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매회 예상을 뛰어넘는 수상자들이 많았던 청룡이지만, 신인상만큼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2016년 최고의 신인은 '동주' 박정민과 '아가씨' 김태리였다.
지난 25일 개최된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박정민과,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 김태리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생애 단 한 번 뿐인 신인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청룡 신인상은 매년 이변을 연출해 왔다. 흥행만큼이나 작품성과 연기력을 중요시했고, 상업 영화로 인지도가 높더라도 저예산 영화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인 '거인' 최우식과 '간신' 이유영이 탄생했고, 지난 2014년엔 '도희야' 김새론이 성인 배우들을 제치고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때문에 올해 수상자가 누가 될지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유력한 후보는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박정민과 김태리다. 앞서 박정민은 '백상예술대상',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김태리는 '디렉터스 컷', '부일영화상', '부산영평상'으로 신인상 3관왕을 수상하며 청룡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변은 없었다. 신인상 영예는 박정민과 김태리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각각 '동주'와 '아가씨'로 작품성, 흥행, 연기력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탄탄한 팬덤까지 갖추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특히 시상식 중간 김태리의 얼굴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팬들의 큰 환호성 쏟아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1987년생으로 올해 서른이 된 박정민은 지난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한 6년 차 늦깎이 신인이다. 고려대학교를 1년 만에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진학해 3년 후 다시 연기과로 전과한 범상치 않은 이력을 지닌 배우다.
박정민은 자신을 알린 '동주'에서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연기했다. 그는 윤동주 시인의 친구이자 가족이며 라이벌인 송몽규를 통해 우정과 갈등, 독립을 향한 의지 등을 훌륭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날 박정민은 신인상 수상소감에서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보고 송몽규 선생님께 죄송해서 울었다. 잘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내 연기에서 많은 실수가 보였다. 그런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70년 전에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남모르게 피 흘리며 싸웠던 수많은 이름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70년 후 이 세상을 살아갈 분들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해야할 지 많이 깨달았다. 나라가 많이 어수선한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배우로서 송몽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가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1990년생인 김태리는 영화 '아가씨'가 첫 주연작이자 사실상 데뷔작이다. 지난 2014년 박찬욱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 '아가씨'에 1500:1 경쟁률을 뚫고 합류했다.
김태리는 '아가씨'에서 아가씨 재산을 노리는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 숙희를 연기했다. 그는 파격적인 노출과 동성애 코드부터 일제 강점기를 나타내는 능숙한 일본어 실력, 아가씨에 대한 숙희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인상 깊게 그려냈다. 김태리가 아닌 숙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날 김태리는 신인여우상 소감에서 "무슨 작업이 안 그렇겠느냐만은 영화가 시간과 정성을 오래 쏟아붓는 작업이라는 걸 깨달아 간다. '아가씨'에서도 그랬듯이 지금도 각자의 작업장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모든 스태프들과 감독님 함께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숙희와 아가씨가 그러했듯이 저도 한 발 한 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렸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정민과 김태리는 청룡영화상 수상과 함께 각각 신인상 3관왕과 4관왕에 오르며 충무로 관계자들과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기대되는 두 사람의 차기작은 무엇일까.
박정민은 현재 tvN 사전제작 드라마 '안투라지'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으며, 다음 달 9일부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앞두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과 독립영화 '아티스트:다시태어나다'(감독 김경원)의 개봉도 예정돼 있다.
김태리는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글로리 데이'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주연을 맡았다. 연말 혹은 내년 초 크랭크인 예정이다. 수없이 쏟아진 러브콜에서 작가주의 여성 감독의 잔잔한 영화를 선택한 행보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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