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 / 이지숙 기자
배우 차승원 / 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차승원(46)이 달라졌다. 신뢰받는 배우를 지나 이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꾼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시 삼청동 모처에서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제작 시네마서비스)에 출연한 차승원의 홍보 인터뷰가 진행됐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차승원이 고산자 김정호 역,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 김인권이 조각장이 바우 역, 남지현이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연기한다.

특히 차승원은 위인으로만 여겨졌던 김정호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끌어냈다. 지도에 미쳐 팔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어딘지 허술한 김정호는 색다른 해석이다.

하지만 실제 차승원과 김정호는 거리가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그는 한 가정의 자상한 아버지다. 그리고 배우로서도 성공했다. 열심히 달려서 일군,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다.

그런데 차승원은 요즘 혼자 술을 마시고 밥을 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 단란하고 화기애애한 자리도 좋지만,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고독한 시간이 소중하단다.

"혼자 맥주 마시는 게 즐겁다. 여러 명이서 먹으면 내 생각이 내 생각이 아닐 때가 있다. 다섯 명 정도 모이면 누군가 두드러지는 이를 쫓아가게 되고, 그의 말에 동조하게 되지 않나. 거기에 재미있어하지 않으면 내가 처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차승원은 최근 열풍인 '혼술'과 '혼밥'을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럿이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혼자 먹는다는 걸 폐쇄적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라고 강조했다.

tvN '삼시세끼' 스틸
tvN '삼시세끼' 스틸

역설적이게도 차승원은 최근 tvN '삼시세끼'에서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차줌마'(차승원+아줌마)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유해진과 손호준, 남주혁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먹인다. 함께 하는 식탁이 어울리는 그가 말하는 '혼자 먹기'라니.

"시청자들이 '삼시세끼'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구조적 여건이 안 되니 그렇지 않을까. 여럿이 먹는 게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가족문화는 농경사회에서 정착을 하면서 생긴 게 아니냐. 그건 정말 좋다. 하지만 남의 선택에 대해 비난하지는 말자는 뜻이다."

타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차승원. 실제로 요즘 그는 인생의 목표를 남이 싫어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로 잡았다.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걸 인정하고 바라봐 주는 것. 그게 상대방을 좋아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차승원은 "남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길 바란다. 물리적 이해가 아니라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걸 잘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라며 "요즘 같이 각박하고 척박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지 않으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피해가 오니까"라고 했다.

배우 차승원 / 이지숙 기자
배우 차승원 / 이지숙 기자

그렇다고 해서 차승원이 "이제부터 착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선언하는 건 아니다. 최근 연기 외에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나갈지를 고민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그가 다작을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야 배우 아닌 인간 차승원이 보인다.

"연기야 원래 내 직업이니까. 1년에 몇 편씩 찍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내가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을 원한다. 제조업같이 찍어내듯 하긴 싫다. 그냥 그럴 시기가 된 거다. 나이와 세월이 자연스럽게 가르쳐 줬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