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11월 비수기 개봉일 변경 눈치싸움은 결국 실패로 끝나는 걸까.

통상적으로 영화계 비수기라 여겨졌던 11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11월의 극장가는 뜨거웠다. ‘인터스텔라’가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검은 사제들’ ‘내부자들’이 흥행을 주도했다. 겨울 흥행대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앞선 작품들은 비수기를 무색케 한 흥행 성적으로 2016년 11월 또한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째 올해 11월엔 한국영화 흥행성적이 영 신통찮다. 지난 9일 개봉한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주연 볼링 도박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제작 오퍼스픽쳐스)은 무려 두 차례 개봉일을 변경했음에도 지난 17일까지 57만4,131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스플릿’ 손익분기점은 약 160만 명이다. 이대로라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유지태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던 ‘스플릿’은 16일에서 10일, 그리고 또 다시 9일로 개봉을 변경했으나 ‘닥터 스트레인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하곤 있지만, 앞선 부진을 만회하긴 힘들어 보인다.

손익분기점 250만 명 규모인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강동원이라는 걸출한 배우를 내세웠음에도 초반 부진하고 있다. 당초 10일 개봉 예정이었던 ‘가려진 시간’은 수학능력시험 특수를 노려 개봉일을 16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의 힘이 이렇게 막강했을 줄이야.

‘가려진 시간’은 개봉 이틀째까지 15만324명을 동원한 반면, ‘신비한 동물사전’은 51만9,338명을 기록했다. 물론 강동원이라는 호감도 높은 흥행 배우가 있기에 개봉 첫주 주말을 노려봄직도 하지만, ‘신비한 동물사전’이 수배 차이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극장들이 상영관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동원의 ‘가려진 시간’을 의식한 탓인지 마동석, 최민호 주연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제작 엠씨엠씨)와 톰 크루즈 주연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24일에서 30일로 개봉을 연기했으나 이 또한 흥행에 주효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엔 엄지원, 공효진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도 개봉 예정이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호흡을 맞춘 공효진 조정석의 스크린 맞대결 또한 주목 받았으나 불발됐다. 조정석이 도경수, 박신혜와 호흡을 맞춘 영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이 30일에서 24일로 개봉을 앞당겼기 때문. 하지만 ‘형’ 또한 시사회 이후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버무린 영화라는 평과 기시감 느껴지는 억지 신파라는 평으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어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24일 개봉 예정이었던 차태현 김유정 주연의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제작 AD406)는 아예 개봉을 연기했다. 투자배급사 NEW 측은 “좋은 영화이기에 보다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겨울’ 개봉 예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NEW는 ‘사랑하기 때문에’보다 원전 재난을 다룬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를 오는 12월 먼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11월 흥행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개봉일 눈치작전이 전개됐으나, 아직까지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듯 하다. 역시나 관객의 마음은 알 수 없는 걸까? 그럼에도 아직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반전을 노리는 11월 한국 영화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