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부산, 성선해 기자] 배우 윤여정(70)이 부산을 찾았다. 솔직한 입담으로 관객과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 - 더 보이는 인터뷰 '윤여정'이 8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진행됐다.
윤여정은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다. 여기 오기 전 부산에 태풍이 왔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빨리 피해를 복구하시길 바란다"라며 부산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요즘 내 관심사"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윤여정은 올해 데뷔 50년을 맞았다. 그간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작 '죽여주는 여자'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맡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노인 안락사와 조력자 살인 역시 소재 중 하나다.
윤여정은 "내 나이가 70세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여러가지 조사도 해봤는데 결론이 없다. 아름답게 죽을 수는 없는 것 같다"라며 '죽여주는 여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윤여정은 통념을 깨는 역에 늘 도전했다. '화녀'를 시작으로 '에미'(1985)에서는 처절한 복수에 나선 엄마를, '바람난 가족'(2003)에서는 자유분방한 할머니를, '여배우들'(2009)에서는 60대 여배우의 삶을 보여줬다. '돈의 맛'(2012)에서는 재벌가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백금옥 역을 맡았다.
또한 지난 6일 개봉한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에서는 종로 탑골공원의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해 호평받았다. 나이를 의식하기 보단 도전을 택하는 그는 뼛속까지 배우다.
◆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는 말, 이젠 이해된다"
윤여정은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죽고 싶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자기가 살던 공간에서 자기가 하던 일을 조금이라도 하다가 죽기를 원한다고 한다. 요즘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라고 했다.
또 윤여정은 "일하는대까지 일하다가 나도 죽고 싶다. 그건 그때가 되어봐야 알 것 같다"라며 힘이 닿는 한 배우로 살다 가고 싶다고 했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윤여정은 "늘 주인공일 수는 없다. 주인공이었다가 엄마였다가 할머니가 될 때도 있다"라며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봤다.
이어 "다들 (주인공에서) 내려올 때 괴로워한다. 하지만 나는 가리지 않고 했다. 자존심 때문에 안 한다고 한 적이 없었다. 그럴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주인공 조연 구분 안하고 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비싸지는 날 온다"
윤여정은 "어릴 때 탄 상은 내가 잘해서 받은 건 줄 알았다. 나이가 들어서 보니 운이더라. 그건 수학문제가 아니다. 나랑 경쟁한 후보들이 똑같이 잘한 거다. 내가 운이 좋았던 거다"라며 "상은 큰 의미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걸 알게 됐다"라고 겸손하게 자신의 50년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돈을 따지지 말고 하라. 그러면 여러분의 진가를 다들 알게 되는 날이 온다. 그럼 비싸지는 거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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