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작정하고 웃기니 당해낼 재간이 있나. 배우 유해진(46)이 '럭키'로 1년 만에 스크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장기인 코믹 연기는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4일 오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가 언론시사회로 베일을 벗었다. 성공률 100% 완벽 카리스마 킬러 형욱(유해진)이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이 목욕탕 키(Key)를 바꿔치기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유해진의 변신이 눈에 띈다. 극 중 그는 냉혹한 킬러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무명배우가 된 형욱 역을 맡았다.
사실 기억상실이란 소재는 그리 신선할 게 없다. 하지만 유해진은 이 익숙한 설정을 노련하게 살려냈다. 그는 완벽하게 다른 두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해 보여준다. 농익은 연기 내공 덕분이다.
기억을 잃은 뒤 형욱의 눈빛은 순하디 순한데 칼을 쥔 기세는 위협적이다. 게다가 그럴 의도는 없었만 본능적인 자기 방어로 엄청난 무술 실력을 발휘한다. 이 부조화는 관객의 폭소로 이어진다. 유해진 역시 "냉철한 킬러일 때의 모습과 무명 액션 배우일 때의 모습, 그 두 가지가 함께 보일 때의 시너지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유해진은 그간 출연한 작품의 누적 관객 수만 1억 명이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감초 조연'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럭키'는 그가 자신만의 색깔로 러닝타임 113분을 빈틈없이 이끌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관객의 허파를 '들었다 놨다' '쥐었다 폈다' 한다.
'럭키'에는 유해진이 '타짜'에서 보여준 개성 강한 연기와 '전우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펼친 코믹 연기, '베테랑' '이끼' 등에서 보여준 진중한 모습 등이 모두 녹아있다. 배우로서 유해진의 역량을 한 작품에 모았다.
특히나 조윤희(리나)와 형성한 러브라인은 유해진이 멜로까지 가능했단 사실을 보여준다. 정작 그 자신은 "감사하고 죄송하다"라고 말하지만, 전혜빈 조윤희 등 두 명의 여배우와의 키스신 역시 새롭고 인상적이다.
미스터리, 액션, 느와르, 멜로까지.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은 유해진의 '럭키', 과연 그의 또 다른 흥행작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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