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잘자요 아가씨’ 저작권 가로채기 피해

중국, 한국과 저작권 등록 방식 구조 차이 有..제도적 공백 틈타 무단 유통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등 여전히 예능 표절도 심각

음저협 “정부 차원에서 中정부에 항의 표명 및 제도적 대응 해야”

다나카(김경욱)/사진=헤럴드POP DB
다나카(김경욱)/사진=헤럴드POP DB

[헤럴드POP=박서현기자] “중국인들은 저작권 인식이 부족한데, 죄의식없이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안일함이 가장 큰 문제다.”(서경덕 교수)

부캐릭터 ‘다나카’로 활발히 활동 중인 코미디언 김경욱이 중국에 음원 저작권을 도둑 맞았다.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대중 및 문화산업계의 불안함과 큰 숙제가 잔존한다.

최근 중국 음원업체가 김경욱이 닛몰캐쉬와 함께 발매한 곡 ‘잘자요 아가씨’ 음원을 허가 받지 않고 무단 편곡해 SNS(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메타(Meta) 플랫폼에 신규등록하면서 원곡 소유권이 강제 이전되는 일이 벌어졌다.

김경욱은 현재 음원 유통사에 연락해 상황을 해결한 상태다. 그러나 무단 편곡돼 만들어진 노래 ‘晩安大小姐’(완안 따샤오지에)가 아직 인스타그램에 등록돼 있어, 언제든 다시 원곡이 차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헤럴드POP의 취재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했고, 관련 제재나 정책도 미비한 실정”이라며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틈타 일부 중국 음반사들이 K팝의 인기를 악용해 유명 곡을 무단으로 유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현상황을 분석했다.

2021년에 이어 또..음원 저작권 침해, 왜 반복되나

아이유, 윤하/사진=헤럴드POP DB
아이유, 윤하/사진=헤럴드POP DB

김경욱은 “동일한 문제점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아티스트들이 저작권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의 말대로 중국 음반사들이 한국 곡을 번안곡 형태로 재등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도 중국 음반사들이 한국 곡을 불법으로 등록해 저작권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중국 음반사들은 아이유, 지오디(god), 브라운아이즈, 토이, 다비치, 이승철, 윤하 등 국내 대표 가수들의 곡을 무단 편곡하고, 아티스트명과 앨범명까지 중국어로 바꿔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들은 해당 번안곡을 메타(Meta) 플랫폼에 자신들의 이름으로 먼저 등록하며, 유통 과정에서 ‘선등록’이 인정된 중국 측 계정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중국 음반사가 유튜브에 먼저 업로드했다는 이유로 국내 가수들의 원곡이 차단되고, 수익 역시 중국 측으로 귀속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국과 중국의 저작권 등록 방식에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음원 등록시 ISRC(녹음 코드)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편곡만 해도 다른 작품으로 인식이 된다. 하지만 원작자의 승인 없이 저작물을 리메이크하고 등록하는 것은 엄연히 도둑질이다. 무엇보다 같은 피해가 번복됐다는 점도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헤럴드POP에 “중국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훔쳐가면서도 죄의식 없이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안일함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치, 한복, 중추절까지 한국이 문화를 뺐어갔다고 주장하는 사례들을 보면, 한국 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한국으로 이동하는 데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며 “결국 이러한 표절과 왜곡은 그들이 느끼는 일종의 반작용, 즉 문화적 반로(反露)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나지 않는 K콘텐츠 표절·침해 전쟁

tvN ‘윤식당2’, SBS ‘런닝맨’, MBC ‘복면가왕’ 포스터
tvN ‘윤식당2’, SBS ‘런닝맨’, MBC ‘복면가왕’ 포스터

과거부터 한국 콘텐츠의 해외 표절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 배치를 기점으로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 콘텐츠 수입량을 자국 콘텐츠의 30%로 비공식적 제한했다. 이에 한국 예능을 사던 중국 방송사들은 엄격하게 국가의 제한을 받게 됐고, 그 결과 중국은 오히려 전보다 더 당당히 인기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베껴 제작하는 방식을 행했다. 이로 인해 SBS ‘런닝맨’, ‘영재발굴단’, ‘판타스틱 듀오’, MBC ‘무한도전’, JTBC ‘효리네 민박’, ‘팬텀싱어’, tvN ‘삼시세끼’, ‘윤식당’ 등이 그대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최근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표절이 큰 논란이 됐다. 전세계적으로 히트 친 ‘흑백요리사’를 베낀 중국판 ‘一饭封神’(이판펑션)은 유명 요리사 16명과 신인 84명이 요리 경연을 펼치고 검은 옷과 흰 옷으로 나눈 조리 콘셉트, 세트 구성, 카메라 연출까지 유사하다. 중국어 자막만 아니라면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중국 예능 ‘이판펑션’ 포스터(왼쪽),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포스터(오른쪽)/사진=텐센트비디오-넷플릭스 제공
중국 예능 ‘이판펑션’ 포스터(왼쪽),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포스터(오른쪽)/사진=텐센트비디오-넷플릭스 제공

이 문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거론됐다. 김교흥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흑백요리사’ 제작비가 100억이 넘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 창작물을 아무 대가 없이 표절하는 것은 산업 침탈이자 문화 약탈”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4 해외 한류콘텐츠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해외 K콘텐츠 불법유통량은 4억 1400만 건에 달했다. 같은 해 해외 한류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는 전체 게시물 수 중 한류콘텐츠 게시물의 비중은 17.5%로 전년대비(15.4%) 2.1%p 증가했다. 또한 2023~2024년 사이 공개됐던 한류콘텐츠의 불법유통량은 총 1억 3800건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국 등에서 벌어지는 지적재산권(IP) 침해는 단순한 저작권 침해를 넘어 국가 이미지와 산업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한 프로그램의 성공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시대에 눈 뜨고 코 베이듯 저작권 침해를 당한다는 것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손실이다.

저작권 침해 악순환, 뿌리 뽑으려면

사단법인 한국음작저작권협회/사진=음저협 제공
사단법인 한국음작저작권협회/사진=음저협 제공

저작권 침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경덕 교수는 “기업에서 (피해를)해결하는데는 굉장히 큰 어려움이 따른다. 사례들을 통해 문체부에서 중국에 잘못된 부분에 대해 어필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음저협 관계자 또한 헤럴드POP에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저작재산권 침해뿐만이 아니라 저작인격권 및 저작인접권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협회가 직접 제재를 가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협회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의 이사국으로서 해당 문제를 국제 저작권 단체와 공유하고 있으며, 중국 측과의 상호관리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침해 방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저작권보호원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정부 차원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표명 및 제도적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능에 이어 음원까지 표절 피해가 잇따르는 요즘, 음저협은 창작자의 인격권 침해를 막기 위해 회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법률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실제 침해가 발생한 글로벌 플랫폼을 상대로 모니터링 결과를 전달하는 등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