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그 누구도 이견 없는 완벽한 수상결과였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정재형) 주최 제36회 영평상 시상식이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정재형) 주최로 11월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배우 엄지원, 김성균이 사회를 맡았다.

올해로 36회를 맞은 영평상 시상식에서는 총 15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졌다. '밀정'(감독 김지운)이 최우수작품상과 음악상 2개 부문,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가 감독상과 여자연기상(손예진) 2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밀정’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김지운 감독은 “작품상을 한국에서 받은 건 처음이다. '밀정'이 최우수작품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침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왜 이렇게 작품상을 못 받을까, 그동안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서 그랬나? 덜 잔인하게 만들었더니 작품상을 받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지운 감독은 "올해의 영화는 과연 무엇일까 혼란스러울 때 영평상을 기준으로 영화를 찾아보곤 했다. 그런 영평상에서 '밀정'이 작품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조금 더 좋은 제작자가 되라는 의미로 알겠다. 그리고 다음엔 감독상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 옆에 이경미 감독이 상을 받았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말이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감독상을 수상한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는 개봉하기 무섭게 조용히 극장에서 내려왔다. 끝장이 났구나 생각할 때쯤, 여러 평론가들이 지지를 해주고 많은 글을 써줬다. 내게 있어서 이 상은 정말 특별한 상이다.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경미 감독은 “올해의 한국영화 10선을 보니 올해 유독 멋지고 훌륭한, 대단한 작품이 많이 나왔던데 내게 이 상을 줄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요즘 다양해진 여러 매체 안에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가 가진 건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 부분에 대한 응원과 지지라고 생각한다. ‘비밀은 없다’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여성은 끝까지 울지 않는,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 않는 강한 여성이었다. 배우 입장에선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를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손예진 씨. 그리고 여기엔 없지만 김주혁도 감사하다. 제작자에게도 감사드린다. 오늘 이 곳이 부모님이 결혼식을 올린 장소라고 한다.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비밀은 없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은 "극찬의 말씀 감사드린다. 내가 영화를 시작하고 처음 받은 상이 영평상 신인상이었다. 그때가 2002년이었다. 정말 예뻤을 때였다. 그땐 너무 어려서 영평상의 가치를 잘 알진 못했다. 어릴 때, 신인일 때는 스포트라이트 받고 큰 상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 영평상은 그냥 평론가들이 주니까 기분 좋다 이정도였다. 가치를 몰랐는데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영화 평론가들의 좋은 말을 듣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때 정말 값진 상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 연홍을 연기하면서 이제껏 내가 했던 연기적인 패턴이나 느낌보다는 아주 많은 도전을 하게 됐다. 그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경미 감독이 나를 매몰차게, 치열하게 연홍이 될 수 있게 도와줬다. 내가 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이경미 감독이 감독상을 받아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앞으로 관객 평단 모두에게 사랑받는, 욕심일 수도 있지만 그런 훌륭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내부자들'로 '달콤한 인생'에 이어 또다시 영평상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이병헌은 “영평상은 앞에 세워 놓고 칭찬을 해줘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민망하고 힘들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10년 전에도 한참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똑같이 생긴 상을 집에 두고 10년간 보고 있었는데 상의 모양이 하나도 변함 없이 그대로네요. 김지운 감독도 여기 계신데, ‘달콤한 인생’으로 무엇보다 값지고 의미 있는 영평상을 받았다. 이걸 두 번 씩이나 영화를 하면서 받을 수 있단 건 기쁘고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한국영화가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관객의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감사한 마음을 갖고, 국내에서든 국외에서든 그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저예산 흑백영화 ‘동주’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준익 감독은 이날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수상에 “조금 늦게 감독을 많이 하는 바람에 11번째 작품이 ‘동주’더라. 영화를 찍고 개봉할 때가 되면 평론가들이 평론을 하잖나. 예전엔 칭찬만 듣고 비평이나 아픈 곳을 지적하는 글은 변명하고 싶고, 기억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요즘은 포털사이트에서 전국민이 평론가가 돼서 수많은 화살을 맞고 있다”고 운을 뗐다.

