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 / 본사DB
배우 심은경 / 본사DB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심은경(23)의 트라우마는 '걷기왕'을 기점으로 사라질 수 있을까.

20일 개봉한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선천적 멀미 증후군 여고생 만복(심은경)이 경보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나 심은경의 변신을 주목할만하다. 그는 '걷기왕'에서 멀미 증후군이란 핸디캡을 가진 여고생 만복으로 등장한다. 모든 교통수단은 탑승하는 즉시 구토로 이어지기에 튼튼한 두 다리로 왕복 4시간 거리의 학교를 통학하는 씩씩한 소녀다.

지난 2004년 MBC 드라마 '단팥빵'으로 데뷔한 심은경은 벌써 배우 생활 13년 차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기에 아역 이미지가 강하다. 이를 의식한 심은경은 한동안 학생 역을 맡지 않았다. '걷기왕'은 그런 심은경을 설득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였다고.

이에 대해 심은경은 "학창시절 나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잃어버렸던 감수성을 많이 되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심은경은 크게 고민하기보단 캐릭터 그 자체에 집중했다. 만복의 자연스러운 매력에 방점을 두고 연기했다.

그래서일까. '걷기왕' 속 심은경의 얼굴엔 그늘이 없다. 매사에 꾸밈이 없고 해맑은 만복은 심은경의 13년 연기 인생 중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여기에 심은경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까지 더해졌다.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라 부를만 하다.

영화 '걷기왕' 스틸 / CGV 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걷기왕' 스틸 / CGV 아트하우스 제공

사실 '걷기왕'은 심은경에겐 정말 고마운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심은경은 유독 힘든 시간을 보냈다.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에 출연한 뒤 불거진 연기력 논란 때문이다. 극 중 심은경은 피아노 천재 설내일 역을 맡았다.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창성이 특징인 설내일은 4차원도 모자라 8차원에 가까운 엉뚱함이 포인트다. 하지만 심은경의 캐릭터 해석은 호불호가 갈렸다. 여기저기서 지적도 이어졌다.

심은경은 이를 슬럼프라 표현했다. 최근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배우 생활을 하면 당연히 그런 시기는 온다"라고 하면서도 "'내가 정말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걸까?' 혹은 '계속해도 되는 사람인가?'란 생각까지 갔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런 심은경에게 '걷기왕'은 초심을 되찾게 해준 계기다. 연기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게 한 작업이다. 또한 영화 '써니'(2011)와 '수상한 그녀'(2014)로 시작된 흥행에 대한 강박증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최연소 흥행퀸'이란 수식어의 무게를 내려놓고 연기를 하는 즐거움을 택한 심은경. 남은 건 관객의 평가다. 심은경의 초심 찾기 '걷기왕'. 과연 그가 '내일도 칸타빌레'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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