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시각장애인이 된 이동우에게 도전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동우는 최근 서울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감독 고희영/제작 SM C&C) 뒷이야기를 전했다.
‘시소’는 볼 수 없는 사람과 볼 수만 있는 사람, 두 친구의 운명같은 만남과 우정 그리고 특별한 여행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는 남자 이동우와 근육병 장애로 앞만 보는 남자 임재신이 제주 여행을 떠나 아버지와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와 아픔을 공감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날 이동우는 ‘시소’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지금까지도 되게 재밌다. 일하는 분들은 피똥 싸는 걸 안다. 그래도 힘든 건 그들의 사정이고, 난 재밌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내가 도와줄 일은 이렇게 인터뷰를 재밌게 하는 것이지”라고 운을 뗐다.
“인터뷰 같은 건 마땅히 해야지. 그리고 모든 일은 재밌어야만 할 수 있지 않나. 다른 분들을 보면 가끔 대단하다 싶다. 어떤 사명감으로 일을 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큰돈을 버는 것 같진 않은데 어마어마한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우리 스태프 아닌 주변 사람들까지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회사생활 재미없다’ ‘죽을 맛이다’ 그러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지 않나. 난 진짜 못할 것 같다. 반대로 보통 친구들은 나 같은 딴따라를 보면서 밤샘촬영하고 밥도 못 먹고 어떻게 하냐고 그러는데 난 재밌어서 하는 거다. 그게 얼굴에 나타나지 않나?”
자신을 ‘딴따라’라고 칭한 이동우는 “마이크 앞에 있을 때, 무대에 섰을 때 내가 진짜 진정으로 행복에 겨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내가 이거 아니면 뭘 하겠나 싶다”며 “난 그렇다. 연예인들이 기자와 인터뷰 일정이 잡혀서 이야기해야한다고 귀찮아 죽겠다고 그러면 ‘딴따라를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그냥 돈만 벌기 위해서 딴따라 짓을 하느냐고 말이다. 난 이 시간도 좋다. 사실 누가 내 이야기를 이렇게 앉아서 계속 들어주겠나? 난 매 순간 창작활동을 해야 하고, 누군가와 공감하고 교감해야하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싶다”고 말했다.
개그맨에서 가수 그리고 재즈음반을 발표하고 라디오 DJ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이동우. 그에게 딴따라로 또다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이동우는 잠시 머뭇거리다 “시각장애인에겐 일상이 다 도전이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비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을 보면서 갖게 되는 심정은 ‘얼마나 불편할까?’다. 정말 그렇다. 앞이 안보이면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도와주는 이가 없으면 모든 일을 할 때 다부진 작심을 해야 한다. 지금부터 화장실에 가자. 식탁에 앉았으면 밥을 먹자. 이런 사소한 것도 포부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소소한 일상조차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난 딱히 큰 것에 도전하고 싶진 않다. 다만 힘든 일일 수도 있어도 거기에 내가 빠져들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게 어떤 일이건 한다. ‘저걸 하면 재미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히말라야라도 올라갈 수 있다. 까짓 거 힘들면 내려오면 되잖나. 재밌을 것 같으면 도전할 생각이다.”
이동우는 “정말 힘들면 관두면 된다. 사람들은 도전을 하면 성공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왜 그러죠? 그러니 평생 피아노를 치겠다고, 기타를 배우겠다고 해놓고 시작도 못 하는 것 아닌가. 다들 피아노를 배운다면 피아니스트를 꿈꿔야 하거나 기타도 에릭 클랩튼처럼 쳐야 하는 건 아니잖나. 그게 안 되니 일상에선 늘 술만 마시는 거다. 일상 속에 정말 재밌는 것들이 많은데, 그걸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동우가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쓰지 못하고 앞만 볼 수 있는 임재신과 여행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수많은 위험을 감수하고서 말이다.
이에 이동우는 “‘시소’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에 있어서 임재신도 나도 설득이나 이해과정이 전혀 없었다. 두 남자의 여행은 어떨까? 나에게는 너무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임재신에게도 그랬다더라. 그러니까 더 이상 망설일 것도 없었다”며 “중증 장애인이 여행을 간다는 건 부담스럽고 위험하다. 각자의 삶에서 여행은 조심스러운 것이었는데 반대로 생각해봐라. 촬영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있겠나. 덕분에 위험이 해결된 거다. 그래서 이참에 여행을 가자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군다나 임재신과 시간을 많이 못 보냈고 집도 멀잖나. 몸도 불편해서 내가 재신이 집에 가야 했다. 그럼 바람 쐬고 싶고 새로운 공간에서 있고 싶은데 꿈도 못 꿀 일이었다. 한 사람당 도와줄 이가 몇 명씩 붙어야 하니까 일상에선 그럴 수 없잖나. 여행이란 소릴 들었을 때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고 무조건 빨리 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하는 이동우였다.
다만 여행 중 사고에 대한 위험은 늘 따라다녔다. 이에 이동우는 “여행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있었다. 사고가 나지 않겠나. 시각장애인은 어처구니없게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재신이도 마찬가지다. 부담스럽지. 본인 침대가 아니면 힘들고 휠체어로 다녀도 길이 대리석처럼 부드럽지 않으면 힘들다. 그래서 각자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웠을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도 무엇보다도 이 기회에 여행 좀 가자는 마음이 더 컸다. 되게 힘들고 고생스러운 여행지가 있는데, 누가 가라고 하면 안 가겠지. 그런데 공짜 항공권와 호텔 숙박권이 생기면 당연히 가지 않겠어요? 태워주고 먹여주고 입혀준다는데”라고 여행 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소’는 오는 11월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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