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남북한 사이의 휴전협정에 의해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되고 일반의 출입이 통제된 ‘비무장지대’, 일명 DMZ. 이곳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팀장 조진호 대위(김민준)-부팀장 신유화 중위(이지아)를 중심으로 특임대가 꾸려지고, 특임대 팀원들은 24시간 내에 사건의 실체를 밝히라는 명령을 받고 비무장지대로 들어간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수단’(감독 구모)은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특임대가 벌이는 24시간 동안의 사투를 담는다.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목숨이 경각에 달릴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신경을 곤두세운 팀원들의 모습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함께 숨죽이게 하고 긴장감을 유지한다.
비무장지대 안에서 사망한 동료들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 특임대 팀원들은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눈앞에서 팀원들은 한 명씩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한군까지 마주치게 된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서서히 숨통을 조여 오는 의문의 존재에 더해 북한군과도 대립하게 된 특임대 팀원들.
‘무수단’은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표방한다. 한여름 숲에서 촬영을 진행한 노고와 구모 감독의 비무장지대 복무 경험이 더해져 극의 리얼리티를 보장한다. 작품의 현실감은 영화가 주는 긴장감을 극대화했고, 지루할 틈 없이 내용 전개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또한 수상한 군 수뇌부의 움직임과 중후반부가 넘어갈 때까지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의문의 존재 등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요소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볼거리다.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 이지아, 오종혁, 박유환을 비롯해 ‘믿고 보는’ 연기력의 김민준, 북한 사투리까지 제대로 소화한 도지한, 말년 병장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낸 김동영 등 모든 출연진이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해냈다. 자칫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군인 연기를 모두 능숙하게 해냈고, 배우의 연기가 극의 몰입을 깨는 일은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87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무수단’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영화는 공포를 주고 심리적 긴장감을 조성해 감각을 자극하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작품 안에 어떠한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다. '무수단'은 분단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의 상황, 그 거대한 체제 안에서 고통 받는 개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스터리 스릴러에 이런 드라마적인 메시지까지 녹여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인물 한 명 한 명이 모두 개성 있고 매력적이었지만, 그 인물들의 매력을 다 담기에도 역시나 시간이 부족했다.
또한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무수단’의 등장 부분은 덜 극적이었다. 팀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던 ‘무수단’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관객들이 함께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컴퓨터그래픽(CG)과 미흡했던 전투 장면 연출이 가슴 졸이게 하는 스릴감을 반감시켰다. 더구나 ‘무수단’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부터 ‘무수단’과의 대결까지,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이 가능했기에 더욱 긴장감은 떨어졌다. 그나마 배우들의 열연이 부족함을 채웠다.
군 스릴러물의 전개는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전우애가 강조되고, 군 내 숨겨진 비리가 드러나고, 남북한 군의 대치 상황이 들어간다면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 하는 비극의 뿌리(분단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려 한다. 어차피 뻔한 스토리라면 그걸 얼마나 ‘쫄깃하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일 터. 영화 ‘무수단’은 전개 내내 스릴러물이 주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 구성 면에서 힘을 잃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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