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편견과 선입견을 뚫고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가 동반 흥행을 이끌며 한국영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은 누적관객수 1,004만1,857명을 동원하며 2016년 첫 천만영화 탄생을 알렸다. 이어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누적관객수 524만5,353명,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가 누적관객수 170만6,232명을 동원하며 여름 흥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개봉 전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는 모두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편견과 선입견을 돌파하며 흥행 부진 예상을 뚫고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과연 어떻게 이들의 흥행돌풍이 가능했을까?
● ‘부산행’ 누가 좀비를 비주류라 말했나 ‘부산행’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전대미문 재난 속에서 부산행 KTX 열차에 올라탄 이들의 생존의 향한 사투를 그린다. 좀비를 소재로 ‘사이비’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첫 실사 영화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 국민 호감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칸영화제 초청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좀비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긴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극 후반부 호불호가 갈리는 신파 코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배우의 연기력 논란도 불거졌고, 개봉 전 유료시사회로 인한 변칙개봉 논란도 발목을 잡는듯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국내 극장가에서 좀비는 그리 외면 받은 존재가 아니었다. ‘월드워Z’ ‘메이즈러너2:스코치 트라이얼’ 등 좀비가 등장하지만 흥행을 거둔 영화가 종종 있었기 때문. 여기에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라는 공포심과 현실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좀비는 비주류’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천만영화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영화가 잘나가자, 변칙개봉 논란도 잠잠해졌다.
● ‘인천상륙작전’ 중장년층 노린 국뽕 영화 아니죠 ‘인천상륙작전’은 5,000:1의 성공확률로 전쟁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 액션 영화다. 맥아더 지시로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 국제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리암 니슨),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의 첩보전을 담아냈다. 여기에 진세연, 정준호, 박철민, 김병옥, 김선아, 김영애, 박성웅, 추성훈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앞서 ‘연평해전’ ‘명량’은 애국심 마케팅으로 흥행을 노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극동의 근현대사를 그려낸 ‘국제시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천상륙작전’도 이른바 ‘애국주의’ ‘국뽕’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장년층이나 즐겨볼 영화라는 손가락질은 물론이고 ‘인천상륙작전’을 향한 평단의 혹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은 전쟁보다는 인천상륙작전 뒤 숨은 영웅들을 내세워 긴장감 넘치는 첩보전을 완성, 기존 전쟁영화와는 차별화를 뒀다. 또한 애국심을 강요하는 연출 대신 실화와 최대한 가깝게 만들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관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는 평이다. 여기에 CGV리서치센터를 통한 실제관람객 연령분포 조사 결과 중장년층이 아닌 20대가 ‘인천상륙작전’을 가장 많이 관람한 것으로 조사됐고, 평단 혹평과 달리 실제 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결국 ‘인천상륙작전’은 손익분기점 470만 명을 넘어설 수 있었다.
● ‘덕혜옹주’ 여성 원톱 영화는 안 된다? 손예진 인생연기 통했다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손예진/아역 김소현)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이 덕혜옹주를 연기하며 박해일이 덕혜옹주를 고국으로 데려가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 윤제문은 친일파 이완용의 수하 한택수 역, 라미란이 덕혜옹주 곁을 지키는 궁녀이자 동무 복순 역, 정상훈이 김장한의 동료 독립운동가 복동, 백윤식이 고종황제 역, 박주미가 덕혜옹주 친모 양귀인을 연기한다.
‘덕혜옹주’는 제작, 투자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작품.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던 것은 6~7년 전이었다. 하지만 투자 단계에서 여성 원톱 영화라는 점과 일제강점기 배경으로 인해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손예진이 일찌감치 캐스팅을 확정 지었지만, 덕혜옹주가 타이틀롤이기에 남자 배우 캐스팅도 쉽진 않았다. 이 때문에 손예진은 부족한 완성도를 채우기 위해 직접 10억 원을 제작비로 투자하기도. 그러나 개봉을 앞두고는 역사왜곡 의혹이 불거졌다. 그렇게 ‘덕혜옹주’는 주저앉는 듯 했다.
그러나 ‘덕혜옹주’에는 충무로에서 흥행과 연기력을 갖춘 독보적 배우로 통하는 손예진이 있었다. 영화 공개와 함께 손예진의 인생연기에 대한 극찬이 쏟아진 것. 실존인물을 연기하는데 있어서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렸다는 손예진. 그 부담감은 오롯이 열연 그 이상의 연기력으로 ‘덕혜옹주’에 담겼고, 평단과 관객 모두가 호평을 보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도 주목 받았다. 또한 덕혜옹주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설정 대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인간 덕혜옹주에 주목하며 역사왜곡 의혹에 있어서도 논란을 빗겨갈 수 있었다. 이에 ‘덕혜옹주’는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이뤄내며 1위에 올랐다.
이렇듯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가 한국영화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일엔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주연 ‘터널’(감독 김성훈), 수애 오연서 오달수 주연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이 동시 개봉한다. 과연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까? 아직 여름 흥행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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