'이 존재하는 작품이다.
'특종'은 연쇄살인사건에 관한 우연한 제보를 얻게 된 사회부 기자가 사상 초유의 오보사태에 휘말리고, 점입가경의 치열한 보도 전쟁 속 실제 살인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의도치 않은 특종으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거짓말, 그리고 이를 믿는 대중과 이 상황 속에서 느끼는 도덕적 가치와 현실적 욕망의 충돌. 또 그 속에서 새롭게 밝혀지는 진실들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숨 가쁘게 관객들을 몰아친다.
'건축학개론'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 탄탄한 연기력과 친근한 매력으로 흥행력을 입증해 온 조정석은 특종 기사 한 건으로 승승장구 하게 되는 보도국 사회부 기자 허무혁 역을 맡아 저돌적이면서도 특유의 소탈함과 인간미를 갖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혼, 해고의 위기에서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단독 보도하지만, 특종이 사상초유의 오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허무혁. 조정석은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 속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소화해냈다.
특히 특종이 오보라는 사실을 숨기는 사이 더욱 커지는 압박, 여기에 오보 그대로 실제 사건이 벌어지며 그야말로 패닉에 빠지는 모습은 조정석의 탁월한 연기력과 어우러져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거짓이 뒤엉키고 진실이 점멸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노덕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남녀의 연애를 섬세한 심리묘사와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던 노 감독은 이번에도 작품 속 캐릭터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영화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에게 영화 속 상황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 특종을 둘러싼 누구나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안에서 주인공을 이해시키고, 관객이 인물을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는 데에 신경을 기울였다"는 노 감독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에 보도국을 책임지는 냉철한 비즈니스 우먼 백국장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내는 이미숙도 감상 포인트며, 매 작품마다 매력 넘치는 연기로 인상을 남긴 배성우도 살인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오반장으로 분해 감칠맛을 제대로 더한다. 사건 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는 시민 역을 맡은 김대명 역시 영화 속 놓치지 말아야 하는 캐릭터다.
다만 '특종'은 흔히 말하는 '깔끔한 결말'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이야기를 위해 늘어놓았던 장치들을 하나씩 제자리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 그대로 놓아둔다. 그리고 그 정리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긴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에 유쾌하게 끌려간 뒤 상영관을 떠나는 발걸음에 진실과 거짓, 그리고 믿음에 대한 메시지를 선물하는 영화. 그것이 바로 '특종'이다. 오는 22일 개봉. 이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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