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부산, 이소담 기자]김기덕 감독의 '그물'은 왜 전작과는 다를까.
김기덕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그물'(감독 김기덕/제작 김기덕필름) 인터뷰를 갖고 과거 작품보다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묘사를 자제한 이유를 밝혔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한 경게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 철우(류승범)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그린다. 류승범과 김기덕 감독이 만났으며, 이원근 김영민 등이 출연한다. 김기덕 감독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앞서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김기덕 감독은 "국내 개봉은 안했지만 지난해 '스톱'이란 영화에서 후쿠시마 원전 이야기를 다룬 적 있다. '악어' '나쁜 남자' 등은 한 인간에 대한 욕망,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인간을 사계절에 비유했다. 그땐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 때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여유가 있어서 인간 개인의 내면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기덕 감독은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실제 사건도 있고, 남북문제가 지속되고 긴장이 있잖나. 안심하고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정서를 안 만들어준 거다. 불안과 공포가 느껴지더라. 그래서 자연히 의식이 되고 고민이 되더라. 후쿠시마 원전 이야기도 작년에 혼자 가서 찍고 왔고, 이번에 남북문제도 이야기했는데, 내 영화 주제가 이것으로 고착되진 않을 것 같다. 다른 시나리오엔 전혀 다른 나의 고민과 원형적인 인간성에 대해 다룬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 원형적 질문을 해야겠단 생각도 한다"는 김기덕 감독은 "개인적 감정으로 한국 정치가 누군가는 나쁘고, 착하다고 그러는데 나를 포함한 인간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런 과정이 인류를 지속하게 해왔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지속될까 고민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앞서 영화 '뫼비우스'가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지만, 이번 '그물'은 이례적으로 15세이상관람가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난 오히려 '뫼비우스'가 15세관람가였으면 좋겠고, '그물'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금이었으면 좋겠다"며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문제제기를 할까 생각도 했다"고 말해 의아함을 안겼다.
김기덕 감독은 "도덕과 윤리적 측면에서 '이런 건 안 된다' 그렇게 말하는데 오히려 '뫼비우스'를 15세의 청소년이 봐야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면 '그물'은 이데올로기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념적으로 혼란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연 그들에게 체제의 공포를 안겨주는 것이 맞는가 싶더라. 개인적 윤리적 욕망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정직하지 않느냐 싶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문제 제기 자체가 홍보가 될까봐 관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덕 감독은 "'그물'이 15세관람가로 분류돼서 그렇다면 성과 폭력에는 잣대가 냉정한데 체제와 이념에는 왜 관용적인가 생각을 해봤다. 어떻게 보면 남북문제 역시 심각한 고민이었을 것 같단 생각에 15세 이상의 청소년도 이 문제를 접하란 뜻이 아니었나 싶다. 또 전쟁세대의 자식이 만든 이야기를 넓은 방향으로 보고 접근하고 이해하란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물'은 지난 6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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