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재난물과 스포츠 영화가시원하게 붙는다. '터널'과 '국가대표2'다.
10일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과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제작 KM컬쳐)가 개봉했다.
두 영화는 각각 영화 투자 배급사 쇼박스와 메가박스플러스M의 자존심이다. 올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텐트폴 무비(성수기를 겨냥해 대형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이기도 하다.
'터널'의 총제작비는 100억 원 초반이며, 순제작비는 77억이다. 손익분기점은 300만 초중반이다. 총제작비 90억에 순제작비 60억원의 '국가대표2'는 손익분기점이 300만명이다. 둘 다 굵직한 작품이니만큼, 같은 날 경쟁은 부담이자 눈치싸움일 수밖에 없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사실 '터널'과 '국가대표2'는 극과 극에 서 있는 작품이다. 장르부터 전개방식까지 접점이 별로 없다.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셈. 두 작품의 매력을 분석해봤다.
◆ '터널', 재난물의 공식을 깬 수작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홀로 고립된 남편 정수 역, 배두나가 정수의 아내 세현 역을 맡았다.
흔히 재난물에는 3가지 요소가 등장한다. 비현실적인 대규모 재난과 수많은 희생자, 히어로급의 능력치를 가진 주인공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터널'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인공 이정수(하정우)는 자동차 영업사원이다. 위기의 상황을 돌파하는 능력도 없다. 단지 그는 구조를 기다리며 최대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시민일 뿐이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 터널 안에서 펼치는 고군분투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터널'이 재난을 묘사하는 방식 역시 독특하다. 광범위한 파괴가 아닌, 터널 하나의 붕괴를 다룬다. 하지만 그와 연관돼 일어나는 일들은 예사롭지 않다. 안과 밖의 온도차 때문이다. 김성훈 감독은 터널 붕괴사고와 희생자 이정수를 통해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이정수에게 일어난 재난은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 '국가대표2', 시원한 볼거리에 감동은 덤
반면 '국가대표2'는 스포츠물의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다.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다.
어떤 자리에서도 주류였던 적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점차 연대의식을 형성해가면서 반전을 이뤄낸다는 전개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감동 코드로 이어진다.
하지만 '국가대표2'는 이 뻔한 공식을 잘 활용한다. 오히려 장르적 특성에 충실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다만 후반부의 반복적인 신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무엇보다 백미는 아이스 하키 경기 장면이다. 수애를 필두로 오연서,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 등 여배우들은 이 생소한 스포츠를 누구보다 친절하게 보여준다. 빙판을 가르며 달리고,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눈과 귀가 시원해진다.
종합하자면 '터널'과 '국가대표2'는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터널'의 경우 재난물의 공식을 비틀었고, '국가대표2'는 장르의 특성을 십분 살렸다. 새로운 맛과 재미가 그립다면 '터널'을, 익숙하지만 깊은 맛을 원한다면 '국가대표2'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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