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 사람의 일생은 수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중에 유난히 극적인 삶을 사는 이도 분명 있다. 25년 만에 구글어스로 가족을 찾은 한 인도 소년처럼 말이다.
오는 2월 1일 개봉하는 영화 '라이언'(배급 이수C&E)은 다섯 살에 길을 잃고 호주로 입양된 사루(써니 파와르)가 구글어스로 25년 만에 집을 찾아가는 기적의 감동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형을 기다리다 기차에서 깜빡 잠들어버린 다섯 살 인도 소년 사루.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새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눈을 뜨게 됐다. 낯선 기차역에 홀로 남겨진 그는 엄마와 형 등을 그리워하지만, 동네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게 된 사루는 수개월 동안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이후 그는 호주에 살고 있는 부부에게 입양됐다. 세월이 흘러 20년 후 사루는 근사한 청년으로 자랐다. 호텔 경영학을 공부하며 보장된 미래를 꿈꾼다. 인생의 2막이 열렸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은 그를 늘 괴롭힌다. '네가 누구인지 생각나면 말해달라'는 새엄마의 물음에도 사루는 답할 수 없다. 새로운 부모의 극진하고 헌신적인 보살핌에도 외로운 이유다. 그저 어딘가에 가족들이 살아있길 막연히 바랄 뿐이다.
그런데 어린 시절은 우연한 계기로 그의 곁에 되돌아온다. 형에게 늘 사달라 졸랐던 간식 젤라비 덕분이다. "구글 어스(Google Earth)로 검색하면 예전 집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친구의 말을 단서로, 그는 파편으로만 남은 기억을 뒤쫓기 시작한다.
'라이언'은 소위 말하는 착한 영화다. 기교도 없을뿐더러 극적인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루의 25년간 여정을 담담하게 뒤쫓는다. 엄마의 품을 벗어난 다섯 살 사루의 눈으로 본 세상은 거센 풍파 그 자체다. 그는 인도에서 호주까지 7,600Km를 가로지르며 이를 온몸으로 겪는다. 장대한 그의 여정은 실화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이는 사루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열연 덕이 크다. 어린 사루 역의 써니 파와르는 4,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는 천진한 눈망울로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사루의 어린 시절을 표현했다. 그리고 청년이 된 사루 역을 맡은 데브 파텔은 어른이 된 그가 겪는 정체성 혼란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여기에 힘입어 '라이언'은 오는 2월 26일에 열리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최우수 작품상 후보은 물론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 남우 조연상, 여우 조연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다.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골고루 인정받은 셈. 현지 평단을 사로잡은 '라이언'이 국내 관객의 선택까지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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