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어도어와 법적 분쟁 1년만 복귀

다니엘 퇴출·민지 복귀 미정으로 완전체 무산

1년 공백 채우려면..신뢰와 이미지 회복이 우선

뉴진스/사진=헤럴드뮤즈 DB
뉴진스/사진=헤럴드뮤즈 DB

[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이제는 ‘민희진이 만든 뉴진스’가 아닌 ‘뉴진스 그 자체’로 대중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1년 전 당당하게 어도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뉴진스는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복귀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대가로 1년이라는 시간을 송두리째 날린 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K팝 음악 시장에서 1년의 공백은 크다. 특히 데뷔곡 ‘어텐션’부터 ‘하입보이’ ‘슈퍼 샤이’ ‘버블검’ ‘디토’ 등 내는 곡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이들은 데뷔 2년만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아이돌의 수명을 고려하면, 가장 빛날 시기에 스스로 노를 내려놓은 선택을 한 것이다.

익명의 가요계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뉴진스라는 브랜드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데뷔 직후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다시 만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뉴진스가 공백기를 보내는 동안 베이비몬스터, 아일릿 등 대형 신인들이 빠르게 성장했고, 민희진 전 대표와의 결별은 뉴진스가 지녔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흔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거치며 5인조였던 뉴진스는 4인조로 재편됐다. 아직 멤버 민지의 어도어 복귀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3인조가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처럼 위기에 봉착한 뉴진스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 있을까.

어도어로 복귀한 뉴진스, 잃어버린 1년

다니엘, 민지/사진=헤럴드뮤즈 DB
다니엘, 민지/사진=헤럴드뮤즈 DB

지난해 11월 어도어는 공식 입장을 통해 해린, 혜인의 복귀를 알렸다. 지난 2024년 11월 28일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독자행보에 나선지 정확히 1년여 만이다.

몇 시간 뒤 민지, 하니, 다니엘 또한 어도어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어도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세 멤버의 복귀 의사에 대해 진의를 확인하고 있다”며 면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어도어는 하니의 복귀 및 다니엘의 퇴출 소식을 알려 충격을 안겼다. 어도어는 “이번 분쟁 상황을 초래하고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다니엘 가족 1인과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지의 어도어 복귀 여부도 미정인 상황이라, 뉴진스는 데뷔 3년 6개월만 5인조에서 3인조가 될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완전체 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팬덤은 구독자 4억명 이상을 지닌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의 SNS 등지에 다니엘이 어도어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MrBeastSaveNewJenas’ 등의 해시태그를 남겼다. 이에 미스터비스트는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뉴진스와 어도어의 분쟁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잡음을 일으켰던 ‘팀 버니즈’로 인해 여론은 싸늘해진 상태다. 독자행보 선언 초반만 해도 다수의 대중에 응원을 받았던 뉴진스는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아쉬운 대응을 하며 반감을 키웠고, 끝내 독이 됐다.

앞으로 뉴진스가 넘어야 할 산은?

뉴진스/사진=사진공동취재단
뉴진스/사진=사진공동취재단

1년 만에 돌아온 뉴진스는 이전과는 다른, 한층 냉랭해진 반응 속에서 복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대학원 문화산업예술학과 김정섭 교수는 “그간 쌓아온 팬덤과 음악적 성취, 퍼포먼스 역량이 견고하다”며 뉴진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충분한 정비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다 성숙하고 세련된, 완성도 높은 음악을 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성공적인 재기를 위해서는 결국 결과물로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성공 요인으로 Y2K 감성과 장르 믹스를 결합한 독특한 기획을 꼽아왔던 만큼, 이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행보의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가요계 관계자는 “하이브와의 법적 분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광고나 협찬에서도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봤다.

다만 완전히 비관적인 전망만은 아니다. 그는 “‘Ditto’, ‘OMG’ 등을 통해 이미 증명된 대중성과 글로벌 팬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명확한 전략과 결과물만 갖춰진다면,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신뢰와 이미지 회복이 중요하다. 김정섭 교수는 뉴진스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으로 이를 꼽았다. 그는 “이미지 회복의 출발점은 팬들 앞에서의 진솔한 태도”라며 “기획사는 관리 책임에 대해, 멤버들은 그간의 혼란과 신뢰를 저버린 부분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이브와 뉴진스는 본질적으로 동업자 관계”라며 “사소한 문제들이 증폭되며 여기까지 왔지만, 결국 신뢰 훼손에서 비롯된 갈등”이라고 짚으며 “불만이 있더라도 결정은 결정대로 수용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팬들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요계 관계자 역시 “지난 1년간 뉴진스는 음악보다 법적 공방과 갈등의 당사자로 소비되며 피로감이 누적됐다”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묵묵히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 구성 변화도 피할 수 없는 변수다. 김정섭 교수는 “멤버 구성 역시 줄어든 인원으로 갈지, 추가 보완을 할지는 기획사와 멤버들이 충분히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짚었고, 관계자는 “이제는 ‘민희진이 만든 뉴진스’가 아니라 ‘뉴진스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할 시점”이라며 “기존에 쌓아온 뉴트로 감성의 브랜드를 유지하되, 새로운 프로듀서·스태프와의 시너지를 통해 음악적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뉴진스..경계해야 할 것들

뉴진스/사진=헤럴드뮤즈 DB
뉴진스/사진=헤럴드뮤즈 DB

김정섭 교수는 조급한 봉합과 불완전한 복귀를 가장 경계해야 할 선택으로 꼽았다. 그는 “마지못해 계약을 유지하거나, 불화의 여지를 남긴 채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방식은 가장 위험하다”며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권력 대 권력의 싸움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K팝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빠른 성공 이후 권력화되는 구조다. 지속성 없는 성공은 결국 신뢰 붕괴로 이어진다”며 “이번 사태는 뉴진스뿐 아니라 K팝 산업 전반에 중요한 교훈이다. 사업의 본질은 신뢰이며, 갈등은 그때그때 투명하게 소통하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요계 관계자도 “멤버 간 비교나 편 가르기 여론이 형성되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더 이상 논란이 아닌 음악으로만 소통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뉴진스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뉴진스는 어떤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설까. 그 선택이 잃어버린 1년 전 영광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