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내리는 빗속에서도 환호와 웃음꽃이 피었다. DJ의 목소리와 청취자의 사연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어쩌면 가장 감성적인 미디어 채널이라 할 수 있는 '라디오.' 보이지도 않고 자극성 없는 라디오가 곧 사라질 거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전히 라디오는 다양한 연령층에 사랑받는 친숙한 매체였다.
7일 상암문화광장에서는 2016 DMC 페스티벌 '라디오 DJ 콘서트 스탠드 바이 미 (Stand by Me)'가 관객들과 만났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굿모닝 FM 노홍철입니다'의 메인 DJ인 배철수, 노홍철이 진행을 담당했고, MBC 라디오의 얼굴인 양희은, 김태원, 지석진, 이루마, 강타, 테이, 박정아, 샤이니 종현 등이 DJ들이 총출동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발걸음을 포기한 이들도 있었지만, 라디오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얇은 우비를 입고 추위를 이겨내며 자리를 지켰다.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27년간 라디오를 진행해 온 배철수와 시끄럽지만 에너지 넘치는 아침을 선사하는 노홍철. 두 사람의 등장으로 객석은 단숨에 뜨거워졌다.
두 MC는 비 내리는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들에 대한 걱정과 감사의 마음을 가장 먼저 전했다. "비 내리는 가운데 참석해 준 여러분 최고"라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열정을 불어넣어준 노홍철의 말에 배철수는 "여러분이 입은 우비가 색색으로 예쁜 꽃 같다"고 표현하며 관객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이지만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 속 이야기에도 우리의 사연이 녹아있었다.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의 '링 마이 벨(Ring My Bell)'과 '불타는 금요일'의 열광적인 무대는 추위에 떨던 관객들의 몸을 뜨겁게 했다. '꿈꾸는 라디오' DJ 테이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을비 내리는 밤을 더욱 감성적으로 이끌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달빛낙원' DJ 박정아와 '두시의 데이트' DJ 지석진이 '이별 이야기'를 함께 부르는 깜짝 무대를 선보였다. 뒷 모습을 노래하던 지석진을 보며 객석에서는 '누구냐'며 수군거렸고, 지석진의 얼굴이 공개된 순간 웃음이 터지며 환호했다.
이어진 공연은 '골든디스크' DJ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였다.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을 연주한 뒤 라디오 DJ를 맡고 있는 감동에 대해 짧은 소감을 전한 이루마는 '' DJ 김태원이 속한 밴드 부활과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며 한층 더 풍성한 무대를 선사했다. 대세 래퍼 비와이는 '더 타임 고즈 온(The Time Goes on)'으로 넓은 무대를 오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데이 데이(Day Day)' 무대에서는 샤이니의 종현이 깜짝 출연했다. 종현은 "비와이를 좋아한다. 무대 위에서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푸른밤 종현입니다' DJ 종현이 속한 그룹 샤이니의 '원 오브 원(1 of 1)' 무대를 끝으로 1부가 마무리됐다. 힙합과 발라드, 피아노와 밴드의 연주, 랩과 댄스 등 예측 불가한 출연진과 무대는 관객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라디오의 매력은 사연이 소개되고,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이외에도 다양한 노래를 듣는 것에 있다. 계절, 그날의 날씨와 분위기, 그리고 청취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음악을 선곡하는 DJ(Disc Jockey). DJ의 성향과 센스에 따라 들을 수 있는 노래도 변하기 때문에 라디오 프로그램별 팬층이 형성된다. 수많은 음악을 들어온 '라디오 애청자' DJ콘서트 관객들은 힙합이 들려오면 손을 들고 흔들며 리듬을 즐겼고, 발라드 음악에는 고개를 까딱이며 음악과 하나가 됐다. 어떤 음악도 즐기는 훈훈한 분위기는 어느덧 무대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며 진정한 축제로 거듭났다.
'정오의 희망곡' DJ 김신영과 옥상달빛의 깜찍한 무대로 2부의 막이 열렸다. 김신영과 옥상달빛은 절친한 사이임을 드러내며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산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철수의 "송중기랑 살래, 김신영이랑 살래?" 질문에 옥상달빛은 지체없이 "송중기"를 외쳤고, 이에 토라진 김신영 또한 "나는 안재홍이랑 살겠다"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8년만에 '별이 빛나는 밤에'로 한국 활동을 시작한 강타는 솔로 데뷔곡 '북극성'을 열창했다. "25대 별밤지기 강타"라고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건넨 강타는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모를 것 같은데..."라며 '북극성'을 설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H.O.T. 팬이었음을 밝히며 그간 데뷔 20주년 축하, 별밤에 사연 보내기 등 '별밤'과 H.O.T.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가수 윤하는 강타와 '럭키(Lucky)'를 듀엣으로 부르며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윤하는 "나는 성덕"이라며 연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윤하는 양희은과 직설적인 가사가 공감을 이끌어내는 '엄마가 딸에게'를 함께 부르며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 이날 양희은은 비를 맞아야 하는 돌출 무대에서 성시경과의 듀엣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 전 성시경의 "원래 돌출 무대에서 공연 예정이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하기 때문에 안쪽에서 불러야 할 것 같다"는 말에 관객들이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자, 양희은은 "조심히 걸어가면 된다. 나는 비 맞는 것을 좋아한다. 전에 뮤지컬 공연할 때 무대에서 떨어져 봤는데, 또 떨어지겠느냐"면서 성시경의 팔을 꼭 잡은 채 돌출 무대로 걸어 나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빗속에서 응원을 보낸 관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간 양희은의 모습에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보냈다.
대망의 마지막 무대는 전인권이 장식했다. '걱정말아요 그대'로 비가 그쳐가는 가을밤을 한층 더 차분하게 만든 전인권은 '행진'으로 마음속 불꽃을 지폈다. 앉아서 노래를 마친 전인권에게 다가온 배철수는 "내가 한 살 더 많은 것으로 안다. 선배 앞에서 이렇게 앉아있을 거냐"면서 카리스마 전인권을 단숨에 귀엽게 만들었다. 특유의 느린 말투로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전인권에게 노홍철 또한 "이미지가 노래할 때와 정말 다르다. 말씀하시는 순간 귀여워진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헤어짐을 고했다.
내리는 빗속에서 다양한 음악과 만나며 정신없이 흐른 90분의 시간은 전인권의 목소리로 듣는 '이매진(imagine)'으로 끝이났다. 이번 DJ콘서트는 사연을 적어야만 방청신청을 할 수 있었다. 엄마와 손을 잡고 온 꼬마부터 할머니와 함께 공연을 찾은 중학생, 그리고 외국인들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전연령대의 사람들이 DJ콘서트를 즐겼다. 2008년 한국에 와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는 한 중국인은 "항상 목소리만 듣다가 이렇게 DJ의 얼굴을 보니 신기한 기분"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2016 DMC 페스티벌 7일 차 공연 '라디오 DJ 콘서트 스탠드 바이 미 (Stand by Me)'는 8일 오후 3시 MBC TV를 통해 방송되며, 14일 오후 6시 MBC 라디오 FM4U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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