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컴백쇼, 3월 21일 광화문서 개최

190개국 동시 생중계 넷플릭스… 광고 수익 ‘잭팟’ 노려

구름 인파 속 문화유산 보호 ‘비상’… 행사의 성패 가를 핵심 과제로

방탄소년단/사진=헤럴드뮤즈 DB
방탄소년단/사진=헤럴드뮤즈 DB

[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 조선의 정궁 앞, 21세기 ‘K-팝 황제’가 돌아온다. 오는 3월 21일, 방탄소년단(BTS)이 광화문 광장에서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귀환을 선언한다. 역사가 숨 쉬는 길 위를 보랏빛으로 물들일 이들의 행보는 단순한 컴백을 넘어선 하나의 ‘현상’이 될 전망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이번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의 전 세계 생중계를 전격 발표했다. 빅히트 뮤직은 헤럴드뮤즈에 “글로벌 음악팬들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발매를 축하하고 여기에 담긴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 글로벌 OTT사와 함께하게 됐다”라며 “이번 공연은 새로운 형태의 컴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 190여 개국, 3억 명의 넷플릭스 유저를 정조준한다. 2023년 라이브 스트리밍 도입 이후 한국발(發) 메가 이벤트 콘텐츠가 실시간 송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와 BTS의 협업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콘텐츠는 하이브, 송출은 넷플릭스… K-팝 ‘글로벌 유통판’ 새로 짠다

사진 출처=빅히트 뮤직
사진 출처=빅히트 뮤직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번 협업을 “넷플릭스의 라이브 전략과 BTS의 글로벌 영향력이 맞물린 상징적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헤럴드뮤즈에 “넷플릭스는 이미 실시간 중계의 파급력을 충분히 경험한 플랫폼”이라며 “2023년 크리스 록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시작으로, PGA 넷플릭스 컵,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 테니스 경기 ‘넷플릭스 슬램’, 마이크 타이슨 복귀전, NFL 크리스마스 경기 등 대형 라이브 이벤트를 잇달아 선보여왔다”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BTS 컴백쇼는 한국에서 열리는 첫 넷플릭스 라이브 이벤트로, 향후 K팝과 글로벌 생중계 확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전 세계 BTS 팬덤을 겨냥한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가입자 확대와 동시에 상당한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브의 선택 배경에 대해서는 ‘글로벌 유통력’이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유 교수는 “하이브는 코로나 시기 ‘방방콘 21’에서 동시 접속자 270만 명을 기록했지만, 넷플릭스는 3억 명 이상의 글로벌 가입자와 함께 2024년 타이슨 경기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6,500만 명을 경험한 플랫폼”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글로벌 생중계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가 해외 가입자 기반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하이브로서는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한국 OTT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낸다”라고 짚었다. 다만 “정부 지원이 투입되는 대형 행사인 만큼, 국내 OTT가 해외 플랫폼과 협력해 공동 중계에 나서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K팝 공연 생중계는 유튜브와 아티스트 자체 플랫폼을 중심으로 유통됐다. 그러나 이번 협업을 계기로 K팝 콘텐츠 유통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교수는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글로벌 라이브 공연, 특히 BTS나 블랙핑크 급 아티스트의 무대는 넷플릭스를 주요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라며 “K팝 공연 생중계의 중심축이 유튜브와 자체 플랫폼에서 글로벌 OTT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보랏빛 물결 뒤에 가려진 숙제… ‘최고의 컴백’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

방탄소년단 컴백쇼/사진 출처 = 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컴백쇼/사진 출처 = 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의 광화문광장 컴백쇼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이다. 서울의 심장부이자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광화문광장에서 특정 아티스트가 단독 공연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빅히트뮤직은 헤럴드뮤즈에 “신보 ‘ARIRANG’(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의 출발점과 정체성, 그리고 지금 이들이 전하고 싶은 감정을 담은 앨범이다. ‘아리랑’이라는 단어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해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인 광화문에서 첫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며 “많은 분이 보내주신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장면은 이날 방탄소년단이 걷게 될 ‘왕의 길’이다. 이들은 경복궁 내부 근정문에서 출발해 흥례문,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왕의 길’을 걸어 나가는 연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대는 광화문 월대와 율곡로 위치를 고려할 때 광화문 광장 북측 육조마당 인근에 남쪽을 향해 설치된다.

그러나 이처럼 초대형 글로벌 이벤트가 국가 상징 공간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기대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K-컬처의 눈부신 정점’이 될지, 혹은 ‘도박’이 될지는 결국 현장의 안전 관리와 문화유산 보호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왕의 길’ 행진 구간은 경복궁 내부 핵심 유적지다. 초대형 이벤트 특성상 일반 장비 외에도 크레인 등 중장비와 대규모 스태프가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문화유산에 훼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인파 관리 역시 최대 변수다. 무료 공연으로 진행되는 데다, 음악과 미디어를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 그리고 도시 경관과 어우러지는 설치 연출이 서울 곳곳에서 펼쳐져 이를 관람하기 위해 관광객과 시민이 몰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현장의 안전 관리 대책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경찰은 무대가 설치될 광화문 북측 광장을 기점으로 숭례문 일대까지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경찰특공대를 전진 배치해 테러 예방 및 폭발물 점검 등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가동한다. 컴백쇼까지 한 달여 남은 시점임에도 이례적인 ‘총력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과연 3월의 광화문은 삼엄한 통제와 뜨거운 열기 사이에서 ‘K-컬처의 눈부신 정점’을 찍을 수 있을까. 글로벌 축제의 서막을 알릴 광화문이 안전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K-팝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