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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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누가 그의 연기에 의문을 가질까.

1981년 데뷔한 최민식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로 불린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통해 한국 대표 배우로 우뚝 섰다. <올드보이>에서 복수에 굶주린 오대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것.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연기 인생에서 다시 그때의 오대수를 소환하는 말들이 종종 나오고 있다. <맨 끝줄 소년>의 허문오에서 자극에 홀려 결국 자신의 진짜 민낯을 마주하는 오대수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여전한 건 그의 압도적인 화면 장악력이다. 그가 연기하는 인물을 보다 보면 어느새 시청자는 그의 시선에서 극을 따라가게 되고, 마침내 이야기의 결론이 묻는 바에 스스로 돌이켜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과 인간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욕망, 이 굴절된 욕망이 얼마나 사람을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지를 이야기하니 좋았어요. 저는 왜 이런 게 좋은지 몰라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맨 끝줄 소년> 인터뷰에서 최민식은 이같이 말하며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작품을 좇게 된 이유를 넌지시 말했다.

작품의 흥망성쇠에 일희일비를 안 하게 된 지 오래라는 최민식은 “대단한 깨달음을 얻어서 그런 건 아니고, 환갑도 넘다 보니 ‘내가 이 작품을 하는 의미’가 중요해졌다”며 “신구 선생님도 계시고, 박건형 선생님, 故 이순재 선생님처럼 나도 나이 먹어가면서 앞으로 좋은 작품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정말 알차게 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흥행하면 좋죠. 그러나 스스로가 아주 더 이기적인 작업을 하자는 생각이다. 참 모순이긴 하지만, 관객과 대중이 중요한 요소인데 눈치를 보다 보면 허문오처럼 되더라.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저에게 의미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하자고 생각하는 요즘”이라고 고백했다.

최민식은 그런 의미에서 마음껏 인생과 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맨 끝줄 소년>이 좋았다고 연신 말했다. 그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 내가 이 작업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관객분들의 평가가 저에겐 절대적이진 않다. 그건 덤이다. 천만영화도 해보고, 진짜 바닥 친 영화도 해봤는데, 결국엔 제 만족이더라. 결국 남는 건 나의 만족과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민식은 <쉬리>로 도약했을 무렵, 영화 <친구>가 아닌 관객 수 45만명을 동원한 <파이란>을 선택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최민식은 “정말 씁쓸하지만 전 <파이란>을 정말 사랑한다. 저는 그런 영화가 좋다”며 “극장 영화라는 게 비즈니스와 예술적인 게 혼재된 존재라, 모든 게 흥행할 순 없어서 배우로서는 ‘내가 이런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했구나’ 싶은 작품에 끌린다”고 말했다.

<맨 끝줄 소년>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처럼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신나게 써야 한다는 것. 최민식은 그런 의미에서 극장 팬서비스도 신나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코로나 후 영화계가 우울하지 않았나. 그야말로 앵벌이 하듯 한명의 관객을 위해서 노력했다. 그래서 주변에서 욕 많이 먹었다. ‘이상한 모자 쓰고 그러면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냐’며 볼멘소리도 들었는데 전 좋았다”며 오랜만에 꽉 찬 극장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민식은 한국 영화가 가장 찬란했던 시대에 활약했던 배우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르네상스 시대라는 말이 맞다. 나라에서도 영화를 위한 판을 깔아줬고, 대기업에서 투자를 해주는 등 덕분에 그때 영화 감독들이 봄날에 강물 깨고 올라온 개구리처럼 다양한 색을 갖고 나와서 각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돼 있었던 군사정권을 지나 저를 비롯해 경구, 강호 등 배우들은 그때 감사히 연기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민식은 이기적이기를 택했다. 그는 “예전엔 동료 감독이 시사회 하면 감독 배우 전부 몰려가 보고 포장마차 같은 곳 가서 아침까지 술 먹고 서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요즘 그런 게 사라졌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느낀 건 결국 ‘이기적인 작업을 하자’는 거다. 스스로 작품에 충실하게 임하고 작품을 단단하게 만들면 관객이 극장을 찾을 거고 그 좋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민식은 여전히 연기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영화와 연기를 ‘부부’라고 빗대어 표현하면 부부싸움 한 적은 많다. 그런데 이혼은 안 하는 것처럼, 저와 영화는 아직 사랑이 끝나지 않은 사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향한 사랑을 담은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전편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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