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티빙·웨이브, 넷플릭스 맞서기 위해 이례적 협업

국내 OTT 시장, 스포츠 독점 중계로 MAU 성과..리스크는?

“넷플릭스 자본력과 경쟁 불가능..제작비 낮추고 다양한 콘텐츠 증가해야”

디즈니+·티빙·웨이브
디즈니+·티빙·웨이브

[헤럴드POP=박서현기자]디즈니+·티빙·웨이브가 넷플릭스라는 대항마를 넘어서고자 국내 OTT 생태계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

통계분석기업 코리안클릭 기준 지난해 하락세였던 넷플릭스의 월평균이용자수(MAU)가 올해 들어 급증하면서 지난 10월 1천 4백만 명을 넘어섰다. 티빙·웨이브·디즈니+를 합해도 1천 2백만 명으로 넷플릭스에 못 미치는 만큼, 이번 결합은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를 의식한듯 최근 디즈니+와 티빙은 양사 플랫폼은 물론 웨이브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번들 상품의 출시를 알렸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와 합병 과정에 있는 로컬 OTT 티빙·웨이브가 손 잡은 것은 국경을 넘은 협력으로,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디즈니+·티빙·웨이브의 협업, 기대에 미치는 성과 얻을까

3사 플랫폼은 이번 협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티빙과 웨이브의 강력한 K-콘텐츠와 디즈니의 프리미엄 콘텐츠가 결합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합리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김소연 디즈니코리아 대표는 “본 파트너십이 한국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요금 인하 ▶콘텐츠 접근성 확대 등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큰 성과는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는 ▶여전히 높은 통합 요금제의 가격 ▶SBS의 넷플릭스 공급 및 웨이브 공급 중단 ▶티빙과 웨이브의 경쟁력 있는 독점 콘텐츠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시장의 흐름 크게 뒤바꿀만한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전했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역시 이번 3자 결합 이용권 출시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분간 넷플릭스의 강세는 시장에서 유지될 것이다. 최소한 3차 결합상품은 현재 경쟁 구도의 유지에 도움을 줄 것이며, 지속적인 성장은 합리적인 콘텐츠 투자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시장으로 눈 돌린 국내 OTT들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사진=티빙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사진=티빙

넷플릭스가 꽉잡고 있는 OTT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들은 살 길을 찾고자 고군분투해왔다. 쿠팡플레이는 일찍이 스포츠로 눈길을 돌려 스포츠 패스라는 선택형 부가 서비스를 시행했고, 이에 걸맞는 서비스 퀄리티로 ‘유료 중계’가 주는 시청자들의 심리적인 벽을 허무는데 성공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쿠팡플레이의 10월 국내 월평균이용자수(MAU)가 넷플릭스(1504만명)에 이어 795만명으로 2위에 오른 것이 그 방증이다.

티빙 역시 KBO 야구 온라인 독점 생중계로 이용자 증가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티빙은 이번달 2026년 만료되는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계약 관련 차기 계약에 대한 우선협상을 타결,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맞아 향후에도 구독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게 됐다.

2025 LoL KeSPA CUP
2025 LoL KeSPA CUP

디즈니+도 후발주자로 합류한다.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와 2025 KeSPA CUP과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콘텐츠의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디즈니+는 올 7월과 8월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 대구FC의 경기를 독점 라이브 스트리밍한 것에 이어, 본격적으로 스포츠 중계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e스포츠 중계로 새로운 시청자층 확보 및 차별화와 광고수익을 기대한 새 시도다.

메조미디어가 지난해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53%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듯, OTT 플랫폼들의 스포츠 중계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도 골프, 테니스, 권투, NFL(미국풋볼리그), 프로레슬링에 이어 MLB(미국프로야구리그)까지 중계권을 확보했다.

유건식 교수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TV 드라마나 영화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반면, 스포츠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OTT의 중요한 콘텐츠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경쟁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장기적인 면에선 언제까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CJ ENM만 해도 KBO와의 계약을 위해 2024∼2026년 3년 총액 1350억 원을 태웠으며, 이번 우선협상에서도 높은 규모로 계약이 체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이상원 교수는 “이 경우에는 스포츠 중계권에 공동투자 전략도 모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결책을 내놨다.

‘다양성’이 무기인 넷플릭스의 독주 막으려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흑백요리사2’, ‘피지컬 아시아’ 포스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흑백요리사2’, ‘피지컬 아시아’ 포스터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이상에 진출해 3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콘텐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경쟁우위를 확보했고, 작품성과 경쟁력을 갖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다양성’이라는 무기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압도적으로 높은 구독자수를 유지 중인 넷플릭스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국내 OTT 플랫폼들은 일부 통합을 고려하고 실시간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하려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를 추격할 현실 전략은 뭘까.

이상원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FAST 플랫폼이나 타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면서 간접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다양한 결합상품을 실험적으로 시도하고, 콘텐츠 유통의 다각화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건식 교수는“현 시점에서 넷플릭스의 자본력과 경쟁하는 것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며 “한국 시장의 규모에 맞도록 제작비를 낮추고 다양성 있는 콘텐츠를 증가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작가, 배우, 감독 등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초기 비용을 낮추고 성공하면 인센티브로 가져가는 제작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K-콘텐츠의 성장은 지속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