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화면 캡처
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대박은 아닐지라도 체면치레는 하던 MBC 월화극 시청률 기반이 무너졌다. '불야성',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매우 미약했다.

24일 오후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극본 한지훈/연출 이재동)이 종영했다. 잠들지 않는 탐욕의 불빛들이 그 빛의 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려내고자 했던 드라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부(富)의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권력과 금력의 용광로 속에 뛰어든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는 게 목표였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대본 보는 안목으론 정평이 나있는 이요원과 MBC '결혼계약'의 히로인 유이, 2016년 최고의 히트작 KBS 2TV '태양의 후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진구 등 출연진 역시 쟁쟁했다. 이에 힘입어 '불야성' 1회는 전국 평균 시청률 6.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또한 '브로맨스'가 아닌 서이경(이요원)과 이세진(유이)의 '워맨스'는 신선하다는 평을 얻었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노골적인 여자들의 만남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후 전개는 초반의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했다. 황금의 여왕 서이경의 페르소나로 거듭나며 또 다른 욕망 덩어리의 탄생을 예고하던 이세진 정체성은 자주 흔들렸다. 욕심은 죄가 아니라고 믿으며 탐욕의 세계로 뛰어든 '흙수저'는 어느 순간 서이경의 질주를 막는 걸림돌이 됐다.

'불야성' 스틸 / MBC 제공
'불야성' 스틸 / MBC 제공

물론 이는 이세진이 서이경을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권력과 금력을 얻기 위해 폭주하는 서이경이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 하지만 이는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질 법 하면 브레이크가 걸리는 결과를 낳았다. 두 여자의 '워맨스'는 강해졌지만 권력과 금력의 복마전을 다루겠다는 의도는 힘을 잃었고, 변죽만 울린 꼴이 됐다.

여기에 대진 불운까지 겹쳤다. '불야성'의 최대 경쟁자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 평균 시청률 20.4%의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시청률 괴물이었다. 1회 9.5%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상승했다. 결국 마지막인 20회에서는 자체 최고 기록인 27.6%을 기록했다. 이는 '불야성'에게는 직격타였다. 타깃 시청층이 다르다고 해도 파이는 어느 정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방송된 '불야성' 17회는 3.1%란 자체 최저 성적을 받아들었다. 이는 비단 이 드라마에 국한되는 수치가 아니다. 그간 MBC 월화극은 1위를 기록하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2위를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왔다. 이는 50부작을 주로 편성해 고청층을 유지하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를 책임진 '몬스터'는 굳건한 시청층으로 '몬크리트'(몬스터+콘크리트)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불야성' 스틸 / MBC 제공
'불야성' 스틸 / MBC 제공

하지만 '불야성'이 역대 MBC 월화극 최저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이마저도 유명무실해졌다. '불야성' 이전에는 2014년 방영된 '트라이앵글'이 기록한 5.7%가 최저였다. 3.1%는 이보다 2.6%P나 낮은 수치다.

결국 '불야성'은 의도는 거창했으나 결과물은 아쉬운 드라마로 퇴장했다. 남은 건 수동적으로 소비되던 여성 캐릭터를 새로운 시작으로 풀어냈다는 시도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한 배우들의 열연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저조한 성적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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