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이언희 감독/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미씽’ 이언희 감독이 여배우 주연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가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미리 접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로 충무로 편견을 뚫고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는 ‘미씽: 사라진 여자’다. 하지만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은 2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주인공이 여자라는 이유로 투자가 안 되는 그런 때가 있었다. 주인공을 남자로 바꾸고 다른 여성 캐릭터를 집어넣어 치정극 쪽으로 수정하란 이야기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언희 감독은 “물론 그런 방향의 이야기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이런 영화를 내가 연출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건지 싶었다. 다행히 좋았던 건,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방향을 제시했던 친구가 ‘네가 왜 이 영화를 하고 싶어 했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충무로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연으로 나서는 시나리오는 투자를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흥행이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때문에 톱배우인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 손예진 주연의 ‘덕혜옹주’ 또한 다른 남성 영화에 비해선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손예진은 ‘덕혜옹주’ 완성도를 위해 사비 1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었지만, 제작 단계에서 남성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심은경 주연의 ‘걷기왕’ 또한 제작 전, 만복 캐릭터를 여고생이 아닌 남학생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이에 이언희 감독은 “‘걷기왕’도 그렇고 여성 캐릭터가 주연인 영화는 매번 그렇다. ‘미씽: 사라진 여자’ 또한 힘들었다. 투자사에 시나리오를 보내면 남자 이야기로 고쳤으면 하더라. 톱배우 캐스팅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이건 정말 주인공이 여자이고 맥시멈 관객수 기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었다. 레퍼런스로 삼는 여성 주연 영화는 보통 ‘세븐 데이즈’ 등을 생각하는데, 대부분 관객수 300만 명이 안 되기 때문에 투자사에서도 용기를 내기 힘든 부분이 있다. 관객수라는 수치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씽: 사라진 여자’는 시나리오의 힘에 더해 공효진, 엄지원이라는 연기파 두 배우가 캐스팅되면서 제작에 탄력을 받았다. 이언희 감독은 “엄지원 공효진 캐스팅은 엄청난 힘이 됐다”며 “공효진이 아마도 우리 영화는 캐스팅이 제일 쉬웠을 거라고 했는데 그게 사실이다. 공효진이 처음에 캐스팅 되면서 힘이 됐다. 아무래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와 캐스팅 중 캐스팅이 힘을 받았으니까. 엄지원 또한 공효진과 거의 동시에 캐스팅되면서 ‘미씽: 사라진 여자’가 제작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임수정 주연의 ‘…ing’, 이미연 이태란 주연의 ‘어깨너머의 여인’ 그리고 ‘미씽: 사라진 여자’까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어온 이언희 감독에게 다음 작품에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이에 이언희 감독은 “참 고민이다”며 “이번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내놓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 사이에 남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덜 힘들고 싶고, 관객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하하. 그래서 시도는 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쓰다보면 나도 여자라 그런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쪽으로 기울더라”고 답했다.

“이러면 계속 여성 영화만 찍게 되는 건가? 남자 배우들과도 잘해보려고 노력 하겠다”고 너스레를 떤 이언희 감독은 “정말 고민이 많다. 상업영화 감독으로 영화적 재미를 추구해야 하고, 재밌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도 있다. 하지만 영화 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할 때 윤리적인 측면에선 내가 어디까지 고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나 스스로 박애주의자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영화를 재밌게 만들기 위해선 독해져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 허용치가 어디까지일까 싶다. 이런 두 가지 고민을 요즘 하고 있다. 상업적인 감독이 되는 것과 부끄럽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 말이다”고 전했다.

한편 ‘미씽: 사라진 여자’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딸 다은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의 이름과 나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단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다. 오는 11월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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