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왜 유해진은 맞고, 차승원은 틀렸다는 평가를 받는 걸까?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진한 우정을 과시하며 국민호감 입지를 굳힌 차승원 유해진의 희비가 엇갈렸다. 유해진은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로 6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반면, 차승원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제작 시네마서비스)로 흥행 참패를 맛본 것.

지난 9월7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차승원과 강우석 감독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다. 차승원이 실존인물 김정호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도 화제였다. 그의 열연과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연출작이기에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손익분기점 320만 명에 한참 모자란 97만3,951명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반대로 지난 10월13일 개봉한 유해진 원톱 주연 영화 ‘럭키’는 코미디 영화 흥행 부진이란 징크스를 깨고 11월4일 6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스릴러, 액션, 범죄 영화로 가득 찬 스크린에 유일한 코미디 영화였던 ‘럭키’는 말 그대로 흥행 운까지 따라주며 원톱 유해진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차승원과 유해진의 운명이 엇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차승원, 유해진은 정극과 코미디 연기가 모두 가능한 배우로 평가 받고 있다. 배우 자체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차줌마’가 된 차승원과 ‘참바다 씨’ 유해진의 인기는 ‘삼시세끼’를 통해 더욱 높아졌다. 안티 없는 배우로도 유명한 두 사람이지만, 흥행은 쉽게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차승원은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실존인물인 김정호 역을 맡았는데, 이 점이 바로 패인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줌마’와 가상의 캐릭터가 아닌 실존인물 김정호 캐릭터와의 이미지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 상투를 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지도를 그리는 비주얼은 보기에도 시원했지만, 연기에서는 그리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차승원이다. 어설픈 아재개그는 극 무게감을 떨어트렸고, 오히려 김정호가 아닌 차승원만 생각나게 해 안 하느니만 못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유해진은 ‘럭키’에서 자신의 장기인 코믹연기를 십분 발휘했다. 아재개그로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나갔다. 어설픈 말장난도 없었다. 그저 84년생이라는 말만으로 웃음을 자아낸 유해진이다. 여기에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피나는 노력 끝에 지금의 자리에 선 유해진과 ‘럭키’에서 무명배우가 된 형욱의 모습은 비슷한 구석이 많아 더욱 친근하다. ‘유해진 같은 사람이 잘 돼야 한다’는 관객의 응원도 ‘럭키’ 흥행에 한 몫 단단히 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와 ‘럭키’는 모두 착한 영화다. 하지만 착하기만 하고 재미를 주지 못한다면 관객은 외면할 수밖에. 또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송강호 공유의 ‘밀정’이란 큰 경쟁자가 있었으나, ‘럭키’는 비수기 극장가에 개봉해 입소문으로 흥행했다. 흥행 실패와 성공이 어찌 전부 배우 탓 만이겠느냐마는 차승원의 선택과 유해진의 선택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단 것은 숫자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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