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 배두나/쇼박스 제공
영화 '터널' 배두나/쇼박스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민낯연기가 투혼이길 거부한 배두나의 소신이 참으로 멋있다.

배우 배두나가 ‘도희야’ 이후 2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한다. 할리우드로 활동 영역을 넓혀 전세계를 오가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배두나의 국내 복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그런 배두나가 7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서 자신만의 연기 소신을 밝히며 여성 배우들 앞에 붙는 ‘민낯 투혼’이란 수식어를 거부해 눈길을 끈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홀로 고립된 남편 정수 역, 배두나가 정수의 아내 세현 역, 오달수가 구조대장 대경을 연기한다.

이날 배두나는 영화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민낯으로 연기하고, 일부러 밤을 새기도 했다고 들었다는 말에 “조금은 와전된 것 같다. 피곤해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밤을 새고 온 건 아니었다. 어쩌다 밤을 샜는지 모르겠는데, 피곤한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하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두나는 ‘민낯 투혼’이란 말에 “피곤한 모습이 분장으로 가능하긴 한데, 사실 내가 다른 영화에서도 그렇고 메이크업을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리얼한 역할을 좋아해서 민낯이 특별할 것도 없다. 대부분 화장을 안 하고 나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세현 역은 스토리를 이끄는 역할이 아니라 얼굴 느낌이 중요했다. 다크서클과 부어 있는 느낌, 얼마나 힘들고 초조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다크서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촬영 전에 미리 울었다. 현장에서 촬영에 들어갈 때는 눈물을 보이기 싫었다”고 말하는 배두나였다. 앞서 배두나는 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비롯해 ‘청춘’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 것’ ‘괴물’ ‘코리아’ 그리고 ‘도희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품에서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등장했다. ‘클라우드 아틸라스’나 ‘주피터 어센딩’처럼 SF 장르 영화로 분장이 꼭 필요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화장을 통해 얼굴을 꾸며내려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터널’에서 배두나가 민낯으로 출연한 것을 두고 ‘투혼’이란 말을 붙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배두나는 특별할 것 없다는 말로 민낯 연기가 투혼으로 불리는 것을 거부했다.

배두나의 발언이 무척이나 통쾌했던 것은 예를 들어 황정민이 ‘곡성’이나 ‘신세계’에서 민낯으로 등장한다고 해서 ‘민낯 투혼’이란 말을 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남편이 무너진 터널에 고립돼 구출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아내가 화장을 할 정신이 어디 있겠나. 당연한 캐릭터 분석에도 여자이기에 민낯 투혼이란 수식어가 붙는 지금의 현실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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