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종효 기자]금지 약물 사용 혐의가 짙어진 브록 레스너에게 WWE 측이 징계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브록 레스너는 오는 8월 WWE ‘섬머슬램’에 정상적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프로레슬링 전문 매체 레슬매니아닷넷(http://wmania.net/)은 미국 연예매체 TMZ 보도를 인용, WWE가 브록 레스너에게 별도 징계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WWE 대변인(이하 WWE 측)은 TMZ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인터뷰에서 WWE 측은 브록 레스너를 ‘파트타임 퍼포머’로 분류했다.
전속 계약 선수로 볼 수 있는 ‘풀타임 퍼포머’와, 계약은 돼 있으나 특정 시기 모습을 드러내는 ‘파트타임 퍼포머’는 WWE의 스케줄을 어느 정도 소화하느냐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풀타임 퍼포머’는 1년에 약 200회 이상 WWE 스케줄에 참석한다. 이 스케줄엔 TV로 방영되는 쇼 외에도 라이브 이벤트, 해외 투어 등 일정이 포함된다. WWE의 스케줄이 ‘죽음의 일정’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WWE 측은 브록 레스너가 지난 2014년 4번, 2015년 8번, 올해 7번 등 약 3년 간 총 19차례 경기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WWE 측은 “PEDs(경기력 향상을 돕는 약물)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WWE의 웰니스 정책은 오로지 ‘풀타임 퍼포머’를 대상으로 한다”며 “브록 레스너는 ‘풀타임 퍼포머’가 아니므로 징계 대상이 아니다. WWE 웰니스 정책은 브록 레스너와 같은 ‘파트타임 퍼포머’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WWE 측은 “WWE는 쇼 비즈니스다. (UFC와 같은)경쟁 스포츠가 아니며 우리의 웰니스 정책은 ‘풀타임 퍼포머’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브록 레스너는 오는 8월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서 열리는 WWE의 여름 축제 ‘섬머슬램’에서 최근 복귀한 랜디 오튼과의 경기에 정상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결정은 많은 논란과 비판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UFC는 지난 UFC 200에 브록 레스너가 출전한다고 발표한 뒤 브록 레스너를 대상으로 -물론 규정을 수정했다는 반발이 있었지만- 1개월 간 불시 검사를 포함해 8번의 금지 약물 사용 여부 테스트를 시행했다. UFC는 철저한 검사 끝에 결국 브록 레스너의 금지 약물 사용 의혹을 적발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종합격투기에 2년 동안 출전할 수 없는 징계를 받을 수도 있으며 이는 브록 레스너의 나이를 감안할 때 종합격투기 은퇴 선고나 다름없다.
반대로 WWE는 브록 레스너가 소속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출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는 모양새다. WWE가 늘 “우리는 쇼 비즈니스고 UFC는 경쟁 스포츠다. 우리와 UFC는 라이벌이 아니다”며 UFC와의 비교를 거부해왔지만 이번 브록 레스너의 사례처럼 같은 상황에서 정반대의 대처는 분명 UFC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브록 레스너가 WWE 쇼에 출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저명한 격투기 및 프로레슬링 기자이자 비평가 데이브 멜처는 미국 뉴욕주 정책상 프로레슬러 개인별로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행사를 여는 단체에 허가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브록 레스너의 출전 여부는 WWE의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브록 레스너를 출전시킨다면 책임 역시 WWE가 져야 하지만 뉴욕주가 WWE ‘섬머슬램’의 경제적 가치와 향후 쇼 유치를 위해서라도 WWE에 엄한 처벌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예측했다.
실제 뉴욕주는 WWE ‘섬머슬램’에 브록 레스너의 출연 여부 결정을 브록 레스너 본인의 선택은 물론 WWE 정책과 의료진 판단에 일임했다. 이에 따라 WWE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브록 레스너와 랜디 오튼의 경기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7월 24일 미국 워싱턴DC 버라이즌 센터서 열린 WWE 먼슬리 스페셜 ‘배틀그라운드’에서 복귀한 랜디 오튼은 크리스 제리코와 가진 복귀 인터뷰에서 “어떤 강화제(약물을 의미)도 필요없다”며 브록 레스너의 ‘약물 스캔들’을 간접적으로 언급해 도발, 관중을 술렁이게 했다.
앞서 USADA는 브록 레스너를 대상으로 지난 6월 28일 실시한 ‘경기 시간 외 금지 약물 사용 여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후 브록 레스너는 UFC 200 경기 직후 실시된 ‘경기 시간 중 금지 약물 사용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데이브 멜처는 시기상 UFC 측이 브록 레스너가 USADA 테스트에서 적발된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록 레스너를 경기에 출전시킨 것에 대한 책임은 UFC에 있다고 주장했다. LA타임스는 브록 레스너가 클로미펜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클로미펜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억제하고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활성을 촉진한다. 보디빌더들 사이에선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지하는 기간에 클로미펜으로 스테로이드 부작용(에스트로겐 증가)을 완화시키는 데 사용하지만 최근엔 녹내장 등을 유발해 향후 시신경에 이상을 줄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클로미펜은 USADA 등 반도핑기구 금지 약물로 지정돼 있는 것은 물론 WWE 웰니스 정책에서도 금지 약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 브록 레스너가 클로미펜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WWE 측은 브록 레스너가 ‘파트타임 퍼포머’라는 이유로 그에게 별도의 징계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본다. 심지어 많은 WWE 팬들과 프로레슬링 관계자들이 “이번 결정은 결국 WWE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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