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때는 촌스러움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단어 '아재'. 한국의 중년 남성을 통칭하는 아저씨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전세가 역전됐다.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요즘 예능의 핵심이다. 게다가 영화까지 등장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사로잡은 마성의 아재들을 정리했다. 촌스럽다고 놀리지 말자. 지금은 '아재시대'다.
◆ '삼시세끼' 유해진 - 아재개그 끝판왕
배우 유해진은 '아재개그'로 tvN '삼시세끼'를 이끈다. 얼핏 들으면 80년대 유머 사전식 농담 같기도 한 그의 말장난은 처음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한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물고 늘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유해진의 맹활약이 가장 잘 드러난 건 '삼시세끼' 지난 19일 방송분이다. 이날 유해진은 '볶은밥을 '복근밥'으로 바꿔 말하거나, 랩 서바이벌 '쇼 미 더 머니'를 패러디한 '삼시 더 머니'란 콩트를 활용해 멤버들의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특히 래핑에 자주 등장하는 문장인 'you know what I'm saying'을 "우리가 남"으로 변환시킨 재치가 돋보였다.
◆ '1박2일' 하태권 - "아 그래요?"
전 국가대표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하태권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심상치 않은 '아재력'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방송분에서 그는 '아재 올림픽' 게스트로 출연했다. 여홍철, 이영표, 한준희, 최병철 등 내로라하는 아재들 중에서도 그의 활약은 최고였다.
특히나 하태권은 신조어인 'ㅇㄱㄹㅇ(이거레알)'을 맞추라는 질문에 '아, 그래요?'라는 획기적인(?) 답을 내놓아, 보는 이들을 웃게 했다. 또한 그는 '유리가 속한 그룹은?'이란 질문에 소녀시대 대신 쿨이라고 답해, 모두를 뒤로 넘어가게 했다.
◆ '냉부해' 안정환, 아재력 만렙 예능 신생아
최근 '아재력'으로 예능을 평정한 또 다른 주인공은 안정환이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인 그는 세련된 외모와는 다른, 구수한 말과 행동으로 올 상반기 예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안정환의 제2의 전성기는 그가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안정환. 하지만 축구선수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김성주가 옆에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 지난 2월 프로그램에 합류한 뒤 출연한 게스트 최지우를 향해 "술꾼이다"라며 넉살을 떨 수 있었던 것 역시 김성주와의 호흡이 있었기 때문.
최근에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엄마가 뭐길래'에서도 안정환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방송에서 그는 아들 리환이가 코를 파고 있자 "너 그러면 안 돼. 공산당 나와. 땅굴 파서"라 말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 이를 보던 아내 이혜원은 "어휴 옛날 사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 '올레', 제주로 간 아재들의 오춘기
급기야 다시 사춘기가 찾아온 아재들의 방황을 담은 영화도 등장했다.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다. 주인공은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사법고시 패스만을 13년째 기다리는 고시생 수탁(박희순), 그리고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이다.
'올레'는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무책임한 일상탈출을 그린 작품이다. 중년의 위기를 맞이한 남자들을 다루며, 3인 3색의 '아재파탈'을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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