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전혜빈이 ‘또! 오해영’ 당시 슬럼프에 대해 고백했다.

배우 전혜빈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감독 조성은/제작 더블엔비컴퍼니) 홍보 인터뷰를 갖고 데뷔 14년차가 된 현재 자신의 행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우리 연애의 이력’에서 전작보다 훨씬 더 예쁘게 나온다는 칭찬에 전혜빈은 “이상하게 남자 감독님이 여배우를 찍으면 섹시한 느낌이 나오고 여자 감독님이 여배우를 찍으면 여배우의 마음을 알아서 그런지, 예쁘게 나온다기보다는 뭐랄까 예쁜 부분을 잘 찾아내 담아주는 것 같다. 예쁜 점을 더 강조하는 느낌이다”며 “사실 난 그렇게 클로즈업을 하는 줄 몰랐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우리 연애의 이력'은 이별은 했지만 헤어지지 못하는 두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 드라마 '또 오해영' 등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 전혜빈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까칠한 괴팍 여왕이지만 속마음은 여린 여배우 우연이 역을 연기한다. 신민철이 예비 영화감독 오선재 역을 맡았다.

빅클로즈업 쇼트에 담긴 자신의 얼굴이 생소했다는 전혜빈은 “조성은 감독님이 의도한 게 어떤 건지 느낌을 알겠더라. 감독님이 편집하면서 ‘혜빈 씨 눈이 호수 같다’고 했다. 처음엔 듣고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영화에 호수가 나오지 않나. 거기서 우연이가 물수제비도 뜨고 마음이 답답하면 혼자 서있기도 하고. 그게 우연이의 눈물과 슬픔이었던 것 같다. 연이가 선재(신민철)에게 호수를 보면 무슨 생각 드느냐면서 본인은 퍼내버리고 싶다고 하잖나. 밑바닥이 보이면 시원할 거라 생각하면서도 괜찮다면서 자신의 아픔을 덮어두고 고여 있는 슬픔을 한 번도 퍼내본 적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슈퍼 아줌마가 연이가 들키고 싶지 않은 부분을 본 유일한 사람인데다 ‘행복하세요 우연이 씨’라고 말한다. 그 말 한마디에 연이는 호수의 물을 퍼내고 펑펑 운다. 행복 하고 싶으니까 말이다. 사랑받고 싶고, 내가 갖고 있는 결핍과 힘든 부분에 대한 것들을 사랑으로 채워나가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거지. 그래서 선재와 이혼도 감행한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곁에서 연이를 지켜주려는 선재가 없었다면, 다시 일어설 힘이 없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우연이는 엄마에 대한 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전혜빈이 연기한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의 예쁜 오해영 또한 엄마의 잦은 이혼과 결혼으로 인해 결핍과 상처를 느끼는 인물이었다. 전혜빈은 “이상하게도 엄마는 우리 모두의 약점인 것 같다. 누군가는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처럼 행복하게 사랑받고 자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 내가 연기한 예쁜 오해영의 편이 됐던 시청자를 보면 이혼가정 속에서 자라서 사랑에 굶주려있고 엄마에 대한 품이 그립고 생소하고 그랬다는 분들이 꽤 많이 있더라. 그래서 예쁜 오해영이 왜 저렇게 행동 하는지 이해한다는 댓글을 봤다”고 말했다.

“나도 과거에 어머니랑 떨어져서 지낸 기간이 있었다. 엄마의 부재가 주는 불안함이 있다. 그래서 내가 남들에게는 조금 더 강하고 밝아야하고, 어두운 것들을 감추기 위해 빛을 강하게 내려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밝은 애라고 할수록 그만큼 반대로 어두워진다는 걸 본인은 안다. 예쁜 오해영에게도 우연이에게도 나에게서도 그런 점을 많이 발견했다. 신기하게도 오해영과 우연이, 두 캐릭터가 모두 엄마의 부재란 공통점이 있더라.”

