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 포스터 / NEW 제공
영화 '판도라' 포스터 / NEW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좀비에 이어 원전 재난이다. NEW, '판도라'로 쌍천만의 꿈 이룰까.

7일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가 개봉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판도라'는 '연가시'(2012)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가시'의 주연인 김명민, 문정희가 '판도라'에도 등장한다. 여기에 김남길,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 등이 극을 이끈다. 통제불능의 재난이 덮친 대한민국의 참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연가시'와 판도라'는 닮은 지점이 많다.

못지 않게 비슷한 작품이 또 있다. 지난 7월 개봉했던 '부산행'(감독 연상호)이다. 대규모 재난에 휩쓸려 생존을 위해 애쓰는 소시민들의 고군분투를 그렸다는 점이 일맥상통한다. 공교롭게도 '부산행'과 '판도라'의 배급사는 모두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다.

'부산행'으로 2016년 첫 천만 영화를 배출한 NEW는 '판도라'로 2연타 흥행을 노리고 있다. 총제작비만 155억 원인 '판도라'의 손익분기점은 약 500만 명이다. 웬만한 영화의 대박에 해당하는 수치가 '판도라'에겐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하는 수준인 것. 이쯤 되면 도박인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화 '판도라' 스틸 / NEW 제공
영화 '판도라' 스틸 / NEW 제공

하지만 '판도라' 측은 자신만만하다. 일단 원전 재난물이 블록버스터로 제작되는 건 '판도라'가 최초다. 소재가 참신하다. 또한 시국 예언급에 해당하는 극사실주의 전개 역시 강점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진과 국정을 농단하는 세력, 재난을 축소하기만 급급한 정부 등은 최근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있는 사건들이다. 예전 같으면 상업영화의 전형적인 전개로 치부하고 넘겼겠지만, '판도라'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들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에겐 리얼 그 자체다.

이에 대해 문정희는 "4년 전 촬영 당시에는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등 설정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지진이 오더라"라며, 찍고 나니 예언이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판도라'는 외압을 받았다는 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재난 블록버스터의 강세 역시 '판도라'에겐 유리한 지점이다. '부산행'을 시작으로 '터널'(감독 김성훈) 등이 각각 1천1백50만명과 710만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면서 사랑받았다. 대규모 재난물에 대한 관객의 높은 선호도는 '판도라'에겐 흥행 청신호일 수밖에 없다.

영화 '부산행' 포스터 / NEW 제공
영화 '부산행' 포스터 / NEW 제공

하지만 흥행 조건을 다 갖췄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NEW는 지난해 겨울 140억을 들인 영화 '대호'(감독 박훈정)로 쓴맛을 본 바 있다. 당시 '대호'는 '명량'으로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최민식이 주연을 맡았던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176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NEW로서는 끔찍한 악몽인 셈.

게다가 경쟁작들 역시 만만치 않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 한해 최고의 주가를 올린 배우 이병헌과 강동원, 김우빈 등을 내세운 범죄액션물 '마스터'(감독 조의석)로 '판도라'와 승부를 펼친다. 또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타입슬립 멜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를 들고 나왔다.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원작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재난물인 '판도라'와는 정체성이 확연히 다르다.

남은 건 관객의 선택이다. 졸지에 현실에 대한 풍자가 되어버린 '판도라'는 시국과 맞물려 이미 뜨거운 감자다. 사상 최대 원전 재난물은 또 한 번 '흥행=재난물'이란 공식을 입증할까. '부산행'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NEW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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