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조희수 역 이유미 인터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김민지 기자] “희수는 연약하지만 강한 느낌이 있죠. 그 느낌을 감독님이 저와 비슷하다고 보신 것 같아요.”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작품에서 이유미는 한때 촉망받는 동화 작가였지만, 남편의 반복되는 폭력에 시달리며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희수’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희수는 남편에게 가정 폭력을 숱하게 당하며 지칠 대로 지친 인물의 모습을 표현한다. 그런 점에서 이유미가 생각한 희수는 ‘무채색 인물’이라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유미는 “캐릭터 분석 전에 많은 상상을 하는 편인데, 감독님과도 이야기해 본 결과 ‘무채색’ 느낌이 희수를 떠올리게 했다”며 “희수가 과거에 다양한 색이 있던 친구였다면, 그 색이 남편의 폭력으로 현재는 다 빠져있는 이미지로 설정했다”는 연기의 주안점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이정림 감독은 이유미가 연기하는 ‘희수’를 보기 위해 직접 시가 적힌 손편지를 써서 전했다고 하는데, 그 시는 미국 시인 폴레트 켈리가 쓴 시(詩)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I got flowers today)’다.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결혼기념일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제 목을 졸랐어요/ 악몽 같았어요/ 하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왜냐면 오늘 나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해당 시의 구절은 드라마 속 희수가 말하는 것과 같았고, 이는 이유미가 희수로서 연기하는 자신감으로 다가갔다.

그렇다면 이정림 감독은 이유미에게서 어떤 희수의 모습을 본 걸까. 이유미가 말하길 “감독님께서 희수는 연약하지만 강한 느낌이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 또한 연약해 보이고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내적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희수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보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희수라는 캐릭터를 하면서 희수가 현재는 무채색이지만, 색이 있었을 때 얼마나 강했을지를 알고, 반대로 지금 무채색이기 때문에 이후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도 느껴 그런 점들이 이 캐릭터의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정 폭력이라는 민감한 작품 특성상 촬영할 때 감정 소모도 컸을 터. 따라서 이유미는 철저히 캐릭터와 자신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현장에서 내내 희수인 채로 있다 보면 이유미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분리를 하는 게 스스로에게도, 희수를 표현하는 데도 제일 건강한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카메라 앞에서만 희수로 있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체중이 빠지는 감정들의 연속이었기 때문. 이유미는 “원래 제 기본 몸무게가 41~2kg인데 촬영 들어갈 때 36~37kg 왔다 갔다 하게 만들었다”며 “밥을 굶은 것도 아니고 건강하게 식단하고 그냥 배고플 틈도 없이 최대한 많이 잤는데, 촬영할 때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어차피 잘 먹지 못해서 자연스레 더 빠진 것 같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희수로서 연기할 땐 늘 무언가에 억압됨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이유미는 “희수로서 진표의 큰 집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이곳이 얼마나 공허한지에 대해서 많이 느끼려고 했다”며 “모든 신이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그중에서 진표의 머리를 스노우볼로 내리칠 때의 순간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만 읽었을 때는 (스노우볼로 내려친 후) 시원하겠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감정이 있었는데 희한하게 연기하는 순간에는 해방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알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해방이 아닌 절규 같은 느낌으로도 느껴졌고, 그 신을 찍을 때 제일 에너지 방출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유미는 “전혀 해방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진표가) ‘미안해라는 한마디라도 하고 죽지’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속 희수를 연기하며 자신도 단단해졌다고 말하는 이유미다. 그는 “무채색인 자신의 색을 희수가 예전과는 또 다른 색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으로 성장했다 생각한다”며 “남편과의 사건도 그렇고, 친구의 상처도 보고, 여러모로 새로운 색을 얻어가면서 단단하게 성장해 나간다는 느낌을 받아 저도 같이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팝인터뷰②]에서 계속‥)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