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종효 기자]한국 프로레슬링의 젊은 피, 조경호가 전일본 프로레스에서 경기를 갖는다. 이왕표 이후 한국인 선수로는 30여년 만이다.
조경호는 오는 8월 21일 일본 오사카 부립체육관에서 열리는 전일본x랜즈엔드 합동흥행 대회에서 세키모토 다이스케와 오카바야시 유지를 상대로 나카지마 요헤와 팀을 맺고 태그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 조경호의 일본 경기는 전일본과 합동 흥행을 하는 랜즈엔드(land's end) 대표인 사이 료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사이 료지는 조경호가 활동했던 일본 프로레슬링(이하 일본 특성상 프로레스로 칭함) 단체 제로원(ZERO-1)의 선배기도 하다. 사이 료지는 제로원 세계헤비급 챔피언 출신으로, 제일교포 3세 레슬러다. 최근 제로원을 탈단한 뒤 랜즈엔드를 설립했다.
사이 료지의 형은 격투기 선수 사이 료(최영)로, 일본 종합격투기 대회사인 DEEP의 제8대 미들급(-84㎏) 챔피언이자 최근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인 ROAD FC(로드 FC) 대회에 참가해 널리 알려져 있다. 전일본 프로레스는 지난 1972년 고(故) 역도산의 제자인 고 자이언트 바바가 창설한 명문 프로레스 단체다. 안토니오 이노키가 설립한 신일본 프로레스와 함께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일본 프로레스의 양대산맥 역할을 해왔다.
전일본 프로레스는 외국 용병을 단체 흥행에 참가시켜 다양한 경기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역도산 사후 고 김일이 일본서 활동 당시 주무대기도 하다. 김일은 제자 김덕과 함께 자이언트 바바와 대립하며 많은 시합을 해 인기를 누렸다.
1990년대 들어서 쟈니 에이스(존 로리나이티스), 스턴 한센, ‘닥터 데스’ 스티브 윌리엄스 등 강력한 외국 용병을 대거 영입했다. 2000년대에도 WWE에서 활동해 널리 알려진 우마가(자말), 자이언트 버나드(텐사이, 알버트), 빅대디V(비세라) 등 수퍼스타들이 활약해 전일본 프로레스를 빛냈다. 용병들의 활약은 소속 선수들이 대거 탈단해 위기를 맞은 전일본 프로레스를 유지시킨 원동력이 됐다.
조경호는 지난 1980년대 이왕표로 대표되는 ‘김일 제자 세대’ 이후 30여년 만에 전일본 프로레스에 한국인 용병으로 시합을 하게 된다.
조경호의 파트너인 나카지마 요헤는 조경호와 제로원 시절 훈련메이트기도 하다. 당초 멘소레 오야지라는 이름으로 가면레슬러 생활을 했으나 가면을 벗고 착실히 성장, 현재는 전일본 프로레스 gaora TV 챔피언이다. 이들이 상대할 세키모토 다이스케와 오카바야시 유지는 현재 전일본 월드 태그팀 챔피언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이자 라이벌이기도 한 묘한 관계로, 특히 스승인 세키모토는 과거 거대한 덩치의 아케보노를 집어던질 정도로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30여년 만에 한국인 선수로 전일본 프로레스에 참가하게 된 조경호는 “한국 프로레슬링의 레전드 김일, 이왕표 선생님 이후 처음이라는게 더 감격스럽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사이 료지 형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하며 “일본 프로레슬링은 세계에서 가장 레벨이 높다고 본다. 게다가 상대방인 세키모토, 오카바야시는 현재 일본 프로레슬링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이다. 한국의 작은 레슬러가 세계의 벽에 어느 정도 통할 지 시험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경호는 2004년 이왕표체육관을 통해 프로레슬링 입문 후 2010년 데뷔한 비교적 짧은 프로레슬링 경력을 갖고 있다. 2004년 당시 이왕표체육관에 입문해 격기도를 배우던 중 프로레슬러가 되기 위해 체육관에 정식 선수등록 요청을 했으나 나이의 문제로 인해 거절을 당한 후 격투기나 유도 등의 개인운동을 거쳐서 2010년에 정식으로 호주의 AWF에서 프로레슬러로 데뷔하게 된 특이한 케이스다.
하지만 조경호는 2010년 데뷔라는 비교적 짧은 프로레슬러 활동 기간에 이미 호주, 미국, 일본, 한국 등지를 돌아다니며 호주프로레슬링연맹(AWF), 치카라 프로레슬링, 제로원 등 굵직한 프로레슬링 단체를 거쳐 많은 경기를 가진, 한국에서 가장 해외경험이 풍부한 레슬러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익숙한 아케보노와도 경기를 가진 적도 있다. 젊은 나이나 프로레슬링 연차로 볼 때 아직 한참 선배들이 쟁쟁히 버티고 있지만 조경호 역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총 100회 이상의 경기를 가진 실전파다.
조경호의 피니셔는 WWE를 거쳐 TNA서 활동 중인 제프 하디가 피니셔로 사용해 국내 프로레슬링 팬들에도 잘 알려진 스완턴 밤이다. 일본 링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아름다운 스완턴 밤을 날릴 수 있을 지 기대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