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하정우가 ‘터널’ 촬영을 위해 집에서도 혼자 연기한 사연을 공개했다.
배우 하정우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홍보 인터뷰를 갖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홀로 고립된 남편 정수 역, 배두나가 정수의 아내 세현 역, 오달수가 구조대장 대경을 연기한다.
영화를 어떻게 봤냐는 물음에 “잘봤죠”라고 짧은 대답과 함께 미소를 지은 하정우는 “원래 편집본은 러닝타임이 10분 정도 적었다. 5월 말에 그걸 보고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러닝타임이 조금 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관객이 감정을 느낄 시간이 조금 더 넉넉하길 바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정우는 “그래서 중반부에 한 신이 추가돼 10분 정도 분량이 늘어났다. 영화를 보니 조금은 더 여유 있게 흘러가서 재밌더라. 러닝타임이 적은 영화가 무조건 좋은 영화인 건 아닌 것 같더라. 요즘 한국영화가 러닝타임 압박에 시달리곤 하는데, 이번 ‘터널’을 통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란 걸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하정우는 “내 연기를 어떻게 봤는지는 비밀이다”며 “여러 테이크를 찍으면서 감독님이 오케이를 한 걸 넣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오케이 하면 나도 오케이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하정우는 왜 ‘터널’을 선택했을까? “영화적인 재미가 시나리오에 있다고 생각했다”는 하정우는 “관객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아이러니한 정수의 상황 대처가 흥미로웠다. 마냥 영화 안에서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면 관객도 지쳤을 것이다. 그런데 캐릭터가 반대로 연기하는 부분이 훨씬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1인 재난극이나 마찬가지인 ‘더 테러 라이브’와의 유사성을 걱정하진 않았냐는 질문에도 하정우는 “‘터널’ 시나리오 10페이지 까지는 ‘더 테러 라이브’와 겹쳐 보였다. 사고가 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묘사한 걸 보면서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그 이후로는 완전히 다른 영화란 생각이 들어서 괜찮겠다 싶더라”고 설명했다.
“‘더 테러 라이브’는 귀에 설치된 폭탄 때문에 못 움직였는데, ‘터널’은 움직일 순 있지만 그보다 더 좁은 공간에 시야도 트여있지 않았다. 대신 ‘터널’은 ‘더 테러 라이브’와는 상대적으로, 정수가 왔다 갔다 하면서 자신의 공간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좁은 공간에서 계속 촬영을 했지만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컷 하면 일어설 수 있으니까.(웃음) 밖에 가서 스트레칭 하고, 도리어 좁아서 집중이 잘됐다. 주변에 보이는 시야가 좁으니 집중하기 좋더라.”
하정우는 “사실 연기할 때 배우들도 스태프 수십 명이 자신을 쳐다보면 연기하기 불편하고 집중이 힘들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자리를 비켜주기도 한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죄송한데 쳐다보지 말아 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터널’은 아기자기해서 혼자 몰입하기가 좋았다. 보이는 게 없으니까. 차가 있으면, 근처에 무너진 돌이 있잖나. 어떤 카메라는 돌 틈에 세팅해서 촬영을 하곤 했다. 조명도 차량 조명과 플래시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명감독님이 ‘우리 조명은 하정우다’라고 했다. 내가 플래시를 비추는 데로 보이니까, 그래서 나한테 독특하게 ‘이쪽을 비춰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터널’에 갇힌 하정우는 구조대장 역 오달수와 아내 역 배두나와는 대부분의 장면을 전화통화로 연기해야만 했다. 이에 실제 감정을 살려주기 위해 배우들은 자신의 스케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촬영 중인 배우를 위해 전화를 받고 함께 연기해주는 열정을 발휘했다.
이에 하정우는 “오달수 배두나에게 굉장히 고맙다. 그들에겐 휴일인데, 내가 영화를 찍고 있으면 계속해서 통화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 않겠나. 물론 그들과 전화연결만으로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오달수 형뿐만 아니라 배두나도 마찬가지다. 짧게 통화해줬던 부분도 역시 고맙다. 때문에 나 역시도 늘 스탠바이를 하고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배두나와 중후반에 감정신이 있었다. 둘이서 통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집에서 혼자 그걸 연기하기가 민망했다.(웃음) 아마 배두나도 그랬을 것이다. 갑자기 소리 지르고 말이다. 집에서 혼자 ‘그래 죽어!’ 이러고 있는데 누가 듣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겠나. ‘배우란 직업을 가지면 정신병이 오나? 헛것을 보나?’ 싶었을 거다.”
녹음을 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통화를 하며 연기한 ‘터널’ 팀. 덕분에 해외서 미국드라마 ‘센스8’ 촬영 중이었던 배두나는 국제전화로 하정우의 연기를 돕기도 했다고.
이에 “녹음을 하면 기계음처럼 들리기 때문에, 직접 통화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더라. 차이가 많이 난다. 녹음해서 들을 바에는, 그냥 현장에서 연출부가 읽어주는 게 낫다. 아니면 차라리 혼자 하던지 말이다”며 “‘더 테러 라이브’ 때는 이다윗이 늘 현장에 왔었다. 촬영장 옆에 부스를 만들어서 유선 라인을 만들어서 전화를 할 수 있게 했었다. 그 때도, 지금도 100% 다 통화를 했다”고 말하는 하정우였다.
한편 하정우의 인생연기를 엿볼 수 있는 ‘터널’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영화 '터널' 하정우 인터뷰●●●● [팝인터뷰①]'터널' 하정우 "집에서 혼자 연기, 정신병 걸린줄 알았겠죠" [팝인터뷰②]하정우 "윤종빈-박찬욱-최동훈 덕에 지금의 나도 존재" [팝인터뷰③]'터널' 하정우 "200km↑ 걷고 살뺐는데 티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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