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 배우 차엽
이지숙 기자 / 배우 차엽

[헤럴드POP=황수연 기자]배우 차엽은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차엽은 최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차기작인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제작 우주필름)과 '더 프리즌'(감독 나현/제작 영화사 나인), 그리고 자신의 연기 인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배우 차엽은 이름은 생소하지만, 얼굴은 낯설지 않은 배우다. 올해 초 종영한 tvN '응답하라1988'에서 고경표에게 손찌검을 하며 괴롭히다 류준열에게 시원하게 한 대 얻어맞는 선도부 선배 미친개 역을 맡았다.

하반기 최고의 흥행작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에서 영화 속 유해진이 출연하는 아침 드라마 '불광동 스캔들' 조감독을 연기했다. 유해진에게 액션 연기를 권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 가는 감초 역할이다.

차엽은 올 한해 흥행한 작품들에 얼굴을 비췄다. 내년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두 작품에도 출연을 마쳤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조인성 정우성이 출연하는 '더 킹'과 한석규 김래원이 주연을 맡은 '더 프리즌'이다.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인생을 그린 '더 킹'에서는 조인성이 학창시절에 만나는 유도부 주장을 연기한다. 차엽에 따르면 감사하게도 한재림 감독이 '응답하라1988'을 보고 직접 연락을 줬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조인성이었다고 한다.

이지숙 기자 / 배우 차엽
이지숙 기자 / 배우 차엽

차엽은 "아무래도 조인성 선배님과 촬영하는 신이 많았다. 첫 만남 때 인사를 드렸더니, 다음 촬영 때 바로 이름을 기억해주면서 밥을 먹자고 하시더라. 슬프게도 매니저랑 방에서 핸드폰을 붙잡고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는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무명인 내게도 따뜻하게 대해준 조인성의 인간적인 배려가 참 좋았다"고 말한다. 교도소 세계를 그린 '더 프리즌'에서는 교도소 안의 왕으로 군림하는 한석규의 패거리로 등장한다. 그는 누가봐도 험악해 보이는 인상파 역할을 맡았다. 차엽은 "감독님이 한 덩치하는 흑인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런 느낌을 원하신다고 하더라. 촬영 당시 117KG까지 찌웠다. 또 현장에서 웃지도 말라고 해서 인상을 쓰고 지냈다(웃음)"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에겐 촬영 당시 가장 잊혀지지 않는 일화가 있었다. '더 프리즌' 첫 리딩 때 한석규와 나눈 대화였다. 차엽은 "한석규 선배님이 '너 연기 어떻게 시작하게 됐니'라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일이 너무 안풀려 연기를 그만두려고 하다가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씀드렸더니, '딱히 해줄 말이 없네. 넌 갈 데까지 갔다온거다. 이제부터 잘하면 된다'고 하시더라. 본인도 그런 힘든 시절이 있었다며 위로해주셨다"고 했다.

비록 주연이 아니더라도, 개봉을 기다리는 마음은 출연 배우라면 모두 같지 않을까. 차엽은 "사실 내가 스크린에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연기가 발전했다는 소리도 듣고 싶고. 또 제 스스로 만족하는 연기를 해도 화면엔 다르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하늘같은 선배님들과 연기하는게 꿈만 같았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바라보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2005년 데뷔한 그는 묵묵히 11년째 연기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여러 작품으로 조금씩 얼굴을 알리고 있는 차엽이다. 바로 앞을 내다보며 초조해하기보다 2~30년 뒤를 바라보고 싶다는 그는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각인되고 싶을까.

차엽은 "세련된 연기를 하고 싶다. 쟤는 왜 뚱뚱하고 덩치도 큰데 섹시하지? 싶은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 '폰 부스'의 콜린 파렐과 '의형제' 송강호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두 분다 평범한 일상을 연기하는데 그 모습이 섹시하게 느껴지더라"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어떤 캐릭터 묻자 "우직하고 듬직한 인생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2013년 개봉한 독립영화 '18 :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를 찍고 남자 팬이 많이 생겼다는 그는 "누군가는 저에게 여자 팬이 생겨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저는 오히려 좋았다. 나중에 누가 저를 만나고 나서 '남녀노소 차엽이랑 같이 있으면 너무 뿌듯하고 좋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있다면, 저는 국민 형? 만인의 형 같은 남자가 되고 싶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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