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감독 기용, 스포츠 예능의 재해석

지상파가 택한 집단 응원 포맷, 안정적 흥행 유도

스타 감독 예능의 딜레마는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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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나율기자]“스포츠 예능이 흥행하려면 무엇보다 ‘진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진짜는 승부욕과 진정성에서 비롯됩니다.”(채널A ‘야구여왕’ 제작진)

제작진의 말처럼, 최근 방송가는 ‘진정성’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김연경·서장훈·박세리 등 각 종목의 레전드 선수들이 이번에는 감독으로 돌아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 SBS ‘열혈농구단’, 채널A ‘야구여왕’까지, 올가을 방송가는 앞다퉈 ‘감독 예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흐름을 예고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작 스포츠 예능들 공통으로 ‘은퇴한 스타 선수’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개인 기량이나 경기력 중심의 기존 스포츠 예능과 달리, 감독의 리더십과 팀 성장 서사를 드라마처럼 담아내려는 시도가 특징이다.

각 종목의 스타 선수들은 예능 서사에 흡수됐다. 단순히 경기력과 개인 기량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가 된다. 이제 시청자들은 ‘경기 결과’가 아닌, 스타 감독이 어떤 리더십으로 팀을 조직하고 성장하는 데 주목한다.

그러나 스포츠 예능 붐이 곧장 새로운 전성시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골때녀’(골 때리는 그녀들)의 성공 이후 쏟아지는 유사 포맷은 단기적 흥행에 유리하지만, 연출 과잉이나 판정 논란 같은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스타 감독 예능은 지금 방송가가 찾은 가장 안전한 카드이자, 동시에 진정성 훼손의 리스크를 갖고 있는 양날의 검이다.

스포츠 스타의 감독 변신, 예능의 새 무기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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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예능은 오랫동안 ‘경기력’과 스타 플레이어의 ‘개인기량’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최근 스포츠 예능은 감독의 카리스마와 팀 성장 서사 자체를 드라마처럼 풀어내는 방식으로 변주를 줘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단순한 경기 중계를 넘어, 리더십과 조직 운영을 관찰할 수 있는 관찰 예능적 성격도 지닌다.

작품들은 감독의 카리스마와 팀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드라마적 서사로 변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중계가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과정을 관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구조다. 스타 감독의 훈련 방식, 팀 운영 방식, 선수들과의 갈등과 조율 등은 카메라를 통해 기록되며, 기존의 경기 중심 예능을 넘어선 또 다른 예능의 틀로 자리 잡는다.

특히 은퇴한 스타를 감독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뚜렷하다. 선수 시절 쌓아온 팬덤과 경기력은 자연스럽게 신뢰감을 형성하고, 팀을 이끄는 과정 자체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김연경의 ‘배구’, 서장훈의 ‘농구’, 박세리의 ‘야구’는 서로 다른 맥락에 놓여 있지만, 감독이라는 위치는 ‘성공한 스타 선수가 후배와 팀을 이끈다’는 매력을 부각한다. 이는 개별 종목을 넘어, ‘리더십 드라마’라는 예능의 장르적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야구여왕’ 제작진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도전 정신과 승부욕이 분명한 스타 감독일수록 예능의 진정성이 살아난다. 이는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는다”라고 말했다.

레전드의 도전과 성장, 예능의 진정성으로

사진제공=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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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예능이 쏟아지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가장 큰 배경은 SBS ‘골때녀’(골 때리는그녀들)의 흥행이다. 여성 스포츠와 감독 서사의 결합이 대중적 성공을 거두자, 방송가는 즉각 ‘감독’이라는 소재의 확장에 나섰다.

OTT가 아닌 지상파에서만 구현되는 장점도 존재한다. OTT의 스포츠 예능이 단발성 기획에 머물며 현장성이 약화되는 반면, 지상파는 주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겨냥해 집단 응원과 경쟁 구도를 기반으로 한 현장성에 집중한다. 다 함께 응원이 어려운 OTT 콘텐츠와 달리, 지상파 스포츠 예능은 시청자가 매주 팀의 서사를 따라가며 응원하도록 유도해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한다. 이는 관찰·연애·리얼리티 장르로 포화한 예능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인 셈이다.

‘야구여왕’ 제작진은 선수와 감독 모두 낯선 영역에 함께 뛰어든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작진은 “각자의 종목에서 레전드였지만,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선출들에게 역시 진취적인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시련과 성장의 드라마는 큰 몰입감을 자아낼 거로 기대된다. 이러한 서사에 녹아 있는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와닿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 감독 포맷, 재미와 진정성 사이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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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포츠 예능의 약점은 명확하다. 시청자 몰입을 위해 갈등 서사를 과도하게 강조하거나 연출이 지나치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골때녀’는 최근 경기 도중 심판의 일방적 편파 판정과 제작진의 경기 결과 편집 의혹으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이는 리얼리티와 예능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또 스타 감독 포맷이 반복될 경우, 소모는 빠르게 진행된다. 감독의 카리스마와 언더독의 성장 서사는 강력한 서사지만, 동일한 구도가 여러 종목에서 동시에 소비되면 시청자가 피로감을 느낄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스포츠가 예능적 재미로만 소비될 때다. 스포츠는 본질적으로 경기의 긴장감과 공정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가 편집·갈등 확대 등 예능적 장치를 만나 종목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 감독 예능은 흥행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스포츠를 단순한 시청률 수단으로 소비할 경우 반복되는 소재 사용과 상업화라는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경기와 선수의 본질적 가치보다 오락적 장치가 강조될 때, 스포츠 자체의 진정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