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꽃보다 정우, 강하늘이었다. 여기에 김해숙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재심'으로 뭉쳤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제작 이디오플랜) 제작보고회가 10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배우 정우, 강하늘, 김해숙, 김태윤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기도 했던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정우, 강하늘, 이동휘, 김해숙 등이 출연한다.

이날 정우는 "'재심'은 한때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사건을 소재로 한다. 목격자가 살인자로 뒤바뀐 사건을 다룬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서게 돼 긴장되고 떨리고 설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우는 "'재심'은 그렇게 위험한 촬영은 아니었다. 촬영 전 고사를 지내지 않나. 액션이 많지 않은 영화일수록 사고가 빈번한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다가 진짜 내가 사고를 당했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날 덮쳤다. 죽을 뻔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유리를 뚫고 지나간 것 같다. 손을 짚었는데 양손을 모두 다쳤다. 10바늘 씩 꿰맸다. 이마도 40~50바늘 꿰맸다"고 아찔한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에 김태윤 감독은 "정우가 부상을 당해서 정말 아찔했다. 눈가에 피를 흘리더라. 내 인생도 걱정이 됐다.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는데 어쩌나 싶기도 하고"라며 "정우에게 정말 미안했다. 그 장면이 재촬영까지 했는데 삭제가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해숙은 "나도 부상이 있었다. 나이가 있어서 몸부림을 치는 장면에서 몸을 사렸는데 촬영 후 못 일어나겠더라. 알고 보니 갈비뼈에 금이 갔더라. 다음 날 또 촬영이 있어서 병원도 가야 하고 약도 먹어야 하는데 열흘을 고생했다. 나도 몰랐는데 일어날 때 보니 숨을 못 쉬겠더라"며 "김태윤 감독이 배우들을 잡았다"고 원망하기도. 이에 김태윤 감독은 "김해숙이 탈진해서 적당히 하라고 감독으로서 해선 안 될 말까지 했다"고 말했지만, 김해숙은 "그럼 찍질 말아야지. 계속 찍더라"고 폭로해 다시금 폭소를 유발했다.

억울한 누명을 쓴 아들을 둔 어머니로 분한 김해숙은 "많은 시나리오를 읽어봤지만, 실화 영화에 나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엄마 역할인데, 아들이 만약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이렇게 떨리고 걱정되긴 처음이다"고 털어놨다.

'쎄시봉' '히말라야'에 이어 또다시 실화 영화에 출연한 정우는 "가슴을 울리는 게 있다. 물론 실화 영화만 찾아다니는 건 아니다. 마음이 동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쎄시봉' '동주' 그리고 '재심'까지 실화 영화에서 또 활약하게 된 강하늘은 "실제 사건이 더 영화같을 수 있다고 김태윤 감독이 그러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모두가 평범하게 산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영화가 있잖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하늘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시나리오를 보고 이 작품에 빠져들고 선택하기까지,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한 건 단순히 현우라는 인물이 10년을 교도소에서 살다 왔다는 걸 보니 억울하고 분노가 있을 것 같았는데 억울함도 분노도 없어져버렸더라. 그래서 단순히 1차원적인 분노를 넘어서 다른 걸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태윤 감독은 "실화보다는 영화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관객의 공감, 완성도가 중요하다. 배우와 감독 모두 진정성 있게 작품에 임한다고 하는데, 거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완성도 아닌가 싶다"고 자신했다.

이어 김태윤 감독은 "감독의 가장 큰 특권은 배우의 팬으로 그의 연기를 영화가 나오기 전에 미리 볼 수 있다는 거다. 정우, 강하늘, 김해숙이 연기할 때마다 연출자 입장이 아니라 팬의 입장으로 많이 바라봤다. 그 때마다 쾌감이 느껴졌다. 이 시나리오를, 내가 쓴 대사를 배우들이 저렇게 연기하는 구나 느낄 때 굉장히 재밌었다"며 "특히 정우가 오는 날은 촬영 시간을 꽉 채워서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고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김태윤 감독은 "박주민 변호사처럼, 소박하면서도 강단 있는 변호사를 그리고 싶었다. 친근하면서도 매력 있는, 친근함으로 무장한 배우를 원해서 정우에게 시나리오를 줬다. 다행히 히트작도 없는 내 영화에 흔쾌히 출연해줬다"며 "감독들이 흔히 배우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강하늘에 대한 평가가 어땠냐면 바르고 착한 역할을 많이 하는데 악역을 하면 잘어울릴 것 같다는 거였다. 눈빛이나 얼굴형이 사실은 선하지 않다고 말이다. 그런 이야기까지 했었다. 그러다보니 지금 영화에선 악역은 아니지만 10년의 감옥 생활을 하면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거친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강하늘이 적역이란 생각을 했다"고 정우, 강하늘 캐스팅 이유를 공개했다. 정우는 "내가 데뷔 17년째다. 원래 이렇게 테이크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재심'은 정말 많이 찍었다. 애정이 남달랐다"고 '재심' 그리고 김태윤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우는 "어떤 상황에서 '재심'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 영화는 여러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는 울림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강하늘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당사자도 아닌데 분노와 억울함을 느꼈다. 촬영을 하면서 억울함과 분노를 느낀다는 건 내가 내 삶에서 여유가 생긴 것 아닌가 생각했다. 사건을 돌아보고 연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더라. 관객도 본인의 삶과는 다른 종류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해숙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을 언제나 누구나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심'은 영화를 보면서 어머니인 내 역할에 대입해볼 수도 있고 실화를 떠올리며 분노할 수도 슬퍼할 수도 있고, 나중엔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김태윤 감독은 "영화에 과도한 메시지가 들어가면 관객은 멀리한다. '재심'은 과도한 메시지는 없다. 한국 사회가 힘들다고 많이들 느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희망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재심'은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