'동주' 이준익 감독/각본상 '동주' 신연식 감독
'동주' 이준익 감독/각본상 '동주' 신연식 감독

이어 이준익 감독은 “몇년 전 깨달았다. 좋은 소리만 듣고 살면 망가지는구나 싶더라. 객기를 한번 부렸다가 더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랬는데 ‘소원’으로 영평상을 받고 작년에 ‘사도’로 또 영평상을 받았다. 어쨌거나 윤동주의 시처럼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어울리는 내용이 ‘동주’ 대사에 있다. 문성근의 대사인데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라는 것이다”고 뼈 있는 수상소감을 던졌다. 각본상을 수상한 신연식 감독은 "처음에 ‘동주’라는 작품을 함께 하자고 이준익 감독이 제안을 했을 때, 내가 연출하는 작품을 촬영 중이었다. 바쁜 와중이었지만 망설임 없이 일주일 안에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답을 했다. 내가 그때 조금이라도 망설이거나 주저했다면 빚도 못 갚고 이 자리에도 없었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 함께 해준 이준익 감독과 강하늘, 박정민 이하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영화가 현실보다 재밌기 어려운 시대인데 죽도록 재밌는 작품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신인상 정하담, 신인감독상 윤가은/사진=서보형 기자
여자신인상 정하담, 신인감독상 윤가은/사진=서보형 기자

'스틸 플라워'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정하담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너무 좋다“고 울먹이며 ”‘스틸 플라워’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자신의 긍지를 잃지 않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그 역할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었고 소중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소중하게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다. 영화를 통해 만났던 스태프들, 박서경 감독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은 거라 생각한다.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멋진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털어놨다. '우리들'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가은 감독은 "너무 크고 영예로운 상을 주셔서 기쁘고 감사드린다"며 “정확히 2년 전 쯤, 촬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촬영을 중단했었다. 내가 찍으려는 영화가 불가능한 프로젝트처럼 느껴졌다. 적은 예산과의 사투, 첫 장편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불안, 자질부족에 대한 괴로움이 있었다. 아이들이 전면에 나오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도 되나 고민을 한참 했다. 어렵게 괴로워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돼 천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또 그런 어려움이 닥치겠지만 주신 상을 기억하며 열심히 잘 달려보겠다. 이런 영화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런 영화를 만들어도 된다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천만영화 '부산행' 특수효과를 담당해 황효균과 함께 기술상을 수상한 곽태용은 "국내서 해보지 않았던 특이한 장르였고, 그 특수성이 부각돼 우리 팀이 상을 받은 것 같다"며 "팀원뿐 아니라 좀비의 기괴한 움직임을 만들어준 박재인 안무가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보였던 cg팀, 특수효과 팀 등 모두 감사하다. 좀비 연기가 어려운데 그걸 해준 조단역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더운 날씨에 분장하고 연기해준 엑스트라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좀비를 연기해준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기술상 '부산행' 곽태용/음악상 '밀정' 모그
기술상 '부산행' 곽태용/음악상 '밀정' 모그

모그 음악감독은 "전작인 '동주'를 함께 한 이준익, 신연식 감독과 앉아 있다가 김지운 감독이 들어와서 순간 내가 밀정이 된 기분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의미 있는 디렉션을 해주신 김지운 감독과 제작사 대표님에게 감사하다. 어떤 음악을 넣어도 잘어울릴 것 같단 생각을 들게 해준 송강호 그리고 특별출연해준 이병헌까지 모두가 쓱 지나간다.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가씨' 정정훈 촬영감독의 불참으로 대리수상에 나선 ‘아가씨’ 윤석찬PD는 “시상식 직전에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 정정훈 촬영감독님께선 미국에서 다섯 번째 할리우드 영화 작업 중이다.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단 말을 전했다”며 “본인이 너무 상복이 없는데 받고 싶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하더라. 미쟝센을 대표해서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박찬욱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를 돌렸다. 정정훈 촬영감독을 지켜봤는데 촬영 전부터 한땀 한땀 공들여 촬영하더라. 올해 9월에 장가를 가셨는데, 영평상까지 축하드릴 일이 많은 것 같다. 상은 잘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영평상 공로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은 "그동안 적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왔다. 처음엔 철없는 영화들을 만들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왔다. 내가 어느 정도 족적이 보이는 영화감독이라 해도 내 작품을 통틀어 스스로는 늘 함량미달이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는 만들지 못하고 영화인생 끝내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했다. 허나 여기까지 왔던 걸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해왔고, 거듭나고자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본다.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2016년 제36회 영평상 부문별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밀정' -감독상: 이경미 '비밀은 없다' -공로영화인상: 임권택 -각본상: 신연식 '동주' -남자연기상: 이병헌 '내부자들' -여자연기상: 손예진 '비밀은 없다' -신인여우상: 정하담 '스틸 플라워' -신인남우상: 해당사항 없음 -신인감독상: 윤가은 '우리들' -촬영상: 정정훈 '아가씨' -기술상: 곽태용(특수분장) '부산행' -음악상: 모그 '밀정'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이준익 감독 '동주' -신인평론상: 손시내 -독립영화지원상: 김동령, 박경태 감독 -'영평 10선' : 한국영화평론가협회(영평) 선정 10대 영화(무순) 비밀은 없다/ 동주/ 곡성/ 아가씨/ 부산행 / 내부자들/ 밀정/ 터널/ 우리들/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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