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배우 차엽(30)이 기분 좋은 영화 '럭키'를 즐겁게 추억했다.
차엽은 최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에 출연한 소감과 유해진, 이동휘와의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럭키'는 완벽한 카리스마 킬러 형욱(유해진)이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죽기로 결심한 무명 배우 재성(이준)이 목욕탕 키를 바꿔치기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배우 차엽은 이름은 생소하지만, 얼굴은 낯설지 않은 배우다. 올해 초 종영한 tvN '응답하라1988'에서 고경표에게 손찌검을 하며 괴롭히다 류준열에게 시원하게 한 대 얻어맞는 선도부 선배 미친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럭키'에서는 영화 속 유해진이 출연하는 아침 드라마 '불광동 스캔들' 조감독을 연기했다. 유해진에게 액션 연기를 권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 가는 역할이다. 듬직한 체구에 한 손에 대본을 쥐고 다니는 그는 꽤 많은 장면에서 얼굴을 비추며 톡톡한 감초 역할을 해낸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촬영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리얼했다는 것. 차엽은 "제가 영화 속에서 거의 같은 옷에 늘 같은 모자를 쓰고 나온다. 실제 영화 조감독들은 잘 못 씻고 집에도 못 들어가지 않나. 감독님께 수염을 기르고 모자도 쓰겠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실제 제 모자이기도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영화 속 '불광동 스캔들' 촬영 장면에만 등장하는 그는 자연스레 극중 드라마에 출연하는 유해진, 이동휘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기회가 많았다. 차엽은 "유독 애드리브가 많았다. 유해진 선배님이나 이동휘 둘 다 한 애드리브 하는 분들 아닌가. 그 대사를 받아치고 지켜보면서 저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해진 선배님은 창의력과 순발력이 대단하시더라. 어떻게 연기할 때 애드리브를 그렇게 잘하시지 싶더라. 실제 대본을 보면서 저라면 어떻게 연기할지 감히 상상해봤다. 다시 생각해도 그저 존경스럽다"며 감탄했다.
이동휘와는 동갑내기 친구로 '럭키'까지 세 작품을 함께 했다. '럭키' 촬영하면서는 말을 놓는 사이가 됐다고. 차엽은 "극 중 유해진 선배님 반려견 겨울이가 등장하는데, 이동휘가 겨울이를 애지중지 보살핀다. 그런데 애드리브로 유명 축구선수들 이름을 붙여서 말하더라. 처음엔 곤잘레스였다가 메시였다가…, 결국 수아레즈가 됐다. 참고로 평상시에는 진중한 사람이다"라고 언급했다.
'럭키'는 기억을 잃고 무명 배우가 형욱이 노력 끝에 주연을 꿰찬다는 나름의 성장기를 그려낸 영화다. 아직 치열한 배우 생활을 겪어내고 있는 차엽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차엽은 "극 중 형욱은 성공하기까지 드라마틱하지 않나. 실제로는 그렇지는 않다.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지만, 현실에는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힘들 수밖에 없다. 저도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천천히 하나씩 이뤄가며 여유를 찾으려고 한다. 당장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2~30년 후를 생각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럭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곧 7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차엽은 "찍을 때는 너무 재밌었지만, 이렇게 잘 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 같다. 특히 이계벽 감독님이 촬영 전부터 끝까지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계셨다. 배우들도 그 기운을 받았고, 늘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 차엽에게 '럭키'는 '럭키'처럼 감사한 작품이 됐다. 차엽은 "부모님이 제가 화면에 나오는 걸 싫어하셨다. 아들이 무섭게 생기고 뚱뚱하게 나온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부모님과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너 이제 조금 배우 같다. 눈에 익는다'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왕십리 엘리베이터를 내려오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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