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부산, 이소담 기자]1년 만에 김태리의 삶이 바뀌었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다. 부산의 밤은 김태리 덕에 빛났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에서 하녀 숙희 역을 맡은 김태리가 배우로는 처음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참석했다. ‘아가씨’ 해외 개봉 때문에 자리를 비운 박찬욱 감독과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로 인해 두문분출하고 있는 김민희의 빈자리를 채운 김태리였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 숙희(김태리),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으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김태리는 지난 7일과 8일, ‘아가씨’ GV(관객과의 대화)에 두 차례 참석해 ‘아가씨’의 사실상 마지막 국내 상영을 더욱 뜻 깊게 만들었다. “아마도 ‘아가씨’ GV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김태리는 관객이 아닌 배우로 참석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1년 전과 가장 달랐던 점은 내가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달려 나가지 않았단 점이다. 아직 바다를 못 밟았다. 돌아가기 전에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배우로 와서 정말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고 남다른 기분을 공개했다. '아가씨'에서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 받은 김태리는 “영화는 흐름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뒤죽박죽으로 찍는다. 그래서 계속 시나리오를 보면서 순서를 익히려고 노력했다. 그 흐름대로 집중하려 했다”고 집중력에 답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특히 김태리는 "하정우 선배가 연기를 할 때 많이 놀랐다. 같이 연기하면서 보는데, 얼마나 철저하고 예민하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연기하는지 느꼈다. 하정우 선배의 다른 작품을 보며 되게 편하게 연기한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같이 해보니 놀랍더라. 역시 편하게 하는 연기는 없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김태리에게도 ‘아가씨’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 성격과 유쾌함 그리고 강한 오기로 뭉친 김태리는 하녀 숙희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게 표현해냈다. 박찬욱 감독이 극찬한 이유도 바로 그 것.
그 덕에 김태리는 지난 7일 있었던 제25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아가씨’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맛봤다. 영화 ‘검은 사제들’ 박소담, ‘곡성’ 김환희를 제치고 얻어낸 트로피라 더욱 의미가 깊다. 김태리는 “대학생 때 이맘때쯤 부산을 방문했었다.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과거를 미화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가씨' 준비 과정과 촬영 현장 기억들은 다 행복하고 그리움으로 치환됐다. 분명히 그 안에 있었던 많은 고민들과 나름의 싸움들을 붙들고 앞으로도 걸어나가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아가씨’는 지난해 6월15일 크랭크인한 뒤 같은 해 10월31일 촬영을 마쳤다. 불과 1년 만에 이름도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 배우에서 충무로가 사랑하는 신예로 발돋움한 김태리. 그런 김태리의 위상답게 ‘아가씨’ GV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려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관객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김태리의 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귀를 기울였다.
김태리는 ‘아가씨’ GV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말했지만, 아마도 먼 훗날 김태리 회고전이 열리는 그 날이 온다면 또 한번 ‘아가씨’ GV가 열리지 않을까. 부산영화제의 별로 우뚝 선 김태리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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