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충무로가 여배우에 박하다는 건 꽤 오래된 이야기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을 사로잡은 언니들이 있었다. '굿바이 싱글' 김혜수의 선전을 시작으로 손예진이 '덕혜옹주'로 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박지영이 '범죄의 여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목마르면 직접 우물을 파는 그들의 활약을 정리했다.

영화 '굿바이 싱글' 스틸 / 쇼박스 제공
영화 '굿바이 싱글' 스틸 / 쇼박스 제공

◆ 1번 타자- '굿바이 싱글' 김혜수

언니들의 스크린 점령기 첫 주자는 김혜수였다. 그는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을 내놓았다. 지난 6월 개봉한 이 영화는 대한민국 대표 독거 스타 고주연(김혜수)이 남자친구의 배신에 충격받아 진짜 가족을 만들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임신 스캔들이다.

데뷔 30년 차인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에서 처음으로 여배우를 연기했다. 당차고 똑 부러지는 그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철없고 맑은 뇌(?)의 소유자다. 여배우라는 직군에 대한 '셀프 디스'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가 보인다. 유사가족의 탄생, 미혼모를 향한 편견에 대한 일침 등이다. 김혜수가 '굿바이 싱글'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굿바이 싱글'의 손익분기점은 150만 명이다. 최종적으로는 국내 누적 관객수 210만8130명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덕혜옹주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덕혜옹주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2번 타자- '덕혜옹주' 손예진 김혜수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손예진이다. 그는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로 성수기 대작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실 '덕혜옹주'를 향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경쟁작인 '인천상륙작전' '터널' 등에 스포트라이트가 더 쏠려있던 탓이다. 또한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오랜 흥행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법. '덕혜옹주'는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손예진은 '덕혜옹주'에서 인생 연기를 펼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덕혜에 완벽하게 빙의했다.

결국 24일 기준 '덕혜옹주'는 누적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가 확실시 됐다. 손익분기점인 350만 명을 가볍게 돌파한 수치다.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제공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 / 콘텐츠 판다 제공

◆ 3번 타자- '범죄의 여왕' 박지영

김혜수와 손예진의 뒤를 잇는 건 박지영이다. 그는 영화 '범죄의 여왕'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한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범죄의 여왕'의 총 제작비는 4억으로, 블록버스터는 아니다. 하지만 화려한 치장보단 탄탄한 내구성에 중점을 둔 영화다.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이 상당하다. 박지영은 베일에 싸인 고시원을 휘저으며 셜록 홈즈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특이한 점은 미경의 무기가 최첨단 무기나 치밀한 계략이 아닌, 모정과 집밥이라는 것. 두 딸의 엄마인 박지영의 실제 얼굴이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낯선 이에게도 '나 누구 엄마야'라며 살갑게 말을 거는 미경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마성의 여인이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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