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수라'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엇갈린 관객 평가에 입을 열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영화 제작사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사나이픽처스를 언급한다. 창립작 '신세계'를 시작으로 '남자가 사랑할 때' '무뢰한' '검사외전' '대호' 그리고 지난달 28일 개봉해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까지. 사나이픽처스는 선 굵은 남자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왔다. 그리고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한 작품은 '무뢰한' '대호' 두 편이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캐스팅에 '비트' '태양은 없다'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아수라'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서 레드카펫을 밟으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이어 MBC '무한도전'에 배우들이 출연하며 화제성 면에서도 동시기 경쟁작을 압도했다. 그 결과 '아수라'는 개봉 첫날 4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가진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는 "'아수라' 개봉일에 술을 마시고 뻗어 있다가 아침에 문자를 받았다. 정말 놀랄 노자다. 청불영화 오프닝 신기록이라니,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아무래도 배우들 덕분이 아닌가 싶다. 개봉일이 문화의 날인 것도 있었고, '무한도전' 출연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아수라'를 여러번 봤다는 한재덕 대표는 "영화를 볼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볼 때 굉장히 좋았다. 개봉 버전보다 조금 더 긴 버전이 있었는데, 영화 보고나서 빨리 나가서 소주 마시고 싶고, 담배 피우고 싶더라. 그런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편집이나 음악이나 사운드나 이런 걸 체크하기 위해서 시사를 하는 건데 나 스스로 영화를 감상하고 있더라. 이러면 안 되는데 싶었다. 볼 때마다 다른 것들이 보이긴 하는데, 만들고 싶은 영화를 김성수 감독과 함께 만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론 되게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수라'는 개봉과 함께 관객 반응이 엇갈렸다. 영화에 대한 비판 의견도 쏟아졌다. 이에 한재덕 대표는 "일단 정을 둘 캐릭터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며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여가나 오락인데, '아수라'는 다크하잖나. '이게 말이 돼?' 하는 분도 있을 거다. 하지만 세상엔 더한 폭력들이 있다. 취향의 문제이긴 한데 슈퍼 히어로가 나와서 다 때려잡는 영화보다는 추락하는 히어로를 어릴 때부터 동경했었다. 그게 더 있어 보이더라. 누굴 위해서 산화한다던가 하는 건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잖나"라고 반박했다.
"한도경(정우성)이란 남자는 형사가 아니더라도 이 사회에 되게 많이 있는 인물이다. 김성수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중년 남자의 그림자와 속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져 있다. 우리도 다 후지게 살잖나. 근사하게 사는 사람이 어디있나. 대부분이 후지다. 영화를 보는 관객도 언젠가 영화 속 인물들의 나이가 될 거다. 그 나이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시스템 속에 녹아들게 되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고,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하게 된다. 주인공처럼 그렇게 극단적이진 않지만 말이다. '아수라'는 어차피 영화니까.(웃음) 되돌리고 싶은데 그럴 순 없는 불쌍한 중년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왜 저렇게 싸우지? 저렇게 안 싸우고 조금 덜 욕심내면 이러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듯 하다. 안쓰러운 남자들 이야기니까."
한재덕 대표는 충무로 제작자 대부분이 회의적으로 바라봤던 '아수라'를 선뜻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한 대표는 "문선모(주지훈)가 도경 말을 듣고 박성배(황정민) 밑으로 들어갔는데, 자기도 모르게 어찌됐건 범죄를 저지르게 되잖나. 그러니 대놓고 도경을 탓하기도 뭐하고, 그러다 마지막엔 '다 너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며 "어릴 때 '귀여운 여인' 같은 근사한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밖에 나오면 세상이 한심해보이고 '나는 왜 그렇게 안 될까? 난 왜 돈도 없나' 싶었다. 그래서 극장 밖을 나서는 게 싫기도 했다. 때론 어둡고 무서운 영화를 보면 '세상은 안전하구나' 싶었다. 때문에 '아수라' 같은 영화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재덕 대표는 어떻게 김성수 감독과 연이 닿았을까? 한 대표는 "김성수 감독 작품의 조수로 참여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팬이었다"고 김성수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무사' 오프닝을 보고나서 입이 안 다물어졌다. '태양은 없다'는 청춘영화의 상징이잖나. 그 영화보다 잘 찍은 청춘영화가 아직 없다고 본다. '무사'도 그때 당시에 장쯔이도 그렇고, 정우성도 그렇고 그런 도전을 했다는 건 높이 산다. 지금도 그런 도전을 할 수 있는 이가 없다. 그래서 더 김성수 감독의 팬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면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10년 전쯤에 우연히 인사를 한 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김성수 감독이 '감기'를 찍을 때 쯤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다고, 내가 도와드릴 수 있다고 드립을 쳤다.(웃음) 그래서 같이 하게 됐다. 감독님이 나를 점지해준 것이다. 어린 PD가 조금 하는 것 같으니까 어린 애 보듯 날 선택한 거지."
"김성수 감독의 모든 면들이 되게 좋았다"는 한재덕 대표는 "김성수 감독이 우리 사무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좋다. 방은 다르지만 한쪽엔 오승욱 감독, 한쪽엔 김성수 감독이 있다. 그들이 계속 함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친한 형들이고 인생 선배다. 되게 많이 배웠다. 김성수 감독 얼굴을 보면 그냥 좋다.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이유 없이 좋은 사람이다"고 전했다. 한재덕 대표는 자신의 성공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난 운이 좋다. 다 얻어걸린 것"이라며 "단점이 있다면, 게으르단 거다. 또 얼굴에 그런 것들이 티가 난다. 단점이 너무 많다. 모든 작품이 다 흥행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재덕 대표는 충무로 의리맨으로 통한다. "예전엔 친화력이 있는 것 같았는데 사실 그렇지도 않다. 사람 만나는 게 협소하다. 누구한테 전화도 먼저 못하고 소극적이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어떤 면에서 보면 의리는 있으려고 노력한다. 애쓴다. 그리고 솔직해야겠다고 말이다"고 말하는 한재덕 대표였다.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 인터뷰★☆★☆
[팝인터뷰①]한재덕 대표 "'아수라' 호불호? 슈퍼히어로보단 현실적" [팝인터뷰②]사나이픽처스는 어떻게 충무로 대세가 됐을까
[팝인터뷰③]'아수라' 제작자 "정우성, 이대로 죽어도 좋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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