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판도라’가 첫 공개됐다. 재난 현장의 현실감과 대책 없는 정부를 꼬집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판도라’였다.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의 상자가 열렸다. 29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판도라’는 아비규환 현실 재난 속에서 피어오른 인간애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뒤엔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이 있었다. 대책조차 없는 정부의 모습은 현 시국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연가시'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4년간의 기획을 거쳤다. 여기에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 그리고 김명민이 출연한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아버지와 형을 잃은 재혁(김남길)은 사업실패로 보상금을 모두 말아먹은 탓에 그토록 싫어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을 하며 그나마 생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지은 지 40년이 지나 노후 된 원자력 발전소 한별 1호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재혁과 동료들은 탈출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사고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한별 원전 1호기 소장 평섭(정진영)은 비선 라인을 통해 대통령(김명민)에게 보고서를 올리지만, 이 때문에 비서들은 잘려나가고 자신 또한 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러나 때마침 지진이 일어나고, 진도7 강진에도 버틸 수 있다던 원자력발전소에서는 1차 폭발이 일어난다.
2차 폭발이 일어난다면 대한민국 아니 인근 국가까지 방사능으로 뒤덮여 피폭될 지도 모르는 상황. 최악의 위기를 막기 위해선 한시라도 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무능한 대통령은 보고에서 배제되고 손만 놓고 있을 뿐이다. 총리(이경영)는 국민 동료를 막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희생자를 감수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종국엔 계엄령을 언급하기까지. 컨트롤타워의 부재 속에서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한별 원전 1호기의 2차 폭발이 임박한다.
‘판도라’의 재난 상황은 가까운 일본의 사례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음에도 대책 마련은 등한시하는 정부의 모습을 영화는 현실처럼 꼬집는다. 그것이 영화 밖 현실이기도 하니까.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대통령과 이미 피폭된 사람들 그리고 피폭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까지. 정부 대책만 철썩 같이 믿었던 재혁의 어머니 석여사(김영애)의 절규는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대통령이 다 해결할 거라던 믿음과 달리,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판도라’의 여러 지점들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곳곳에서 등장한다. 중동 순방 후 귀국하는 대통령 김명민의 모습이 등장하는 순간 극장이 일순간 술렁이기도.
하지만 ‘판도라’는 상업영화다. 그만한 볼거리가 있어야하는데, 눈물을 뽑아내긴 하지만 그 과정이 다소 늘어진다. 136분의 러닝타임이 약점인 동시에, 후반작업 1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대로 들리지 않는 배우들의 대사 또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12세이상관람가. 12월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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