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심희섭(31), 쑥스러움이 많아 보이는 얼굴을 한 이 남자가 자신을 닮은 아날로그 멜로로 돌아왔다. 고원희와 함께한 '흔들리는 물결'이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흔들리는 물결'(감독 김진도/제작 비밀의 화원, 청년필름)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게 된 연우(심희섭)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나 '접속'의 따스한 감성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아날로그 감성의 '흔들리는 물결'은 반가움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빠르고 직설적인 표현이 미덕이 되는 시대에는 분명 낯선 이야기다. 올해 31세인 심희섭에게도 다소 이입하기 어려웠던 작품은 아닐까.
심희섭은 "사실 나도 직선적인 표현이 익숙한 세대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흔들리는 물결' 역시 매력이 분명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여백이 많은 이야기다. 그 사이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라며 생각할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영화들은 특유의 달콤함이 있다.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다. 반면 우리 영화는 소소하고 흘러가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보다 보면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하지만 때묻지 않고 순수한 것들을 다뤘다."
극 중 연우는 원희(고원희)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도 사랑하게 된다.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 소재이기에 최루성 멜로에 머물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든다. 하지만 '흔들리는 물결'은 감정 과잉을 지양하면서 최대한 담담하게 연우와 원희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린다. 이는 심희섭에게도 꽤 색다른 작업이었다고.
심희섭은 "사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캐릭터의 감정선 굴곡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움직임 자체도 미세하게 표현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우와 비슷한 경험은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밑거름 삼아 연기하진 않았다. 때문에 트라우마로 삶이 바뀐 연우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했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행동을 하고, 관계를 유지하는지 많이 상상했다."
사실 누구에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연우는 심희섭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는 "나 역시 내 스스로 감정을 감추는 성향이 있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사랑하고 있을 때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점이 연우와 닮았다고. "그 사람이 좋아하면 나도 행복하니까. 그런 모습이 보고 싶어서 용기를 내는 편인 것 같다."
심희섭은 "'흔들리는 물결'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서로를 지켜봐 주고 기다려주는 연인의 이야기에 가깝다"라며 담백한 멜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극적인 전개가 아니라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차분하게 보시다 보면 가까이 있어 익숙해진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영화의 주요 소재가 죽음인데, 거기에 대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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