‘우리 연애의 이력’에서 우연이는 떨어진 인기와 멀어져가는 사랑의 슬픔을 감추기 위해 술에 의존한다. 집에서 팩소주에 빨대를 꼽아 마시는 것이 우연이의 유일한 취미생활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힘들 때 의지하는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혜빈은 “나 또한 술에 의존한다”며 “대신 난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생각보다 별일이 아니란 것도 눈치 채게 된다. 혼자 갖고 있으면서 모든 걸 떠안으려고 하면 구렁텅이 속으로 빠지더라. 혼자와 술은 위험한데 함께와 술은 덜 위험하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최근엔 운동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 하려고 한다. 이상하게 1년이 있으면 5월쯤 위축되고 자신감 결여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을 겪는 편이다. 특히 내겐 생리 전 증후군처럼 4~5월 쯤이 가장 나약해지는 시간이랄까. 그래서 ‘또! 오해영’을 촬영하면서도 유리감성으로 있었는데 캐릭터는 반대니까 심적으로 힘들더라. 그래서 우연이처럼 술에 의존했다가 마음을 다잡고 요가, 명상과 수련을 통해서 극복했다. 명상이 생각보다 괜찮더라. 힐링이 되는 음악 같은 것도 많이 듣고, 아침에 눈뜨면 호흡부터 했다.”

전혜빈은 “과거 20대엔 힘들어서 매일 술독에 빠져 살고 그랬다. 그러다가 30대가 되면서 술을 마시면 다음날 견디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고, 우울감과 무력함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사진=이지숙 기자

“날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건 나에 대한 평가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때문이기도 하다. ‘난 왜 이렇게, 이거 밖에 못하지?’란 생각 말이다. ‘또! 오해영’ 같은 경우 내가 맡은 예쁜 오해영이 그렇게 비중이 크진 않았다. 방송 분량은 많지 않은데 거기서 ‘내가 연기를 못해서 감독님이 비중을 줄인 건가?’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였는데 예쁜 오해영을 향한 욕이 너무 많더라. ‘난 이런 사람인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이고 있겠구나’ 하고 느끼니까 헤어 나올 수가 없더라. 친구들에게 ‘나 너무 우울해. 사람들이 나 욕해’라고 하면 전날 ‘또! 오해영’을 봤던 친구들은 별생각 없이 ‘너 욕먹을 줄 알았어’라고 하는데, 유리감성이라 와장창 깨지더라.(웃음) 그게 나약했던 시기에 겹치니까 충격이 상당했다.” 다행히 ‘또! 오해영’에서 예쁜 오해영이 도경(에릭 분)을 버리고 떠난 이유가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도 점차 바뀌었다. 전혜빈은 “극 내에서 회복이 됐다. 예쁜 오해영도 사연이 있었단 걸 시청자가 알게 됐고, 분량은 적었지만 비중은 작지 않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나중엔 응원도 많이들 해주더라. 내가 했던 연기에 대해 칭찬도 해주고 말이다”며 “사실 늘 불안하다. ‘내가 맞는 건가?’ 하는 불안 속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 불안함마저도 예쁜 오해영의 상태였던 것 같다. 그런 연기를 잘 봐준 분들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도 그랬다. 난 금해영이 이해가 간다고 말이다. 예쁜 오해영을 두고 ‘엄마 사랑을 못 받고 자란 아이들의 특성’이란 댓글을 봤는데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캐릭터도 나도 작품 내에서 성장을 한다. 우연이도 삶이 불안정했는데 선재라는 아이를 통해, 혹은 여러 가지 매개체들을 통해 극복하고 성장하고 자신감을 얻어서 다시 도전하게 된다. 그런 걸 통해서 나 또한 치유를 받았다. 내 인생 안에서, 삶이 치료를 받았다. 어떻게 보면 난 되게 축복받은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우연이란 캐릭터를 통해서 성장했다는 걸 많이 느꼈다. 아픈 게 당연히 있어야지만 성장도 이뤄지는 거라 생각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내가 아프고 힘든 게 지금은 감사하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말이다.”

한편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은 지난 6월30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11년만의 스크린 복귀 ‘우리 연애의 이력’ 전혜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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