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첫 등장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갓경규’라 불리는 예능 베테랑 이경규의 연승을 저지하고. 그렇게 양정원은 일약 스타가 됐다.
양정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필라테스’라는 콘텐츠로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낯선 이름에 방송 시작 전에는 크게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막상 방송을 시작하자 시청자들은 양정원의 방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려한 외모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그리고 예상외의 입담이 예능적인 재미를 끌어냈고, 첫 등장에 전반전 1위, 최종 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생각보다 인기를 실감하진 않아요. 사람들이 절 알아보는 게 좀 적응이 안 돼요. 사람들이 알아보면 ‘저 아세요?’ 이러고요. 그리고 종종 알아보시기는 하지만, 알아보더라도 ‘양정원 씨죠?’라고 하는 경우보다 이름을 몰라서 ‘어, 그 사람 같은데?’라고 많이들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다른 데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역시 공중파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웃음) 사람들은 제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는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어요”
양정원은 국제필라테스교육협회 교육이사, 브르노콘서바토리 한국캠퍼스 외래교수 등 많은 직책을 겸임하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 섭외가 들어왔고, 소속사가 없을 당시 연락을 받아 협회 사람들의 도움으로 미팅을 잡고 방송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양정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 섭외에 응한 이유는 분명했다.
“사람들이 필라테스에 대해 잘 모르시니까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좋은 운동법인데 잘 모르고 어려워하시거든요. 대체 필라테스가 어떤 운동이냐, 비싸지 않냐, 요가랑 같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또 궁금하더라도 알아볼 곳이 많지 않으니까, 그런 걸 알려드리는 게 목표였어요”
때문에 순위에 대한 기대도 크게 갖지 않았다. “순위는 꼴등만 안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순위를 몇 등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누구도 저한테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라는 것이 양정원의 설명이다. 그런데 결과는? 이경규의 4연승을 막고 최종 우승자로 호명됐다. 이 말에 양정원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경규 개인 방송에) 방송사고가 있었잖아요. 그 영향도 있고, 처음이니까 사람들이 ‘네가 누구냐’ 싶어서 오시지 않았나 했어요. 그런데 자꾸 같이 이름이 거론되니까, 얼마나 볼 때마다 짜증나셨을까요”(웃음)
“사실 입담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 그저 준비한 콘텐츠들에 몰입해서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준비를 많이 했어요. 또, ‘마리텔’ 섭외가 들어왔으니까 지금부터 준비하자고 해서 한 게 아니라 그동안 제가 해왔던 것들, 이야기했던 것들, 그런 여러 가지 상황들과 저의 노력들과 삶이 쌓여서 한 거예요. 갑자기 하라고 하면 못 하죠. 또 저는 방송 경험도 이전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필라테스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방송이기에 공을 들여 콘텐츠를 준비했다. 자신의 방송을 보고 한 명이라도 더 필라테스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흥미로운 구성을 이루려 노력했다. 필라테스 동작 연구는 말할 것도 없이 고심을 거듭했다.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준비했어요. 이게 완벽히 저한테 입력돼 있지 않으면 진짜 제 것이 아니잖아요. 당연히 평상시 해오던 것들이 녹아있기도 하고 방송 전에 준비도 많이 했고요. 물론 평상시 하던 대로 안 되더라고요. 떨린다기보다 방송이니까 신경 쓸 부분이 많았어요. 설명도 쉽게 해야 하고, 이것저것 생각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 동작도 사람들이 재미있고 관심 가질 수 있을 법한 동작을 하려고 연구했어요. 아무리 좋은 동작이라고 사람들한테 어렵게 느껴지고 왜 하지 싶으면 안 되잖아요. 최대한 시청자들 눈높이에 맞추고 모르모트 PD(권해봄 PD)님이 따라할 수 있는 난이도에 맞추려고 했고, 너무 쉽지 않으면서 또 너무 어렵지 않게 하려고 구성을 굉장히 많이 연구했어요”
“사람들이 그냥 보기만 해서는 도움이 안 되잖아요. 필라테스는 ‘기구가 없어서 집에서 못 해’라고 생각을 하시니까, 같은 효과를 내면서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을 알려드리려고 했죠.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하나라도 얻어가는 게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양정원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모르모트 PD’와의 어색함 가득한 상황극 때문이었다. ‘모르모트 PD’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권해봄 MBC PD는 출연자가 몸을 쓰는 콘텐츠를 들고 나올 때마다 동작을 직접 배워보고 그 동작을 시범 보이는 역할을 해왔다. 양정원 방송에서도 그는 직접 필라테스를 배워보며 초보자 입장에서 시청자들에게 동작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양정원과 보여줬던 상황극이 큰 웃음을 유발했다.
“모르모트 PD님이 힘들어 보이시긴 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잘 하셨어요. 또, 제가 당황하는 모습이나 저희가 맞을 듯 말 듯한 그런 ‘케미’가 있어서 사람들이 재미있어 했던 것 같아요. PD님과 제가 진짜 친하고 손발이 척척 맞았으면 그렇게 재미어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정말 한 번 뵙고 바로 방송에 들어갔거든요. 이 분이 저한테 말을 놓으면서 ‘누나’라고 하는 것도 황당하고, 제가 웃겨 하니까 사람들도 그 모습을 재미있어 했던 것 같아요”
권해봄 PD와의 상황극은 모두 즉석에서 만들어졌다. 양정원이 사전에 준비했던 콘티에는 딱 운동과 관련된 부분, 그리고 자신과 권해봄 PD가 누나-동생 관계라는 정도만 적혀 있었다. 대사나 상황 설정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애드리브로 이루어졌다.
“상황극은 다 즉석에서 짠 거예요. 제가 TV를 잘 안 보는 사람이라서 ‘마리텔’도 전 회를 다 보진 못 했어요. 그래도 나가기 전에 ‘마리텔’을 분석하면서 디테일하게 봤거든요. 다른 분들이 진행했던 생방송 영상을 보면서 연구를 했어요. 엄청 꼼꼼하게 체크를 하고 ‘이런 걸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해야지’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그런 거 하나도 안 물어보고 흐름과 상관없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걸 물어보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당황스럽긴 했어요”
“정말 아무 것도 짠 게 없고 순발력과 두뇌회전으로 한 거예요. 제가 정말 방송인은 다 존경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딱 제가 할 동작만 짰어요. 콘티를 보면 여기서는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효과가 있다, 이런 것만 있어요. 그것 말고 세세한 건 하나도 없었어요. 저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니까 운동할 것만 생각을 해갔거든요”(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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