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 배우 문정희
이지숙 기자 / 배우 문정희

[헤럴드POP=황수연 기자]'판도라'에 출연한 배우 문정희가 극중 시어머니 김영애를 향한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문정희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문정희가 연기한 정혜는 원전 사고로 남편과 시아버지를 한꺼번에 잃고, 시어머니(김영애)와 도련님(김남길) 그리고 하나뿐인 아들을 돌보는 역할이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원전이 폭발하고, 아들의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원전의 안전성을 굳게 믿는 시어머니로 인해 달아날 기회를 놓쳤고, 그 분노는 시어머니에게 향하게 된다.

문정희는 "갑작스럽게 시어머니에 대한 태도가 변하는데, 관객 설득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사 몇 마디로 내 감정이 변해야 했다. 나에겐 큰 숙제였다. 사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아버지와 남편 없이 같이 사는 구조가 평범하지는 않다. 둘 사이가 어렵지 않았겠나. 당연히 처음엔 곧이곧대로 말을 잘 듣는다. 정혜에겐 지켜야 할 건 아들이 유일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극중 정혜는 그동안 쌓인 모든 원망을 시어머니에게 쏟아낸다. 문정희는 "원전 폭발이 계기가 된 거다. 사실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지 몰랐다. 제 스스로 너무 오버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아이가 죽을 수 있는 상황 아닌가. 그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내 고민에 박정우 감독은 관심도 안 가져줬다. '그냥 해~'라고 하더라(웃음). 오롯이 내가 맡아서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사실 이 감정을 풍성하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 분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어머니와 관계가 멀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가시'에서 피난도 떠나보고, 박정우 감독의 작품만 벌써 4번째 출연한 문정희다. 대선배인 김영애, 신인 여배우 김주현, 아들로 출연하는 어린아이까지 촬영장에서 중간 역할을 기대했을 텐데 버겁지는 않았을까.

이에 문정희는 "오히려 김영애 선생님 덕을 많이 봤다. 10년을 봐도 친절하지 않던 박정우 감독이 김영애 선생님에겐 물심양면으로 잘하더라.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쉽게 화합이 되는 건 당연했다. 현장에서 '신 잘나 오겠다'는 감이 오더라. 그런 점에서 저나 주현씨나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