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으로 좀비를 1,000만 주인공으로 만든 연상호 감독이 차기작에선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논현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1,100만 돌파 기념 및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감독 연상호/제작 스튜디오 다다쇼) 개봉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차기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서울역’으로 좀비를 계속 봐서 그런지 이제 앞으로 좀비 영화는 당분간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며 “대신 차기작은 염력을 다루는 초능력자가 주인공인 실사 영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크로니클’ ‘핸콕’ ‘앤트맨’ 같은 영화가 될 것이다. 초능력자가 주인공으로 어둡지 않고 밝은 분위기의 블랙코미디로 만들 계획이다”며 “한국에선 블랙코미디가 흥행하기 쉽지 않은데,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차기작을 고민하던 중 어떤 것이 좋을까 싶었는데, 예전에 구상했던 ‘염력’이 좋다는 의견이 많아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 ‘사이비’(2013)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은 밝은 이야기를 다룬다는 편견을 깨고, 사회 비판적이며 암울한 현실을 담아내 호평 받았다. 하지만 ‘사이비’는 2만2,501명, ‘돼지의 왕’은 1만9,896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두 작품을 합쳐도 전체 관객수는 4만2,397명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연상호 감독은 1,000만 감독이 될 수 있었을까? 연상호 감독은 앞서 호러 판타지 장르의 단편 애니메이션 ‘지옥’(2002)에 이어 단편 ‘서울역 좀비’라는 작품을 구상했다. 하지만 무산됐고, 이후 ‘돼지의 왕’ ‘사이비’에 이어 차기작을 구상하던 중 ‘서울역 좀비’를 장편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이에 ‘사이비’를 배급했던 투자배급사 NEW에서 연상호 감독을 눈여겨보고 ‘서울역 좀비’를 실사 영화로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다. 이미 ‘서울역 좀비’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연상호 감독은 차라리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 열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떠냐고 제시했고, NEW는 이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 했다.
2002년 상명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스튜디오 다다쇼를 설립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애니메이션 영화를 내놓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은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는 안 된다는 의견에도 소신을 꺾지 않고 작업에 매달렸다. 이에 해외서 그 능력을 먼저 알아보기 시작했고, 수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은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국내서도 주목하게 됐다. 끊임없이 달려온 결과, 연상호 감독은 좀비의 창궐이라는 재난 상황에 처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함께 제작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 ‘부산행’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첫 공개되자 외신 호평이 쏟아졌다. 이는 국내 관객들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부산행’은 지난 8월17일 정식개봉 29일 만에 1,100만 관객수를 돌파했다. 이 날은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의 개봉일이기도 하다.
늘 편견과 싸우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연상호 감독. 모두가 우려했던 좀비로 1,000만 감독이라는 영예의 수식어를 얻어낸 그는 이제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초능력자 주인공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그것도 밝은 분위기의 블랙코미디로 말이다. 과연 연상호 감독의 마법은 이번에도 통할까?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염력’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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