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2015년 MBC 연기대상은 ‘킬미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를 연속 흥행시킨 황정음도 ‘전설의 마녀’와 ‘내 딸 금사월’로 1년 내내 MBC로 출근한 전인화도 아니었다. 바로 다중 인격을 연기한 ‘킬미힐미’ 지성이 종영 9개월이 지났음에도 대상의 주인공이 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성은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2015 MBC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청자 문자 투표로 100% 결정됐다. 지성은 총 44만 9000여 개 문자 중 절반에 가까운 18만 9000여 표를 받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결과다.
무대에 오른 지성은 “몰래 연기를 배웠는데 이렇게 대상을 받다니 믿을 수 없다. 그동안 이를 악물고 연기했다. 이 상은 ‘킬미힐미’를 만드신 많은 분들에게 드리는 상이다. 누구보다 기뻐할 ‘킬미힐미’ 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이 정도면 연기 잘한 것 같다. 나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는 말로 대상의 기쁨을 누렸다.
‘킬미힐미’ 올해의 드라마상과 지성의 대상 수상은 사실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지난 1월 첫 방송돼 3월 종영한 작품이다. 전례를 놓고 볼 때 ‘킬미힐미’ 지성의 대상과 드라마상 수상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대상은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에 종영했거나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작품 주인공들에게 수상이 돌아갔던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볼 때 지성의 대진운은 나빴다. 무려 9개월이나 지났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킬미힐미’가 MBC를 시청한 대중이 뽑은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되면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킬미힐미’의 위력을 보여줬다. 결국 이들이 지성에게 몰표를 던져주면서 대상 트로피까지 안겼다. 지성이 ‘킬미힐미’를 통해 쌓은 탄탄한 팬덤과 시간을 뛰어넘는 연기력을 입증한 셈이 됐다.
물론 지성은 대상감이다. ‘킬미힐미’에서 누구도 선보일 수 없는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킬미힐미’ 남자주인공은 지성을 만나기 전까지 큰 난항을 겪었다. 1인 7역이라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역할인 데다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 연기력 논란에 시달릴 게 뻔했기 때문. 그렇기에 주인공 출연을 고사한 배우들이 많았다.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지성에게 차도현이라는 역할이 주어졌다. 지성은 물 만난 고기처럼 극 전개에 따라 다양한 인격을 입고 벗으며 시청자의 혼을 들었다 놨다. ‘지성의 원맨쇼’라 불릴 정도로 홀로 발산한 에너지가 대단했다. 지난 1999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해 16년에 달하는 연기 내공을 이번 작품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MBC 연기대상은 지난해 큰 논란을 낳았던 시청자 문자 투표로 결정돼 여전히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인지도가 낮거나 팬덤이 두텁지 않으면 대상을 수상할 수 없기 때문. 지난해 ‘왔다! 장보리’ 여주인공 오연서보다 악역으로 주목을 받은 이유리가 대상의 영광을 차지하면서 “인기상과 다를 게 뭐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올해 지성의 대상 수상은 상대적으로 비난이 덜한 상황이다. ‘1인 7역’이라는 빛나는 연기력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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