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부산, 이소담 기자]이병헌, 손예진, 와타나베 켄마저 없었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어쩔 뻔 했나.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개막식과 함께 막을 올렸다. 태풍 차바 피해로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비프빌리지 무대가 파손돼 야외무대인사와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행사가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로 변경되자 예년보다 열기는 더욱 줄어든 모습이었다. 여기에 영화계 보이콧으로 인해 출품작이 줄고, 영화인들 또한 불참을 결정하면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는 톱스타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 가운데 개막 이틀째를 맞이한 지난 7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그나마 이병헌과 손예진, 일본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의 참석으로 인해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해 배우 유아인이 영화 ‘베테랑’ ‘사도’ 인기에 힘입어 해운대 비프빌리지를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채우며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과 비교하면 소박한 열기였지만 말이다. 이날 이병헌은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 - 더 보이는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섰다. 이병헌을 보기 위해 한국과 일본 팬들이 몰렸고, 이병헌은 이에 화답하듯 진솔한 이야기들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채웠다.

특히 이병헌은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는 내게 배우가 되라고 하셨다. 나 역시 내 아들 준후가 영화가 뭔지 알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면 그렇게 말할 것 같다”며 배우란 직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부산을 찾은 손예진은 역대급 인생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받은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GV에 참석해 직접 관객을 만났다. 손예진은 “다양한 캐릭터를 그간 연기했다. 그렇지만 해소보다는 응축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비밀은 없다'는 껍데기를 벗은 것 같더라. 해방감이 있었다. '비밀은 없다'는 내게는 특별한 작품이다. 이 자리에 많이 사랑해주신 분들이 오신 것 같아서 뭉클하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병헌 손예진은 같은 날 오후 진행된 제25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내부자들’과 ‘비밀은 없다’로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행사와는 또 다른 시상식 패션으로 부산을 달군 이병헌 손예진이었다. 여기에 ‘인셉션’ ‘배트맨 비긴즈’ 등의 할리우드 작품에도 출연해 국내외서 인지도가 높은 일본의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은 재일교포 3세인 이상일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영화 ‘분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기도 했던 와타나베 켄은 이상일 감독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와타나베 켄은 “어려움 속에서 영화제가 열리게 돼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영화를 부산에서 상영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태풍 소식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일본에서 여러 뉴스를 접했다. 피해가 크면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을 했다. 그렇게 걱정을 했었지만 부산에 도착하니, 스태프들이 철야작업을 하면서 무너진 무대를 복구하는 걸 보면서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 영화제를 계속 개최하겠다는 뜨거운 마음을 보며 나 또한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전한 와타나베 켄이었다.

한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